광주 출신 심진숙 시인 ‘지네발난처럼’ 펴내
우리 곡조와 시…그리고 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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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 되지 못한 문장의 이야기 근처를 자꾸 배회했다. 곡조가 되지 못한 문장의 이야기 근처를 자꾸 배회했다. 곡조가 되지 못한 시의 노래가 함께 떠돌아다녔다. 떠도는 문장의 파편들을 엮고 보니 사금파리가 가득하다. 기꺼이 상처받기로 한다.”
‘시인의 말’에서 시인은 문화와 역사와 관련된 다양한 자료를 ‘채집’하고 있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아니면 태생적으로 우리 곡조와 전통 시편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지니고 있는 것을 보여준다.
광주 출신 심진숙 시인이 두 번째 시집 ‘지네발난처럼’(문학들)을 펴냈다.
“담양문화원 사무국장으로 근무하다 퇴직했다”는 말에서 시인이 “곡조가 되지 못한 문장”과 “곡조가 되지 못한 시”의 언저리를 배회했다는 말이 이해가 된다.
시집에는 우리의 곡조와 시, 꽃을 모티브로 한 작품들이 적지 않다. 시들은 대체로 전통이라는 카테고리에 수렴되는데 고아하며 깊은 울림이 특징이다.
“바람이 불면 몽유하는 꽃잎들, 지면에 머리를 곤두박고 낭자해지던 기억이라면, 화려한 절망 속에서 사랑을 꿈꾸었던, 아니 꿈을 사랑했던 꽃과 바람의 이야기, 한 사연이 다른 사연에게로 건너가던 동안의 문장들은 다 어디로 흩어져버린 걸까, 묻는 것은 어리석은 일”(‘백일홍’ 중에서)
시 ‘백일홍’에는 꽃과 관련된 전설과 설화가 투영돼 있다. 화자는 사연과 사연 속에서 문장이 피어나지만 흩어져 버린 상황을 묻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라고 단정한다. 그저 ‘사이’라고 명명되는 ‘동안’을 물끄러미 바라볼 뿐이다. 그럼에도 설 달 열흘 피가 마르도록 피어난 꽃잎이 지닌 인연의 무게와 아름다운 서사를 그려내는 솜씨가 만만치 않다.
한편 심진숙 시인은 전남대 불문과를 졸업했으며 대학원에서 문화재학을 전공했다. 2007년 ‘시와산문’ 시 부문 신인상을 등단했으며 시집 ‘반듯한 슬픔’과 동화집 ‘천년대숲이야기’를 펴냈다.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
‘시인의 말’에서 시인은 문화와 역사와 관련된 다양한 자료를 ‘채집’하고 있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아니면 태생적으로 우리 곡조와 전통 시편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지니고 있는 것을 보여준다.
“담양문화원 사무국장으로 근무하다 퇴직했다”는 말에서 시인이 “곡조가 되지 못한 문장”과 “곡조가 되지 못한 시”의 언저리를 배회했다는 말이 이해가 된다.
시집에는 우리의 곡조와 시, 꽃을 모티브로 한 작품들이 적지 않다. 시들은 대체로 전통이라는 카테고리에 수렴되는데 고아하며 깊은 울림이 특징이다.
시 ‘백일홍’에는 꽃과 관련된 전설과 설화가 투영돼 있다. 화자는 사연과 사연 속에서 문장이 피어나지만 흩어져 버린 상황을 묻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라고 단정한다. 그저 ‘사이’라고 명명되는 ‘동안’을 물끄러미 바라볼 뿐이다. 그럼에도 설 달 열흘 피가 마르도록 피어난 꽃잎이 지닌 인연의 무게와 아름다운 서사를 그려내는 솜씨가 만만치 않다.
한편 심진숙 시인은 전남대 불문과를 졸업했으며 대학원에서 문화재학을 전공했다. 2007년 ‘시와산문’ 시 부문 신인상을 등단했으며 시집 ‘반듯한 슬픔’과 동화집 ‘천년대숲이야기’를 펴냈다.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