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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 떼려다 혹 붙인’ 무면허 음주운전
1심서 1년 6개월 받자 항소심에서 변호사 6명 투입
합의도 했지만…법원 “1심 가볍다” 3년 6개월 선고
2021년 06월 24일(목) 00:00
무면허로 음주운전을 하다 사망사고를 낸 50대 남성이 항소심에서 형량이 2배 이상 늘었다. 1심부터 피해자 유족과 합의한데다, 원심과 유·무죄 판단도 같았지만 ‘1심 형(刑)이 가벼워 부당하다’는 검찰 주장을 받아들였다.

몇 달이라도 형을 깎을 생각으로 항소했던 피고인 입장에서는 ‘혹 떼려다 혹을 더 붙인’ 경우가 됐다.

23일 법조계에 따르면 광주지법 형사 1부(부장판사 김재근)는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위반(위험운전치사) 등의 혐의로 기소된 A(59)씨에 대한 항소심에서 원심(1년 6개월)을 깨고 징역 3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했다.

A씨는 지난해 3월 29일 오전, 면허없이 광양시내를 혈중알코올농도 0.134%의 상태로 운전하다 도로를 횡단하는 B(79)씨를 치어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양측이 항소한 2심은 혐의가 추가된 것도 없고 유·무죄 판단도 1심과 다르지 않았다. 1심 재판 전 수사과정에서 피해 유족 측과 합의도 이뤄졌었다. 국선변호인 1명이 변호했던 1심과 달리, 항소심에서는 무려 6명의 변호사가 A씨 변호인으로 이름을 올렸다.

재판부는 그러나 ‘1심의 징역 1년 6개월이 너무 가벼워서 부당하다’는 검찰의 항소가 ‘이유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2014년 음주운전으로 벌금형을 선고받고도 다시 무면허 상태에서 만취운전을 하다 사망사고를 낸 점, 당시 사고현장 바로 앞에 횡단보도가 있어 통행이 잦은데도 전방 주시를 제대로 하지 않은 책임 등을 들어 형량을 높여 선고했다.

피해자와 합의를 했지만 동종 전력으로 처벌받은 뒤에도 얼마 지나지 않아 사망사고를 낸 것에 대한 엄벌 필요성을 반영했다는 게 법조계 분석이다.

/김지을 기자 dok2000@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