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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 어르신들이 많은 지원 받을 수 있도록 열심히 뛸 것”
전남어촌특화센터 선정 우수 귀어인 여수 미포마을 강남숙 씨
34년 해군 정년 후 고향으로…정보 전달 등 기본에 충실
2019년 12월 09일(월) 04:50
“내 고향 여수 미포마을을 위해 더 열심히 뛰겠습니다.”

‘2019 전남도 우수 귀어인’으로 선정된 여수시 남면 미포마을 강남숙(59·사진)씨는 지난 4년간 마을 주민들을 살뜰히 챙겼던 것처럼 앞으로도 주민들의 손발 역할을 충실히 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지난달 29일 광주 금남로 ‘ACC디자인 호텔’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올해로 귀어 5년차다. 군(軍) 제대 후 고향마을로 돌아와보니 젊은이를 찾보기가 힘들더라”며 “제가 조금 고생하면 마을 어르신들에게 보다 많은 지원이 돌아갈 수 있다. 열심히, 직분을 다해 즐겁게 뛰겠다”고 환하게 웃으며 말했다.

강씨가 “열심히 뛰겠다”고 거듭 강조한 이유는 그가 맡고 있는 직함과 연관돼 있다. 몸은 하나인데 ‘여수 미포마을 이장, 어촌계장, 남면 어촌계 총무, 공인 중개사, 교회 집사’를 모두 맡고 있다. 미포마을과 어촌계가 제대로 굴러가려면 강씨가 뛰지 않고선 불가능할 정도다.

강씨는 지난 2015년 6월 고향마을로 돌아왔다.

34년간의 해군 생활을 정리하고 정년(55세·준위)했다. 제대 후 곧장 미포마을 고향집으로 내려왔다. 군에서 은퇴를 앞둔 장교·부사관에게 제공한 은퇴자 교육을 통해 ‘공인중개사’ 준비를 했고, 전역 후 얼마 안 돼 자격증을 취득했다.

“34년간 배를 타거나 유도탄 등 미사일 발사 교관으로 근무해 세상 물정에 어두웠어요. 군인연금이 나오니깐 생계 부담은 크지 않았고, 번잡한 도시보다는 고향으로 가자, 내 고향 어촌마을로 가자고 아내를 설득해 내려왔죠.”

돌아온 고향마을은 여전히 푸근했지만 왠지 모르게 고요하기만 했다. 청년들은 고향을 등지고 도시로 떠나간 탓이다. 55가구, 85명 주민이 거의 60~80대였고, 사실상 강씨가 마을 막내였다. 귀어 이듬해 이장과 어촌계장을 맡아 마을과 어촌계 살림을 꾸려가기 시작했다.

“마을에 젊은이가 없으니 정보 전달도 느리고, 소외됐던 거죠. 정부나 시청, 면사무소에서 추진하는 지원 정책 관련 문서 작성이며, 각종 전파사항을 제 때 전달하는 등 기본 역할부터 충실하자고 마음 먹었습니다.”

강씨 귀어 이후 어촌계에서는 숙원사업 중 하나였던 ‘어촌계 분리, 독립’ 문제가 해결됐다. 여수 106개 어촌계 중 지리적으로 독립된(이웃하지 않은) 어촌계와 미포마을 어촌계를 묶어놨었는데, 미포 마을이 독립 어촌계로 승인된 것이다.

그는 해양수산부가 공모하는 ‘어촌뉴딜 300’ 사업에 기대를 걸고 있다.

마을 방문객을 위한 공용화장실 설치, 어구 공동보관창고 건립, 해안 산책길 조성, 자전거 대여소 운영 등의 사업비를 확보해 여수로 찾아드는 관광객을 유치해 마을에 다시 활력을 불어넣겠다는 구상이다.

/김형호 기자 khh@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