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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차 인근 주민들 “언제까지 페인트 냄새 맡고 살아야 하나요?”
“악취·소음에 여름철 창문도 못 연다” 호소
악취민원 매년 수십건…시·구청 “냄새 저감 시설 개선 지속 요구”
기아차 “8년간 300억 투자 악취 배출허용 기준치 이하 관리 중”
2021년 07월 23일(금) 00:00
서구 내방동 기아차 광주공장 전경.<광주일보 자료사진>
“이제 막 이사왔는데, 다른 곳으로 옮겨갈때까지 페인트 냄새를 계속 맡고 살아야합니까?”

광주시 서구 광천동 기아㈜ 광주공장 인근 아파트 주민들이 지독한 냄새·소음 문제로 살 수 없다며, 광주시와 서구청에 대책 마련을 호소하고 있다. 지난 6월 240여세대 아파트 준공으로 주민들의 입주가 새로 시작되면서 불만의 목소리가 더 커졌다.

주민들 상당수는 기아㈜ 광주공장 내 페인트 도장부 말고는 냄새 유발 시설이 없다는 점 등을 내세워 악취 근원지로 기아차 광주공장을 지목, 대책 마련을 요구하고 있다.

22일 광주시와 서구 등에 따르면 최근 광주시 서구 광천동 기아㈜ 광주공장 주변에서 페인트 냄새 같은 심한 악취로 생활하기 힘들다는 민원이 잇따라 접수되고 있다. 대부분 기아차 광주공장 주변에 세워진 광명하이츠아파트·한국 아델리움·모아엘가 아파트 입주민들의 민원으로, 창문만 열어놓으면 페인트·시너 냄새와 악취로 눈이 따갑고 머리가 지끈거려 생활하기 힘들다는 하소연들이다.

올 들어 상반기까지 광주시와 서구에 접수된 기아차 광주공장을 지목한 악취 민원은 20건에 이르는데, 올해 뿐 아니라 매년 반복되는 민원이라는 점에서 자치단체가 방치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피해 입주민들은 “시청이나 구청에 민원을 제기해도 ‘허용기준치를 넘지 않는다’, ‘시설 개선을 유도 중’이라는 등 매번 형식적인 답변을 들을 뿐”이라며 근본적 대책 마련을 요구하고 있다.

기아차 인근 주민들은 2019년 41건, 2020년 35건 등의 악취 민원을 제기했었다.

광주시 서구 담당자는 “지난해의 경우 코로나로 공장 가동이 중지된 기간이 길어 민원이 다소 줄었다”면서 “날이 더운 여름철이면 민원이 더 많이 제기된다”고 말했다.

“대형 환풍기같은 기계 돌아가는 소리가 너무 시끄럽다.”, “기아공장 모터팬 소음이 장난아니다. 밤에는 창을 열고 잘 수 없다” 등의 소음 불만도 거세다.

이들 아파트는 기아차 광주공장에서 대략 짧게는 직선거리로 100m~700m 가량 떨어져 있다.

광주시와 서구는 분기마다 기아㈜ 광주공장 내 배출구에서 악취 시료를 채취한 뒤 보건환경연구원 검사를 실시하고 있으며, 냄새 저감을 위한 지속적인 시설개선을 요구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서구는 분기마다 기아차 1·2공장 배출구(굴뚝)와 공장부지 경계(광명하이츠 아파트, E-편한아파트) 등에 대한 복합악취 오염도 검사를 실시했었다. 또 기아차 인접 3곳(광명하이츠 아파트, 상무한국아델리움, 부건빛고을아파트)에 무인악취포집기를 설치해 수시로 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결과는 법정 허용치인 500배율을 넘지 않은 것으로 나왔다.

검사결과 기준치를 넘어선 경우는 없어 인체에 문제가 없다는 게 자치단체 설명이다. 하지만 악취가 발생되는 근본적인 이유를 도장작업 과정에서 발생한 것으로 추정할 뿐 명확한 답변을 내놓지 못하면서 정밀 조사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제기된다.

이철갑 조선대 직업환경의학과 교수는 “악취로 인한 인체 유해 여부는 함부로 단정 지을 수 없는 부분이지만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악취는 (인근 주민들에겐) 불안 요소로 삶의 질을 떨어뜨리 것은 당연하다”면서 “입주민들 후각에 대한 민감도에 따른 차이는 있겠지만, 대기업으로서 지역민을 위해 구체적인 모니터링과 연구를 통해 민원이 들어 왔을 때는 작업의 내용을 확인해 악취와 상관 관계를 파악하는 등 보다 성의있게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기아(주)광주공장 관계자는 “기아(주)광주공장은 광주 도심 한가운데 위치하고 있는 불리한 여건에도 불구하고 지난 8년간 약 300억 가량을 순수 악취개선을 위해 투자, 악취배출허용기준을 기준치(500배) 대비 약50~60% 수준으로 기준 내에서 관리하고 있다”면서 “사업장에 아파트 신축이 늘어남에 따라 지역주민과의 상생을 위해 악취관리에 있어 설비관리 강화 및 지속적인 투자를 실행중에 있다”고 해명했다.

/정병호 기자 jusbh@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