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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혁한다더니 개악…체육회장 출연금 ‘꼼수’
두얼굴의 광주시체육회장 <상> 약속 파기 불신행정
회장 출연금 6억 약속 → 당선되자 2억원으로 셀프 감액
지역체육인들 “단체장으로서 신뢰 상실…관선보다 퇴보”
2020년 06월 02일(화) 00:00
‘첫 민선시대를 맞이한 광주시체육회가 되레 관선 체제보다 퇴행하고 있다.’

광주 체육계에서는 시체육회가 참신한 체육행정과 개혁을 기대했던 체육인과 시민의 열망을 저버리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대표적으로 광주시체육회장의 출연금이 도마에 오르고 있다.

최근 광주시체육회 산하 위원회는 김창준 광주시체육회장이 규정으로 정해진 출연금을 내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회장의 출연금 액수를 3분지 1로 대폭 축소했다.

1일 광주시체육회에 따르면 시체육회 산하 스포츠공정위원회는 지난달 27일 위원 11명 중 10명의 위원이 참석한 가운데 회의를 열고 ‘체육회장 출연금 관련 사무관리규정 개정안’을 수정 의결했다.

‘임기 3년 동안 매년 2억원 이상씩 총 6억원을 납부한다’는 규정을 ‘임기 첫해에만 2억원 이상 출연한다’고 바꿨다.

또 ‘출연금의 사용은 회장의 업무추진 및 품위유지로 한다’고 수정했다. 바뀐 규정에 따라 회장은 3년 동안 2억원 이상만 납부하면 된다. 개정안은 스포츠공정위원회 의결 직후부터 곧바로 적용된다.

출연금도 회장의 개인 돈인 업무추진비로 사용할 수 있게 됐다. 체육회장이 임의로 집행할 수 있는 재원으로 용도가 변경된 것이다.

‘매년 2억원 출연금 규정’은 민선 첫 체육회장 선거를 앞두고 열악한 체육회의 재정 여건을 개선하기 위해 지난해 11월 시체육회 상임위원회에서 결정된 사항이다.

규정에 따라 올해 1월 15일 당선된 김 회장은 첫 정기총회가 열리기 전인 2월 4일까지 출연금을 납부해야 했다. 시체육회는 회장 선거를 앞두고 이를 고지, 후보들로부터 ‘출연금 규정 준수’ 동의를 받았다. 김 회장도 이에 동의했다.

하지만 김 회장은 출연금 납부를 차일피일 미뤄왔고 최근 규정까지 바뀌면서 크게 줄어든 액수의 출연금을 내게 됐다.

체육계에서는 이와 관련, “돈을 내지 않으려고 꼼수를 썼다. 시민과 약속을 저버린 만큼 이미 단체장으로서 자격을 상실했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체육계의 한 인사는 “결국 회장이 돈을 내지 않기 위해 시간을 벌다가 규정을 변경했다는 것이 드러났다”며 “이는 개혁과 변화를 내세운 민선 체육회에 기대를 걸었던 체육인,시민들에 대한 배신”이라고 지적했다.

출연금 규정 변경에 대한 광주시체육회의 해명도 궁색하다. 광주시체육회 관계자는 “출연금 납부 의무 규정은 광주시체육회에만 있다. 임기 동안 6억원을 내게 되면 경제적으로 열악한 체육인의 회장 출마를 막는 독소조항이 될 수 있어 규정을 바꾼 것이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시체육회는 회장 출연금 규정 마련 당시 “구체육회 등에서도 임원이 출연금을 내는 마당에 시체육회도 행보를 같이해야 하기 때문에 규정을 마련했다”고 밝힌 바 있다.

출연금 규정 개정 논란과 관련, 김 회장은 시체육회 간부를 통해 “스포츠공정위원회의 결정에 전혀 관여하지 않았다. 약속한 2억원을 내겠다. 부족하면 추가로 더 내겠다”고 밝혔다.

/윤영기 기자 penfoot@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