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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 사흘째 쿠데타 항의시위
총파업에 승려·의료진 가세
주말 양곤서만 수만명 거리 행진
근로자들 휴가 내고 속속 참여
2021년 02월 08일(월) 18:10
미얀마 최대 도시이자 옛 수도인 양곤 시내에서 8일(현지시간) 시위대가 독재에 대한 저항을 상징하는 ‘세 손가락 경례’를 하며 군부 쿠데타 규탄 시위를 사흘째 이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미얀마 양곤에서 8일 군부 쿠데타에 항의하는 거리 시위가 사흘째 계속됐다.총파업 촉구에 호응한 근로자들이 대거 참여한 데다, 쿠데타 이후 ‘시민 불복종’ 운동에 앞장섰던 의료진과 2007년 군정 반대 시위를 주도한 승려들이 가세하면서 성난 민심이 더 커질 전망이다.

일부 현지 언론은 SNS 생방송을 통해 이날 오전부터 양곤 시내에서 수 백명의 시위대가 거리 행진에 나섰다고 전했다. 이들은 군사정권에 반대하는 구호가 담긴 현수막을 들고 1988년 민주화운동 당시 불렸던 민중가요를 부르며 행진했다.

AP·AFP 통신 등 외신은 주말이 아닌 주중임에도 시위대가 오전부터 급속하게 늘고 있다고 전했다. 현지 SNS를 중심으로 전날부터 급속하게 퍼진 총파업 촉구에 호응한 것으로 해석된다.

양곤에서 가방 생산 공장을 운영하는 한국인 A씨는 “직원 1000여 명이 아침에 출근했다가 시위에 참여해야 한다며 단체로 휴가원을 내고 공장을 떠났다”면서 “바로 옆 중국인이 운영하는 공장에 연락해 보니 마찬가지 상황이었다”고 말했다.봉제 공장에서 일한다는 닌 따진(28)도 AFP통신에 “일하는 날이지만 봉급이 깎여도 일하러 가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쿠데타 직후부터 근무를 거부하며 비폭력 저항운동을 주도했던 의료진도 이날부터 본격적으로 거리로 나섰다. 또 승복을 입은 승려들이 시위대 선두에 서서 행진하는 모습도 영상에 잡혔다. 이들이 나타나자 시위대가 손뼉을 치기도 했다.

불교 승려들은 2007년 군사정권의 급격한 유가 인상에 항의하는 시위를 주도했다. 이른바 ‘샤프론 혁명’으로 불리는 이 시위 과정에서 수백 명 이상이 군부 강경 진압에 희생된 것으로 추정된다. 미얀마 시민들은 주말인 6일과 7일에도 쿠데타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였다. 전날에는 양곤에서만 수만 명이 거리로 나와 쿠데타에 항의했다.

군부는 시위 확산에 아직 특별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지난 3일 “폭동과 불안을 조장하기 위해 소셜미디어에 유언비어를 퍼뜨리는 매체나 개인에 대해 처벌받을 수 있다”며 경고한 적은 있다.그러나 주말 동안 민심의 흐름이 심상치 않음을 확인한 군부가 어떤 식으로든 대응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지난 7일 남동부 국경도시인 미야와디에서 경찰이 시위대 해산 과정에서 총기를 발포한 것이 신호탄이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로이터 통신은 경찰이 고무탄을 발사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인권단체 ‘포티파이 라이츠’도 최근 만달레이 경찰의 내부 문서라며 경찰이 시위 통제를 위해 발포 지침을 내렸다고 주장한 바 있다.

미얀마에서는 1988년과 2007년 군사정권에 반대하는 시위가 벌어져 각각 3000여 명과수백 명이 군부의 무자비한 탄압에 목숨을 잃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