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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근로정신대 세 할머니 모진 삶 담은 자서전 나온다
함께하는 시민모임 두달간 모금 캠페인
끌려간 경위부터 법정 싸움까지 고스란히
일제 만행 고발·중요한 역사적 기록 남겨
2020년 08월 13일(목) 02:00
일제에 의해 끌려가 강제노역을 당한 우리 지역 할머니 세분이 겪은 고난과 역경의 이야기를 담은 자서전 발간을 위한 온라인 모금이 펼쳐진다.

제75주년 광복절을 맞아 광주·전남에서 끌려간 피해자의 이야기를, 우리 지역 시민단체가 모금을 주도해 기록물로 남긴다는 점에서 더 의미가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12일 ‘근로정신대 할머니와 함께하는 시민모임’에 따르면 아름다운 재단은 오는 10월 11일까지 약 두 달간 카카오의 사회공헌 플랫폼 ‘카카오같이가치’와 함께 ‘변화의시나리오’ 모금 캠페인을 진행한다.

‘여자근로정신대’는 ‘돈도 벌 수 있고 공부도 시켜준다는 거짓말에 속아 군수공장 등에 동원, 가혹한 강제노동을 당한 어린 소녀들이지만, 피해자들은 광복 후 일본에 다녀왔다는 이유로 일본군 ‘위안부’로 오해를 받는 등 오랫동안 정신적 고통에 시달려야 했다.

시민모임은 이러한 오해와 편견을 해소하고 이해를 돕기위해 ‘여자근로정신대’ 피해자들에 대한 자서전을 준비했다.

위안부 피해자 문제는 그동안 영화나 소설로 많이 다뤄진 반면 여자근로정신대 피해자의 생애를 담은 자서전 발간이 추진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자서전 전문 출판사인 사회적기업 ‘기억의책, 꿈틀’과 함께 지난해부터 미쓰비시중공업 나고야항공기제작소로 동원된 양금덕(나주·90)·김성주(순천·90) 할머니, ㈜후지코시강재공업 회사로 동원된 김정주(순천·92) 할머니를 각각 만나 그동안의 삶을 채록해 온 것이다.

자서전에는 할머니들이 일본에 강제동원 되게 된 경위, 현지에서의 강제노역 생활, 해방 후 자식들한테도 다 말하지 못하고 살아온 모진 삶, 일본에 이어 한국 법정에까지 나서 싸워 온 힘든 여정이 고스란히 담길 예정이다.

일제시대인 1944년 5월말 미쓰비시중공업 나고야항공기제작소로 강제 동원된 양금덕·김성주 할머니는 지난 2018년 11월 29일 대법원에서 최종 승소 판결을 얻은 당사자다.

미쓰비시로 동원된 김성주 할머니의 여동생인 김정주 할머니는 순천남초등학교 졸업을 앞두고 있던 1945년 2월께 도야마에 위치한 후지코시강재공업 군수공장으로 동원됐다. 김정주 할머니는 일본 소송에서 패소한 뒤 2013년 다시 소송에 나서 현재 대법원의 마지막 선고를 기다리고 있다.

자서전은 미쓰비시로 동원된 양금덕 할머니 편, 언니는 미쓰비시로 동생은 후지코시로 동원된 김성주·김정주 할머니 편 등 두 권이 제작될 예정이다.

모금 목표액은 1000만원으로 ‘공익변호사와함께하는동행’,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광주전남지부’ 등이 함께 힘을 보탤 예정이다.

시민모임 측은 “생존자들이 얼마 남지 않은 가운데 자서전은 일제의 만행을 고발하는 한편, 명예회복 투쟁에 피해자들의 고난에 찬 역정을 살피는 중요한 역사적 기록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광주·전남지역에 여성근로정신대 피해자는 현재 총 20명(광주 9명, 전남11명)이 생존해 있지만, 이번 자서전의 주인공인 할머니들은 그동안 일본소송과 한국소송을 주도해 온 대표적인 인물들로 알려졌다. 나머지 피해자 할머니들도 꾸준히 구술을 받아왔지만, 건강 등의 이유로 모두의 자서전을 준비하는 것은 힘든 것으로 전해졌다.

/정병호 기자 jusbh@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