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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진태 시인 “오월은 문화적 기억일 때 오래 지속된다”
광주전남작가회의 회장 역임
‘오월의 감정학’ 펴내
2022년 05월 18일(수) 20:15
“이제 광주 5·18은 거시적 오월에서 미시적 오월로 접근을 해야 합니다. 5·18의 문학화가 필요한 이유죠. 시와 소설을 비롯한 문학은 5·18을 느끼고자 하는 이들에게는 감동을 주기 때문입니다.”

사실 1980년 5월은 ‘광주만’의 것이지만 ‘광주’의 시공간을 넘어선다. 공동체의 보편 가치를 내재하기 때문에 특정 집단의 것으로 제한될 수 없다. 광주전남작가회의 회장을 역임했던 조진태<사진> 시인은 이를 “‘광주 사람들만’의 것으로 당파지어 배제하고 묵살하고 싶어 하는 지배집단의 지역주의 이데올로기에 맞서는 상징화”라고 부연했다.

최근 시인은 오월과 관련한 서평과 시론, 논문 등을 담은 ‘오월의 감정학’(문학들)을 펴냈다. 주요 모티브는 광주 5·18이며 전체를 관통하는 주제는 “오월의 전승은 문화적 기억일 때 오래 지속된다”로 요약된다.

책 발간 소식을 듣고 연락을 했지만 쉽게 연결되지 않았다. 그의 시간은 상당 부분 5월의 시간과 맞물려 있었다. 5·18기념재단 상임이사를 맡고 있는 터라 이즈음이면 타 도시로 출장을 가거나 세미나를 비롯한 행사 참석, 매체 인터뷰 등으로 바빴다.

“지금은 감성을 건드리는 시와 소설 작품이 요구되는 때입니다. 무엇보다 이타적 감정을 경험할 수 있기 때문이죠. 세대를 이은 관습과 문화적 감성은 공동체의 도덕규범과도 맞물려 있기도 하구요.”

그가 책을 펴낸 것은 오월의 내면을 읽고 싶다는 생각에서였다. 시의 감성과 소설의 스토리를 토대로 오월을 성찰하는 이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싶었다는 것이다. 책에는 ‘시로 읽는 5월의 절대공동체’, ‘오월 기억투쟁, 슬픔의 힘’, ‘더 많이 오월을 감각하는 일, 사랑과 공감’, ‘도래할 절대공동체’ 등의 글이 수록돼 있다.

시인이 5·18을 화두로 삼고 살 수밖에 없었던 것은 대학생 때 겪은 5·18 때문이었다. 조선대 국문과에 재학중이었던 시절, 그는 당시 횃불 시위에 참여했다. 그러나 이후 “시민군들과 함께 총을 들고 싸우지 못한 부끄러움”이 있다고 했다. 어쩌면 그것은 당대의 많은 젊은이들이 느껴야 했던 ‘살아남은 자의 슬픔’과도 같은 감정이었을 터다.

“5·18 이후 ‘일어서라 꽃들아’라는 시위 유인물을 배포하다가 구속을 당했습니다. 3개월 정도 갇혀 있었는데, 개인적으로 인생사의 대전환을 맞았던 것 같아요.”

이후 그는 노동운동에 뛰어들었다. 80년대에는 들불야학 관계자와 함께 활동을 했으며 진보정당을 만드는 데도 참여했다. 틈틈이 시도 썼다. 문학을 통해 세상을 바꿔보자는 나름의 의식을 견지했다. 이승철·임동확·박선욱 시인 등 젊은 시인들과 교류하고 함께 시 공부를 했다. 그러다 1984년 시 무크지 ‘민중시’1집에 ‘어머니’ 등을 발표하며 등단했으며 ‘광주 젊은 벗들’을 결성해 시 낭송 운동과 시화전을 열기도 했다.

5·18기념재단 상임이사를 맡고 있기에 그는 누구보다 5·18에 대한 책무가 클 것 같다. “5월 정신도 대 전환이 필요하다”는 말에서 깊은 고민의 단상이 묻어난다. “오월의 현장은 여전히 ‘무한 텍스트’이므로” 그 해석 또한 넓고 깊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전환의 매개 역할은 문화가 담당해야 하며 정신 가치는 대동정신을 더욱 부각시키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대동민주주의를 화두로 50주년까지는 그러한 가치가 확장 심화됐으면 해요. 물론 앞으로 5·18이 진보와 보수를 뛰어넘는 보편적 가치, 대동정신을 토대로 보다 적극적으로 많은 이들에게 다가갈 수 있었으면 해요.”

한편 조 시인은 지금까지 시집 ‘다시 새벽길’, ‘희망은 왔다’를 펴냈다.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