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1년이나 지났는데…코로나 방역 당국 여전히 ‘우왕좌왕’
교회발 코로나 확산 … 광주시 북구 임시선별진료소 가보니
“내내 같이 있었는데 아이들만 검사하나” 학부모 항의에
“학부모 명단 받으려면 오래 걸려…보건소 진료 받아라”
방역 사각지대 없게 촘촘한 선제적 방역매뉴얼 있어야
2021년 01월 24일(일) 22:00
광주에서 북구의 한 교회 관련 확진자가 15명의 쏟아져 나와 24일 오전 확진자가 다녀간 광주 북구의 한 유치원에 차려진 임시 선별진료소에서 어린이들이 코로나19 진단 검사를 받고 있다./ 최현배 기자choi@kwangju.co.kr
“주말 내내 아이들과 같이 먹고 자면서 생활 했는데, 아이들만 검사하는 방역지침이 말이 됩니까?”

‘코로나19’가 국내에 유입된 지 1년이 지났지만 일선 방역 현장의 혼란은 여전했다.

24일 오전 10시30분께, 광주시 북구 신용동 A어린이집·유치원 놀이터에 세워진 코로나19 임시 선별진료소 앞은 방역당국과 학부모들의 말싸움, 아이들의 울음소리로 난리법석이었다.

이 어린이집 원장이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임시선별진료소가 세워졌다. 어린이집 원장은 어린이집 뒷편의 북구 빛내리교회 목회자와 가족관계인 것으로 확인됐기 때문이다.

이날 임시선별진료소에서 검사를 실시한 대상은 어린이집원생 40명 ·유치원 원생 75명, 선생님 15명, 기타 출입자 7명 등 총 137명이다.

자녀의 감염을 우려한 부모들은 한시라도 빨리 검사를 받기 위해 임시 선별진료소를 찾는 바람에, 애들만 옷을 입히고 자신들은 옷도 따뜻하게 걸치지 못한 채 트레이닝 복 차림에 슬리퍼만 신은 경우마저 많았다.

전날 어린이집·유치원 원장이 코로나 확진판정을 받았다는 소식에 이어, 검사 통보를 받은 학부모들은 불안감이 컸지만 아이에게 티를 내지 않으려 애를 쓰는 등 걱정에 뜬눈으로 밤을 지새웠다고 한다.

방역당국은 어린이집·유치원 놀이터 안으로 학부모들은 통제한 채 어린이들만 들여보내 검사를 진행됐다.

코 속으로 검사키트가 들어가는 검사가 진행되자 아이들은 곧 울음을 터트렸고, 선별 진료소는 아이들의 울음바다가 됐다.

놀이터 울타리 밖에서 자녀들을 기다리던 부모들은 ‘과자를 사주겠다’, ‘끝나고 장난감 사러가자’ 등의 약속을 하면서 아이들을 안심시키고, 우는 아이를 달래기 위해 연신 아이의 이름을 불러댔다.

이 과정에서 학부모들과 방역 당국과의 말다툼도 발생했다.

한 학부모는 “주말내내 아이와 붙어 지냈는데, 가족들의 검사는 미뤄도 되느냐”며 항의를 했다. 이날 선별진료소에서는 학부모와 다른 가족들의 검사는 실시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항의가 계속되자 방역당국은 학부모 의견에 동의한다면서 알아보고 말씀 드리겠다고 답했다. 결과는 학부모와 가족은 보건소에서 진료를 받으라는 통보였다.

24일 코로나19 집단 감염이 발생한 광주 북구 빛내리교회 앞에서 경찰과 방역 관계자들이 교인들의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최현배 기자choi@kwangju.co.kr
어린이집·유치원 원장과의 접촉관계가 있는 어린이들만 임시선별진료소 검사대상자라는 것이 이유였다.

방역당국 관계자는 “학부모들은 명단을 다시 받아 검사를 진행하려면 시간이 오래 걸린다”며 “보건소로 가면 검사를 받을 수 있다”는 얼토당토 않은 답변이 전부였다.

다른 학부모는 “교회나 어린이집에서 코로나가 발생한 게 한두번도 아니고, 원생 따로 학부모 따로 검사를 받는 게 말이 되느냐”면서 “아직도 제대로 된 방역 매뉴얼이 없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방역당국의 매뉴얼 자체가 아직도 현실과 동 떨어져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대목이다.

방역 현장에서는 방역에 구멍이 뚫리거나 사각지대에 놓이는 경우 자칫 다른 집단감염으로 이어질 수 있기에 촘촘한 방역 매뉴얼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코로나19 민간전문지원단장을 맡고 있는 최진수 전남대 의대 명예교수는 “해당 교회 확진자 감염이 이틀전에 발생했다는 점에서 촘촘한 선제적 방역매뉴얼이 필요한 부분이다”면서 “해당 어린이집·유치원생 학무보들은 자발적으로라도 반드시 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정병호 기자 jusbh@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