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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는 음악으로 이웃 도울 수 있어 행복”
[‘직장인 밴드’ 수익금 기부하는 손해사정사 천관범씨]
라이브클럽서 6년째 정기 공연
수익금 모두 장애인 단체 기부
2020년 05월 21일(목) 00:00
천관범씨 등 5명이 모인 ‘직장인 밴드’는 공연 수익금 모두 장애인 복지단체에 기부하고 있다.
지난해 12월의 어느 밤, 광주시 북구 중흥동의 한 라이브 클럽에는 기존 20대 뮤지션들이 아닌 중년 직장인들이 무대에 올랐다.

천관범(39·사진)씨 등 5명이 모인 ‘직장인 밴드’는 6년째 정기적으로 공연을 펼치고 있다. 공연 관람료는 단 1만원.

공연 수익금은 모두 장애인 복지단체에 기부되는 터라 좋은 취지에 공감한 관객들로 객석은 만원이었다. 이번 공연에는 역대 최다 관객 50여 명 몰려 무대를 함께 즐겼다.

천씨는 직장인 밴드에서 ‘드럼 치는 손해사정사’로 통한다.

“여러 가지 취미활동을 하고 있지만 드럼 연주는 함께 해야 제맛이잖아요. 마음 맞는 사람들과 연습하다 이웃을 도울 수 있는 공연을 해보자는 말이 나왔어요. 한 명당 만원씩만 받다 보니 공연료를 내는 사람도 부담 없고 수익금을 기부할 수 있는 저희도 행복감을 느끼게 됐죠.”

쾌활한 그의 성격과는 다르게 천씨는 수천 장 서류에 파묻혀 사는 날이 허다하다.

손해사정사 14년 경력의 천씨가 다룬 손해액산정은 1000건이 넘는다.

크고 작은 교통사고부터 사회적 이슈로 떠올랐던 ‘알 만한’ 사건·사고도 다수 맡았다는 것이 천씨 설명이다.

손해사정사 14년 경력의 천관범씨가 다룬 손해액산정은 1000건이 넘는다. /백희준 기자 bhj@


지난해 손해보험사를 대상으로 한 분쟁조정 신청은 전국 2만 건에 육박하며 역대 최다 건수를 기록했다. 보험사의 일방적인 결정에 반발하는 소비자들이 늘어날 뿐만 아니라 분쟁조정 제도가 안착하면서 이를 이용하는 소비자가 증가하는 추세이기 때문이다.

“세상에 사연 없는 사건·사고가 어디 있겠습니까. 진단서 한 장만으로 어떻게 보험금과 과실비율을 낼 수 있겠어요. 제 사무실 문을 두드리는 고객 대부분은 보험사 결정에 만족하지 못하고 시시비비를 가려보겠다는 분들입니다.”

통상 벌어지는 교통사고라 해도 빠르면 일주일, 길면 1년 넘게 걸린다. 장애 평가를 내려면 최소 6개월 걸리고 정신 장애 판정까지는 2년 정도는 감안해야 한다. 경우에 따라 사건·사고 현장을 직접 찾아 사실 관계를 꼼꼼히 따진다.

상대적으로 생소한 손해사정 업계에서 자리를 잡아온 그는 노력파로 통한다. 검정고시로 학업을 이어간 천씨는 ‘제3보험면책사유에 대한 연구’라는 논문을 발표하며 금융보험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지난해부터는 지역 라디오에 출연하며 일상에서 일어날 수 있는 다양한 사고 사례들을 소개하며 손해배상을 받는 법과 사고 처리요령을 전하고 있다.

“손해사정사와 보험설계사의 차이에 대해 많은 이들이 모르고 있는 것 같아요. 손해사정사의 궁극적인 목표는 고객이 법정까지 가지 않고도 합당한 보상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조만간 법학전문대학원에 진학하며 공부를 게을리 하지 않을 생각입니다.”

/백희준 기자 bhj@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