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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토피아 찾아 떠난 ‘몽상가들’
위재환 개인전, 오늘부터 호랑가시나무 아트 폴리곤
2019년 12월 13일(금) 04:50
‘몽상가’
광주 양림동 호랑가시나무 아트 폴리곤은 매력적인 공간이다. 낡은 창고를 개조한 이곳은 붉은 벽돌과 오래된 나무, 밖으로 난 창, 유리로 덮인 천장 등이 어우러져 한 편의 풍경화를 연출한다.

조각가 위재환이 일곱번째 개인전(13일~2020년 2월20일)에서 선보이는 작품들은 이 공간과 잘 어우러지며 흥미로운 이야기를 들려준다. 전시 주제는 ‘몽상가들-눈 먼 자들의 도시’다. 고교 시절 도록으로 접한 르네 마그리트와 지슬라프 백진스키 작품들에 마음을 빼앗긴 그는 자신의 작업에도 상징적 느낌을 가미한 초현실주의인 요소들을 등장시켜왔다.

전시장에서 눈에 띄는 건 6m 높이의 작품 ‘몽상가’다. 퀼트천으로 감싼 기린의 몸통에 산소 마스크를 쓰고 있는 몽상가는 가족과 후세들이 행복해질 수 있는 유토피아를 찾아 여행을 떠나는 모습을 담고 있다.

그의 작품 소재로는 다양한 동물이 등장한다. 모든 생명체가 함께 행복하게 살았던 ‘공생과 공존’의 세상을 마음에 담은 결과다. 하늘에 매달린 고래는 오염으로 삶의 터전을 잃어버린 ‘고래가 꾸는 꿈’을 담고 있다.

위 작가는 이상적인 삶을 위해 짊어져야 할 고난, 역경, 삶의 무게를 줄곧 청동이라는 재료를 통해 표현해왔다. 전시작 중 ‘Gate’ 연작은 길게 늘어난 건물, 허공을 향해 뻗은 계단 등 ‘보이지 않는’ 무언가를 상상하게 하는 호기심을 유발하는 작품들이다. 또 독특한 실루엣의 인체 작품들을 통해 현대인의 초상을 그려냈고, 익살스런 꼬마요정의 모습도 눈길을 끈다.

후대에 아름다운 자연을 물려주는 것, 더불어 사는 세상을 꿈꾸는 그는 자연스레 환경 문제에 관심을 갖게 됐고, 미세먼지와 황사로 고통받는 현실을 산소마스크라는 오브제로 드러내는 등 환경 문제를 고발하기도 한다.

조선대 미술대학 조소과와 동대학원을 수료한 위 작가는 광주시미술대전 대상 등을 수상했으며 현재 남도조각가협회, (사)현대미술 에뽀끄 회원 등으로 활동중이다. 오프닝 행사 13일 오후 6시.

/김미은 기자 mekim@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