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주민들과 함께 마을기업 꿈 이룰 수 있어 행복”
행안부 ‘모두애 마을기업’에 선정된 여수 송시마을 양혜숙 사무장
2014년 주민 5명과 시작…지난해 ‘우수마을기업’ 이어 2년 연속 영예
소비자·농민 연결 농산물 매입·판매…주말농장·요리체험학교도 운영
2020년 06월 01일(월) 00:00
여수 송시마을이 최근 행정안전부 주관 ‘모두애 마을기업’으로 선정됐다. 지난해 ‘우수 마을기업’에 선정된 데 이어 올해로 2년 연속 영광을 차지했다.

‘모두애 마을기업’은 ‘우수 마을기업’ 중에서도 뛰어난 성과를 보인 마을기업에 주는 상이다. 전국 14개 마을기업 중 5곳이 선정됐다.

양혜숙(여·43) 송시마을 사무장은 “지난해 우수 마을기업상을 받을 때, 주민들과 함께 무대에 올라 눈물 흘렸던 기억이 난다”며 “마을 주민들과 힘을 합쳐 함께 꿈을 이룰 수 있어 행복하다”고 말했다.

송시마을은 마을 농산물을 매입·판매해 지역농가 소득을 높이는 사업을 하고 있다. 판매는 홈페이지를 통해 온라인으로만 이뤄지며, 중간유통업체 없이 농민과 소비자를 직접 연결시켜 주는 것이 핵심이다. 주말 농장, 폐교를 활용해 요리 등을 가르치는 체험 학교도 운영하고 있다.

“마을기업을 설립하기 전까지만 해도 농산물 판로가 원예농협밖에 없었어요. 농산물 양과 질에 비해 유통량도 적고, 중간유통업체가 사 가는 가격도 너무 쌌어요. 주민들이 고생한 만큼 이득을 볼 수 없는 구조였어요. 그래서 중간기업 없이 소비자와 농민이 바로 만나는 연결고리를 만들어 보자고 생각했지요.”

송시마을은 감자, 옥수수, 고구마, 갓, 쪽파, 시금치, 콩, 쌀 등 다양한 농산물을 판매하고 있다. 이곳에서는 당일 수확한 농산물만을 배송하는 게 원칙이다.

양 사무장은 “농산물이 오래 방치되면 맛이 달라지게 마련이다. 하루가 지난 농산물은 말려서 차를 끓이는 등 가공해서 판매하고 있다”며 “갈수록 수요가 늘어 이젠 마을에서 나는 농산물로는 부족할 정도”라고 말했다.

송시마을은 지난 2014년 양 사무장 등 주민 5명과 함께 문을 열었다.

서울·광주에서 회사원, 컴퓨터 교사 등으로 활동했던 그는 어머니를 간병하기 위해 어머니 고향인 이 곳을 자주 들렀다. 2012년부터 마을 내 체험학교 보조교사로 활동한 그는 2014년 귀농을 결정했다.

하지만 귀농하자마자 어려움이 닥쳤다. 2014년 세월호 사태, 메르스 사태 등이 터지며 체험학교 운영이 전면 취소된 것이다.

“소득이 급격히 줄면서 많이 힘들었습니다. 그 때 한 이웃이 마을기업을 추천해 줬어요. ‘힘들고 돈이 안 되면 금방 포기해 버리는 여느 귀농인과는 다른 열정을 제게서 봤다’면서, 제가 주도적으로 활동하면, 마을 주민들이 뒷받침을 해 주겠다는 제안을 받았죠.”

시행착오도 거쳤다. 사업 방향성을 잡기도 어려웠고, 사기 컨설팅에 속아 돈을 잃기도 했다. 마을 주민 평균 연령이 75세로 높아 사업 진행을 도와줄 이도 적었다. 이 마을은 2015년 행안부 마을기업 육성사업에 지정된 뒤에야 사업의 기반을 잡았다. 송시마을은 20개 가구 중 농사를 짓는 10여 가구 27명이 참여하는 기업으로 성장했다. 2억여원으로 출발했던 매출도 지난해 25억원으로 뛰었다.

양 사무장은 송시마을이 성장할 수 있었던 비결로 마을 주민들과 법인의 ‘믿음’을 꼽았다.

“송시마을 이름을 걸고 하므로, 주민들도 기업 송시마을을 자기 얼굴이라 생각합니다. 저도 욕심을 버리고 화합하려고 노력했고요. 지금 주민들 사이에서는 ‘NO’가 없어요. 서로를 믿기 때문에 어떻게든 뒷받침을 해 주고 싶어하시죠. 마을기업이 주민들을 하나로 뭉치는 힘이 됐습니다.”

양 사무장은 올해 오프라인 매장을 새로 오픈할 예정이며, 나아가 회사 공장도 설립할 계획이다. 차츰 사업 범위를 넓혀 송시마을 이름을 걸고 큰 유통업체를 만드는 게 목표다.

“마을 어르신들 아프지 않게 잘 보살피면서, 지금까지 해 왔듯 믿음을 바탕으로 성장하는 마을기업을 만들겠습니다.”

/유연재 기자 yjyou@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