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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덕 시인, 시조집 ‘밤 군산항’ 펴내
2020년 04월 07일(화) 00:00
지난해 송순문학상을 수상한 완도 출신 박현덕 시인이 9번째 시조집 ‘밤 군산항’(문학들)을 펴냈다. 삶의 현장과 역사의식을 토대로 시세계를 구축해온 숙련된 솜씨와 개성이 돋보이는 작품집이다.

“화순 군내 터미널/ 좁다란 골목 사이// 담장에 달라붙어/ 납작하게 엎드린 집// 여든 살/ 허리 휜 여자가// 국밥을 말아 준다/ 덩그러니 탁자 세 개/ 다들 삶에 너무 지쳐// 국밥을 한술 뜰 때/ 참새 몇몇 서성인다// 여자는/ 고기 잘게 썰어/ 가게 앞에 뿌린다”

위의 작품은 ‘국밥과 희망’이라는 제목의 연시조다. 화순 군내 터미널 인근의 허름한 국밥집의 풍경을 특유의 간결한 시어로 형상화했다. 삶에 지쳐 국밥을 뜨는 사람들이나 식당 앞에서 서성이는 참새들이나, 할머니에게는 동일한 생명이다.

시인은 필요 이상의 감정을 남발하지 않고 군더더기 없는 언어로 대상을 개관화한다. 삶의 남루함과 척박함을 담담한 시선으로 풀어내는 시인 특유의 연륜과 깊이가 느껴진다.

백애송 시인은 해설에서 “시인의 시선에 포착된 빈곤하고 서러운 사람들의 삶의 모습은 획일화되지 않은 진솔한 언어로 시 속에 나타난다. 삶의 중심으로 들어오지 못하고 변두리, 더 나아가서는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안타까운 사람들의 편린을 단단한 필체를 통해 보여 주고 있는 것이다”고 평한다.

한편 박 시인은 광주대 문예창작과와 동 대학원을 졸업했으며 1988년 ‘월간문학’ 신인상에 시조가 1993년 ‘경인일보’ 신춘문예에 시가 당선돼 문단에 나왔다. 지금까지 ‘겨울 삽화’, ‘밤길’ 등을 펴냈으며 중앙시조대상, 김만중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