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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핑계에…방치되는 취약계층 아동
광주 올들어 ‘아동돌봄 가정방문’17.7% 불과…전국 최저
자치구들 “감염 위험에 자제” 불구 타지역 42.3%와 대조
학대 흔적·영양 상태·보호자 태도 등 방문 통해 확인해야
2020년 10월 29일(목) 00:00
#.광주지역 한 기초생활보장수급자 가정의 A군은 지체장애 3급의 아버지와 지적장애 2급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A군 가정은 아버지와 어머니를 제외하고도 지적장애 3급을 가진 누나와 총 6명이다.

넉넉치 않은 형편에서 키워지던 A군이 저신장·저체중 상태로 치료가 필요하다는 점은 북구가 드림스타트 사업의 하나인 ‘아동돌봄 가정방문’ 프로그램을 통해서 확인했다.

A군은 해당 연령 표준 몸무게인 11킬로 보다 1키로 가량이 적게 나가고, 신장도 표준보다 2㎝ 적은 80㎝에 그쳤다.

북구는 A군 가정에 매일 3끼 식사와 2차례씩 영양제를 제공키로 했다.



#.어머니만 있는 모자 가구의 B(12)군은 충치가 3개가 발견되고 시력도 현저히 떨어져 있었다. 기초학습조차 부진한 상태로 비만증세까지 발견됐다. B군의 어머니는 갑상선항진증과 부정맥을 앓고 있고, B군의 동생도 지체장애를 가지고 있다.

가정방문을 한 담당자는 B군에게 시력관리와 더불어 오는 11월3일 치과 치료를 연계해주고 학습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한 프로그램을 지원하고 있다.



최근 인천에서 보호자가 없는 집에서 끼니를 해결하려다가 일어난 불로 중상을 입은 형제 사건 등 취약계층의 아동 돌봄 공백의 문제가 지적되고 있는 가운데 광주지역에서도 코로나19를 핑계로 취약계층 아동들을 사각지대에 방치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8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강민국 (경남 진주시을)의원이 전국 광역자치단체로부터 제출받은 최근 3개년 ‘드림스타트 사업 가정방문 현황’에 따르면 올해 1~9월 광주에서 취약계층 아동의 17.7%만 가정방문을 받았다. 광주 취약계층 아동 1088명 중 193명만 직접 찾아가 현장점검이 이뤄진 것이다.나머지 (895명·82.3%)는 단 한 차례도 가정방문을 받지 못하고, 연기되거나 유선 상담으로 대체됐다. 이는 전국에서 방문률이 가장 낮은 수치이다.

아동복지법 37조에 따른 ‘드림스타트 사업’은 만 12세 미만 취약계층 아동에게 맞춤형 복지 통합서비스를 제공해 아동의 건강한 성장과 발달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드림스타트 사업은 취약계층 아동의 건강한 성장과 발달을 도모하고 공평한 출발기회를 보장하는 차원에서 마련된 선진아동 복지사업으로, 구별 차이는 있으나 취약계층 아동들에게 복지·보건·보육의 기회를 제공한다는 게 자치구 설명이다.

공통적으로는 예방접종·영양교육·기초건강검진 등을 지원하고 있으며, 자치구별로 아동의 정서·행동을 위한 각종 교육 학습지원 프로그램도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올해는 광주지역 자치구들이 취약계층의 아동 돌봄을 코로나19위기 속에 내팽겨쳤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2018년과 2019년 가정방문 상담이 거의 100% 이뤄진 점을 고려하면, 올해는 코로나19라는 이유로 전국 취약계층 아동이 돌봄 사각지대에 방치된 셈이라는 게 강의원 측의 설명이다.

광주 자치구 담당자들은 코로나19로 인한 감염위험을 직접 방문을 하지 않은 이유로 내세운다. 하지만 타 지역도 마찬가지 상황으로, 평균 42.3% 가정방문이 이뤄졌다는 점을 감안하면 광주 자치구들의 설명은 설득력이 떨어진다. 코로나19를 핑계삼아 취약계층의 아동 돌봄을 방치한 것 아니냐는 말이 나올만한 상황이다.

▲양육환경(돌봄)▲아동안전확인▲안전교육 등을 확인하는 ‘드림스타트 가정방문 체크리스트’만 보더라도 취약계층 아동을 방치 했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

체크리스트 항목인 아동의 학대 흔적, 보호자의 부적절한 태도, 양육에 부적합 한 가정환경, 발육부진·영양실조 등은 가정 방문이 아닌, 유선상으로는 확인이 불가능한 항목이다.

강 의원은 “정부의 탁상행정 속에 도움이 필요한 아이들이 방치되었을 위험이 크다”며 “제2의 인천 라면 형제 사고를 막기 위해서는, 부모와 아이 옆에서 제대로 작동하는 공공 아동보호체계가 절실하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병호 기자 jusbh@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