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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눈높이 못 따라가는 ‘판사의 품격’
예단하고 면박주고 고압적 말투에 이유없이 화내고 재판 지연시키고
광주지방변호사회 ‘2020년 법관 평가결과’로 본 지역 사례
353명 평균 83.15점으로 최근 5년 중 가장 낮아
“법관 인사 반영·공정한 재판 시스템 노력할 것”
2020년 11월 23일(월) 16:00
‘예단하고, 면박주고, 고압적 자세에, 이유도 없이 화내는 판사들’.

법정에서 무례한 태도를 일삼는 판사들이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때문인지 광주지법 법관에 대한 평균 평가 점수는 최근 5년 중 가장 낮았다. 예전보다 나아지긴 했지만 높아진 국민 눈높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올 만하다.

광주지방변호사회가 25일 공개한 ‘2020년 법관 평가결과’에 따르면 광주변호사회 534명의 변호사 중 216명의 평가를 받은 법관 353명(타지역 법관 포함)의 평균 점수는 83.15점(100점 만점)으로 나타났다. 공정, 품위·친절, 신속·적정, 직무능력·성실 등의 항목을 기준으로 평가했으며 353명 중 광주·전남지역 법관은 149명이었다.

광주변호사회의 최근 5년 간 법관 평가 중 가장 낮은 점수다. 법관들의 평균 점수는 ▲86.09점(2015년) ▲83.82점(2016년) ▲85.53점(2017년) ▲83.36점(2018년) ▲83.52점(2019년) 등으로 집계됐다.

올해 평가결과, 15명 이상의 변호사에게서 낮은 점수를 받은 ‘하위법관’ 5명의 평균 점수는 73.19점. 하위법관들의 평균 점수는 2015년(67.78점), 2016년(59.86점)에 견줘 크게 올라온 상태다. 최근 3년 간과 비교할 경우 비슷하지만 전년도(71.29점)보다는 올랐다는 게 변호사회 설명이다. 우수법관으로 선정된 7명의 평균 점수(92.73점)와 19.54점 차이가 났다.

수치로만 보면 하위법관들의 재판 태도는 개선되고 있는 반면, 전체적인 법관들의 재판 태도는 별다른 변화가 없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국민 눈높이가 높아지면서 법관과 재판에 대한 기대감이 커진 반면, 만족도는 그에 못 미치면서 나타난 결과로 변호사회는 분석했다.

변호사회가 제시한 부적절한 재판 진행 사례는 다양했다. 재판 진행, 행동, 언사 등에서 갖가지 문제를 드러냈다.

구체적으로는 증거신청을 과도하게 제한하는가 하면, 예단을 드러내거나 사건 내용과 관련 없는 사유로 조정을 권유하기도 한다는 평가가 나왔다. 고압적인 말투, 권위적 재판 진행, 합리적인 이유 없이 화를 내고 언성을 높이는 사례도 제시됐다.

‘재판 지연’도 문제 사례로 꼽혔다. 소송 관련자들에게 고지된 재판 시각보다 1시간 이상 늦는가 하면, 선고까지 오랜 기일이 진행되면서 소송 관계인들이 불편을 겪는다는 게 변호사들 지적 사항이다. 판결 이유를 명확히 기재하지 않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변호사들뿐만이 아니다. 광주 법원 재판을 지켜본 방청객들이 느끼는 불만도 다양하다. 대표적인 게 공판중심주의를 위해 마이크까지 갖춰놓고도 제대로 사용하지 않는 경우다. 일부 재판부의 경우 항소한 데 따른 재판부 판단조차 제대로 설명하지 않아 “안들린다”면서 몸을 앞으로 기울이는 방청객들이 나올 정도로 소송 관련자들의 불만을 낳았다.

소송 당사자를 대신하는 변호사가 판결을 내리는 판사를 평가하는 데 따른 공정성을 담보할 수 있는지에 대한 논란을 고려하더라도 법원이 이런 외부 평가에 지나치게 둔감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올해로 4차례 이름을 올리거나 2차례 연속 선정된 하위법관도 있는 것으로 변호사회는 밝혔다.

광주시변호사회 관계자는 “올해부터 관내 법원과 대법원에 제공해 법관 인사에 반영토록 요청하는 한편, 재판 진행이 공정하게 이뤄질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춰나가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광주지방변호사회는 우수·친절 법관으로 김정훈(47·연수원 33기) 광주지법 형사 8단독 부장판사, 김지후(46·〃 32기) 광주지법 형사11단독 부장판사, 노재호(43·〃 33기) 광주지법 형사12부 부장판사, 류종명(47·〃 32기) 광주지법 형사10단독 부장판사, 이지영(43·〃 34기) 광주지법 민사2부 부장판사, 서봉조(44·〃 31기) 순천지원 민사8단독 부장판사, 장윤미(42·〃 34기) 순천지원 형사2단독 부장판사를 선정했다. 김지후·류종명 부장판사는 최근 3년 연속 우수 법관으로 꼽혔다.

/김지을 기자 dok2000@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