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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목싸목 남도 한 바퀴-보성] 상
연초록 융단에 밤하늘 은하수가 내려 앉아
해풍·일조량 좋아 미네랄 풍부
맛·영양·당도 뛰어난 ‘참다래’
전국 녹차 생산량 40%
세계인에게 알려진 명차 산지
보성차밭 빛축제 20주년
31일~1일 불꽃축제·해맞이행사
2019년 12월 24일(화) 04:50
보성군은 매년 연말연시에 ‘보성차밭 빛축제’를 개최, 겨울철 차밭을 찾는 관광객들에게 새해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청정 녹차수도’보성은 예로부터 충의열사가 많이 배출돼 ‘의향’(義鄕), 서편제 본고장이어서 ‘예향’(藝鄕), 녹차로 유명해 ‘다향’(茶鄕)으로 불렸다. 요즘은 한해 860만 여 명이 방문하는 남해안 해양관광 거점으로 발돋움하고 있다. ‘힐링’과 ‘휴양’ 그리고 다채로운 해양콘텐츠가 관광객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는 보성으로 향한다.

당도는 물론 식감까지 뛰어난 보성 참다래.


◇당도·식감 뛰어난 보성 참다래= 보성에는 먹을게 참 많다. 그것도 모두 전국에서 알아주는 이름난 것들이다. 집나간 며느리도 돌아오게 한다는 보성 가을전어와 세계인들이 알아준다는 보성녹차 외에도 회천 감자, 벌교 꼬막 등 없는 게 없다. 그 중에서도 새롭게 각광받고 있는 것이 있으니 고급 과일 ‘참다래’다.

일반적으로 키위라고 불리지만 우리나라에서 재배하면서 명명된 이름이 참다래다. 보성은 일조량이 풍부해 예로부터 비옥토로 알려진데다 바다가 가까워 해풍으로 인한 미네랄 성분이 많아 참다래의 맛과 당도가 매우 뛰어나다. 보성 농가의 대표 효자 종목 중 하나인 참다래는 338개 농가가 252㏊에서 재배하고 있다. 연간 생산량은 4200t으로 전국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참다래는 오렌지의 3배, 사과의 16배에 달하는 비타민C를 함유하고 있다. 엽산이 많아 산모의 빈혈을 없애주고 태아의 뼈를 만드는데 필요한 미네랄도 풍부하다. 피부미용과 변비에도 좋아 특히 여성들이 즐겨먹는다.

11월초에 찾아간 보성은 참다래 수확이 한창인 시기다. 참다래의 수확은 한달 정도 이어진다.

“보성은 여러모로 환경이 좋습니다. 해풍도 있고 일조량이 좋아 겨울이라도 땅 온도가 영하 10도 아래로 내려가질 않아요. 이보다 낮아지면 냉해를 입게 되거든요. 햇빛이 좋고 영양분을 잘 먹게끔 환경조성이 잘 되어있어요. 보성에서 나는 참다래는 당도가 높기도 하지만 같은 브릭스라도 식감이 좋으니 더 맛있게 느껴질 겁니다.”

조성면 보성키위영농조합법인 이재민 대표의 설명이다. 보성에는 참다래 영농조합법인이 여러곳이 있는데 그 중 규모가 가장 큰 곳으로 178농가가 소속돼 있다. 노지나 하우스 비율은 비슷하지만 아무래도 하우스에서 재배되는 참다래의 수확률이 높은 편이다.

보성에서 재배되는 참다래의 당도는 평균 14~15 브릭스(brix·당도를 측정하는 단위) 정도다. 골드나 레드키위는 이보다 높다. 당도로 과일의 우열을 나눌수는 없지만 달달한 과일은 아무래도 소비자들의 선호도가 높을 수 밖에 없다. 예전에는 과일의 즙을 직접 넣어서 당도를 측정했지만 지금은 빛과 센서를 이용해 과일의 색차, 성분 등의 정보를 얻어 당도를 측정하는 비파괴 당도 선별기를 이용하고 있다.

참다래는 대표적인 후숙 과일이기 때문에 눌렀을 때 단단하다면 2~3일 실온에서 후숙 시켰다가 먹는 게 가장 좋다. 한꺼번에 숙성시키면 썩어버릴 수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다량으로 구입했다면 냉장고에 넣어두었다가 조금씩 후숙 시키면서 먹도록 한다. 가정에서 참다래를 후숙 할때는 실내 20도 이상에서 비닐봉지에 넣어 겨울에는 일주일, 여름철엔 2~3일 두었다가 먹으면 좋다.

유기농 재배한 찻잎을 갈아 마시는 말차.


◇茶의 고장 보성의 명차= ‘다향’(茶鄕) 보성에 들어서면 눈에 보이는 곳곳이 차밭이다. 744농가 916㏊에서 재배되고 있는 차 생산량은 연간 1100t에 달한다. 전국 차 생산량의 40%를 차지하면서 보성차의 명성을 전국은 물론 세계에 알리고 있다.

보성은 기후와 토양, 지형, 호수, 바다 등 천혜의 자연환경이 잘 어울러져 차가 잘 자랄 수 있는 조건을 완벽하게 갖추고 있다. 연평균 기온 13.4℃, 강우량 1400㎜에, 토양은 맥반석 성분이 함유돼 차 생육조건에 아주 적합하다. 더욱이 안개가 끼는 날이 많아 차나무 성장기에 많은 수분을 공급해주는 것은 물론 자연 차광 효과까지 더해져 차의 맛이 부드럽고 향도 깊어진다.

초록의 차나무는 관광객들의 ‘인생 샷’ 촬영에 더할나위 없는 배경이 되어 준다. 사계절 찾아도 여유로움이 넘쳐나고 차나무의 생명력을 얻어가기도 한다. 녹차 명인이 차를 재배하고 있다는 ‘보향다원’으로 향해 본다.

보향다원은 80년을 내려온 유서깊은 다원이다. 1937년, 한학자 최채형 선생과 그의 아들 청향 최일룡 선생이 보성읍 야산을 개간해 차 나무를 심고 농사를 시작했으며, 3대 최희섭 선생을 거쳐 지금은 최영기 대표(대한민국 최고농업기술명인)와 그의 아들까지 5대째 가업을 이어오고 있다.

보향다원은 1농장 7000여평, 2농장 1만 3000여평으로 확장해 유기농법으로 농사를 짓는다. 선친의 유지를 이어 세상에서 가장 귀하고 좋은 차를 만들겠다는 일념하에 차 농사를 지어오던 중 2009년에는 세계 최초로 금용액을 관수해 황금차를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황금차는 유기농법으로 기른 차나무 뿌리가 순금용액을 일정기간 흡수하게 해 찻잎에 금 성분이 어린 잎에 배어있게 한 후에 수확해서 만든 차다. 황금차 외에도 최 명인은 국내 차 농가에서는 유일하게 우리나라 전통차인 띄움차를 보존하고 있다. 띄움 차는 미생물 발효차다.

차는 녹차와 홍차, 말차 등 다양하게 음용할 수 있다. “녹차밭이라는 건 없어요. 세계의 모든 차는 동백나무과인 차 나무 한 종에서 생산되는 겁니다. 차 나무에서 딴 찻잎을 어떻게 발효하고 가공하느냐에 따라 홍차, 녹차, 백차, 말차 등으로 나뉘는 거지요.” 차에 대해 알려주는 최 명인의 목소리에 보성차에 대한 자부심이 가득 담겨있다.

흔히 녹차라 불리는 잎차를 우리 전통차라고 알고 있지만 뜻밖에 우리차의 원형은 말차라고 전해진다. 우리나라 차 문화의 황금기였던 고려시대는 왕은 물론 평범한 백성까지 차를 즐겨 마셨는데 당시 사람들이 마시던 차는 말차였다는 얘기다. 고려시대에는 나라의 큰일에 임금께 술과 과일을 올리기 전 반드시 차를 먼저 내는 진다(進茶) 의식이 있었다. 왕이 직접 차를 맷돌에 갈아 팽다(烹茶)를 행하기도 했다. 임금이 직접 갈아 마셨다는 말차는 찻잎을 갈아 뜨거운 물에 휘저어 마시는 음차법의 특성상 유기농재배를 한다.

형형색색 불을 밝힌 한국차문화공원 일대. <보성군 제공>


◇율포해변 불꽃축제·차밭 빛축제= 보성 차밭은 계절마다 색다른 얼굴을 보여준다. 4월에는 연초록 융단의 물결을 이루고, 12월에는 밤하늘 은하수가 내려앉은 듯 하다. 보성군은 지난 1999년에 새천년을 맞으면서 회천면 봇재다원 계단식 차밭 전체를 활용한 길이 120m, 너비 130m 크기의 ‘밀레니엄 트리’를 처음 선보였다. 전구만 12만여개가 사용됐다. 2009년 ‘세계에서 가장 큰 트리’로 기네스북에 등재되기도 했다.

한국 빛축제의 효시인 ‘보성차밭 빛축제’가 올해로 20주년을 맞았다. 보성군은 지난 11월 29일부터 2020년 1월 5일까지 보성읍 봉산리 한국차문화공원 일원에서 ‘보성차밭 빛축제’를 열고 있다. 경관조명과 미디어파사드, 특수조명을 설치해 ‘빛을 수확하는 별밭’, ‘소망담은 별빛담장’, ‘별빛 감성길’, ‘빛으로 물들이다’ 등 8개테마 존으로 나눠 다채로운 볼거리를 제공한다.

오는 31일과 2020년 1월 1일 회천면 율포 솔밭해수욕장 일원에서는 새해맞이 축제로 ‘불꽃축제’와 ‘해맞이 행사’를 개최한다. 보성군은 이를 위해 한화와 손을 잡고 특색있는 불꽃축제를 준비하고 있다. 문화공연과 뮤지컬 불꽃쇼, 관광보성 비전 선포식이 이어지며, 새해를 맞는 1일 0시 정각에 맞춰 화려한 불꽃축제가 펼쳐질 예정이다.

/이보람 기자 boram@kwangju.co.kr

/사진=김진수 기자 jeans@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