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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청년 노동자의 쓸쓸한 죽음
전국 떠돌다 지난해 취업 정착…공장 파쇄 설비에 끼어 숨져
2020년 05월 25일(월) 00:00
폐목재 가공업체에서 일하던 20대 노동자가 작업 중 목숨을 잃었다.

편안하게 머물 거처도 없이 전국을 떠돌다 지역에 정착한 지 얼마 되지 않아 발생한 사고로 숨지면서 경찰과 노동당국이 조사에 나섰다. 지역 노동계에서는 노동자들이 안전하게 일할 환경 조성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4일 광주광산경찰에 따르면 지난 22일 오전 10시께 광주시 광산구 하남산단 내 폐목재 가공업체에서 일하던 직원 A(27)씨가 파쇄 설비에 끼어 현장에서 숨졌다.

A씨는 사고 당일, 물건을 납품하러 공장을 떠난 동료 대신, 청소를 하러 기계 장치 위에 올라갔다가 변을 당했다.

경찰과 회사측은 기계 가동 시간이 아니고 자신의 업무가 아닌데도, 본인이 청소를 하러 올라갔다 사고를 당한 것으로 보고 있다.

A씨는 지난해 9월부터 이 공장에서 근무해왔다. A씨는 불우한 가정환경 탓에 머물 곳도 없이 전국을 떠돌다 공장 일을 배우며 원룸이지만 거처도 생겼다. 동료 직원들도 A씨가 예전보다 얼굴이 한층 밝아졌고 업무도 잘 처리했다고 한다.

어린 시절 이혼한 부모와 연락이 닿지 않았고 10년 만에 연락이 닿은 남동생 외에 장례 절차를 참관할 가족과 친지도 없어 장례식도 하루만에 치러졌다.

경찰과 노동청은 공장의 안전수칙 이행 여부와 안전관리·감독 여부 등을 살핀 뒤 업무상 과실 여부를 판단해 입건할 방침이다.

/김민석 기자 mskim@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