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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범석씨 “동백나무로 고향 구례 ‘백 년 먹거리’ 만들겠다”
2021 으뜸인재 <12> 순천대 석사과정
휴양림 조성·식재료·미용·의약품 등 6차 산업화 연구 매진
산림복지진흥원 녹색사업 감독·신안 섬숲 생태복원 등 수행
2021년 09월 30일(목) 23:45
“저에게 칭찬해주고 싶어요. 뒤늦게 대학원에 들어가 막막했는데, 매년 제가 목표한 것들을 하나씩 이뤄내고 있습니다. 제 꿈도 조금씩 구체적으로 그리고 있구요. 고향인 구례가 미래 몇 백년 이상 계속될 수 있는 특화산업을 만들어내겠습니다.”

순천대 산림자원학과 석사과정(산림휴양학 전공)에 재학중인 정범석(35)씨. 고향 구례에서 초·중·고등학교를 나온 뒤 상경해 전문대에서 전기시스템을 배웠다. 이후 도장설비 회사에 취직해 자동차 회사를 상대로 기술 영업을 하며 생계를 이어갔다. 그러다가 갑자기 경영을 배우고 싶은 생각에 다시 4년제 대학에 진학해 경영학을 전공했다.

“8년간 회사를 다니다가 문득 고향에 내려가 6차 산업(1차 생산, 2차 가공, 3차 유통의 융복합 개념)에 도전해보고 싶은 생각이 드는 겁니다. 시스템, 영업, 경영 등을 배우고 나니 고향에서 무엇인가를 할 수 있겠다는 자신도 생겼고요. 수많은 소재 가운데 동백나무를 6차 산업의 원재료로 삼아볼 계획입니다.”

농사를 짓는 아버지 정원호(66)씨의 모교인 순천대 산림자원학과 석사과정에 입학한 뒤 지역 동백나무에 관한 연구를 계속하고 있다. 지구온난화로 동백나무가 자랄 수 있는 수목한계선의 위도가 점점 올라가면서 구례에도 동백나무가 자라고 있고, 그 기름으로 다양한 제품 생산이 가능하다고 여겼다.

“아버지가 고로쇠 나무를 재배하시는데, 어릴적부터 고로쇠를 접해 이를 통해 농민들이 잘 살 수 있는 방안이 무엇인지 고민했어요. 고로쇠 수액으로 두부 제조 등 식품가공도 하고 있고, 고로쇠나무로 휴양림을 조성해봤거든요. 키가 큰 고로쇠와 동백나무를 함께 식재하는 방안도 고심중입니다.”

범석씨는 학교와 5분 거리에 방을 얻어 집과 학교만 오가며 하루 대부분을 실험실에서 보내고 있다. 지도교수를 도와 다양한 용역, 프로젝트에 참여하면서 학비·용돈도 벌고, 경험도 늘려가는 등 내공을 쌓아가고 있다. 석사과정임에도 불구하고 한국산림복지진흥원의 녹색사업을 총괄 감독했고, 신안 섬숲 생태복원, 곡성군 야생생물 보호구역 대체지 선정 등 생태환경 관련 용역을 수행하기도 했다.

“논문 준비하면서 틈틈이 산림과 관련한 다양한 자격증을 취득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산림산업기사, 식품가공기능사 자격을 취득했고, 종묘기사, 생물분류기사 등도 준비중이고요. 내후년에는 산림치유지도사 2급 자격증, 손해평가사 자격증 등에 도전할 예정입니다. 전문가가 되기 위해 1년에 두 개씩 자격증을 따겠다고 다짐했거든요.”

그는 천연기념물 제489호로 지정된 광양시 옥룡사 동백숲을 대상으로 우수목 20개를 선정해 동백나무의 형태적 특성을 연구중이다. 우수 동백나무를 대량 증식할 계획인데, 이를 석사논문 주제로 삼기로 했다. 전남지역의 동백나무 입지를 다지면서 식재료, 미용, 의약품 등을 개발해 구례와 전남의 소득증대에 기여하고 싶은 바람이다.

“구례에는 밤나무가 많아요. 수익도 낮고 노동력도 꽤 투입이 돼야 하는데, 이를 동백나무로 모두 바꾸고 싶습니다. 동백나무로 구례의 미래를 밝게 해보고 싶어요. 저처럼 고향에 내려와 고향을 위해 일하며 살아갈 청년들에게 좋은 길잡이가 되고 싶습니다.”

/윤현석 기자 chadol@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