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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사철 앞두고 날벼락 맞은 해남군 왜?
‘외국인 계절근로자’ 82명 요청 법무부 거절…올 농사 깊은 시름
임금 문제·고용 방침 등 관리 부실 들어 한 명도 배정 못받아 당혹
전국 지자체 중 평창과 함께 탈락…농민들 “일손 없는데” 발동동
2020년 02월 12일(수) 00:00
해남 삼산면의 한 배추밭에서 농민들이 겨울 김장배추 수확에 한창이다. <광주일보 자료사진>
해남 지역 농민들이 농번기를 앞두고 날벼락을 맞았다. 법무부 등이 해남군의 외국 노동자에 대한 부실한 인력 관리를 문제 삼아 ‘외국인 계절근로자’를 단 한 명도 배정하지 않기로 결정해서다.

전국 50개 자치단체 중 ‘외국인 계절 근로자’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은 곳은 강원도 평창을 제외하면 해남이 유일하다.

농촌 고령화로 젊은 일손을 구하는 게 ‘하늘의 별따기’ 만큼이나 어렵고, 도시에서 먼 지역은 웃돈을 올려줘도 일하는 것을 꺼려 필요한 인력을 구하기 쉽지 않은 현실이라는 점에서 해남군도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11일 법무부에 따르면 법무부를 비롯한 고용부·농식품부 등으로 구성된 계절근로 배정심사위원회는 최근 전국 50개 자치단체 중 해남군을 제외한 ‘계절근로자 배정 인원’을 최종 확정, 통보했다.

계절근로자제는 법무부가 도입한 제도로, 농촌 농번기 고질적인 일손부족 해결을 통한 안정적인 농업경영을 도모하기 위해 마련됐다.

시·군이 외국 지자체와 협의해 도입의향서를 제출하면 법무부에서 90일~5개월간 단기취업 비자를 발급, 농업 분야에서 합법적으로 고용할 수 있다.

전남에서는 올해 해남을 제외한 완도(95명), 고흥(50명), 장흥(50명), 나주(13명), 보성(8명) 등이 법무부 결정에 따라 특정 시기에 ‘계절근로자’들을 데려와 부족한 인력난을 해결하는 데 활용할 예정이다.

해남의 경우 배정심사 과정에서 전년도 계절근로자 관리실태가 부실한 점을 들어 82명의 계절근로자 중 한 명도 배정을 받지 못했다.

해남군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전년도 필리핀 국적의 계절근로자 임금 지급과 관련된 인권센터 진정 문제와 애초 계획과 다른 업종에 인력을 활용한 점 등으로 인해 불이익을 예상했지만 한 명도 배정받지 못하는 일이 벌어질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해남은 지난해 32명의 계절근로자를 신청했지만 올해는 고령화에 인력 수요가 더 많을 것으로 보고 2배 이상 많은 82명의 외국인 계절근로자를 요청했다.

특히 지역 농가들을 대상으로 ▲파프리카 등 시설원예특용작물분야 비닐하우스 작업 14명 ▲과수분야 18명 ▲담배농사 10명 ▲벼농사 17명 ▲감자, 고구마 등 기타 농작물 재배 20명 등 수요조사까지 진행해 신청했던 만큼 곤혹스러운 분위기가 역력하다.

당장, 농민들의 원성이 터져나올 수 밖에 없다. 매년 농사철로 접어드는 시기나 수확기, 안정적 일손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계절 근로자’를 반겨온 농민들이 적지 않았기 때문이다.

고질적인 인력난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을 우려, 중국인 근로자 채용도 쉽지 않은 상황에서 기대했던 외국인 계절근로자마저 구할 수 없게되면서 농민들의 시름도 깊어지고 있다.

해남군 관계자는 “일부 사업주가 애초 배정 방침과 달리, 다른 업종에 고용시킨 게 드러났지만 단 한 명도 배정받지 못할 줄은 몰랐다”면서 “일손 부족 문제가 심각한데, 이런 일까지 발생했다. 농민들 피해가 없도록 조속한 대책을 마련중”이라고 말했다.

/김지을 기자 dok2000@kwangju.co.kr

/김민석 기자 mskim@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