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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감 유행주의보에도 백신 없어 ‘발 동동’
“예약까지 하고 갔는데…” 예방접종 못하고 발길 되돌리기 일쑤
광주 바이러스 검출률 가파른 상승 속 품귀 현상에 불안감 커져
市 “3가 백신 2000개 비축”…시민들 “4가 백신 확보 대책 시급”
2019년 12월 05일(목) 10:40
“예약 후 휴가를 내 예방접종하러 갔는데 독감백신이 없다는 게 말이 되나요?”

직장인 김민수(32·광주시 북구)씨는 지난 2일 광주시 광산구 한 병원에 독감 예방접종하러 갔다가 “독감백신이 없다”는 말을 듣고 발길을 되돌려야 했다.

2주일 전 예약까지 했다는 김씨는 “미리 예약만 하면 연말까지 아무 때나 맞을 수 있다는 말만 믿고 병원을 찾아갔는데 백신이 다 떨어져 접종을 하지못했다”며 “다른 병원 여러 곳을 찾아 다녔지만 백신이 없어 아직도 예방주사를 맞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독감 유행 주의보 발령에 따라 독감 예방접종 수요가 급증하고 있지만, ‘백신 품귀 현상’이 빚어져 시민들이 불안해 하고 있다.

광주시는 이 같은 백신품귀 현상이 매년 독감 시즌마다 되풀이되고 있는 데도, 의무 접종 대상자인 영유아와 노인 등에 대한 백신 수급만 관리할 뿐이라며 시민들의 불안한 마음을 외면하고 있다.

5일 광주시와 질병관리본부 등에 따르면 지난달 15일 독감 유행주의보가 발령됐다. 독감 유행주의보는 외래환자 1000명당 독감 환자가 5.9명 이상일 때 발령된다. 이후 올 46주차(11월 10~16일)때 8.2명, 47주차(11월 17~23일) 9.7명으로 독감 환자가 매주 증가하고 있다. 여기에 광주지역 독감 바이러스 검출률도 상승하고 있어 시민들의 불안은 커지고 있다.

최근 광주시보건환경연구원이 분석한 자료를 보면, 지난달 호흡기 환자검체 중 첫째 주와 둘째 주 4% 이하였던 독감 바이러스 검출률이 셋째 주 23%(35건 중 8건), 넷째 주 25%(44건 중 11건)로 나타나는 등 가파르게 증가했다.

이처럼 독감이 유행하고 독감 바이러스가 확산하고 있는 상황에서, 광주지역 병·의원에 국가예방접종 사업용인 ‘3가 백신’과 ‘4가 백신’ 모두 품귀현상을 보이면서 일부 시민은 예방접종을 하지 못하고 있다.

4가 백신은 이미 품절 상태이며, 3가 백신은 광주시가 일부 확보를 하고 있지만 일반 시민들에겐 ‘그림의 떡’이기 때문이다.

광주시는 현재 3가 백신 2000개를 비축하고 있으나, 국가예방접종 사업 대상자인 영·유아와 어린이, 65세 이상 노인을 위해 비축해놓은 것이어서 일반 시민들은 맞을 수 없다.

독감 백신은 3가와 4가 2종류로 나뉘는데, 3가는 A형 독감 바이러스 2가지와 B형 바이러스 1가지에 대한 항원이 포함돼 있고, 4가는 여기에 B형 바이러스 항원이 추가돼 있다.

백신품귀 현상은 일선 병·의원이 백신을 과하게 구입했다가, 수요가 없어 백신이 남게될 경우 폐기에 어려움을 겪어 소량만 구입하기 때문이라는 게 의료계의 설명이다.

광주시 관계자는 “국가예방접종 대상자만 관리하기 때문에 일반 시민들의 접종 여부는 알지 못한다. 특히 4가 백신은 제조사가 의료기관에 직접 공급하다 보니 일일이 파악하기가 어렵다”면서 “아직까지도 영·유아나 노약자용 백신은 충분하다. 보건소 등에서 3가 백신을 무료로 접종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 시민은 “국가예방접종 대상자가 아닌 일반 시민은 독감에 걸려도 상관없다는 것이냐”면서 “광주시는 내년부터라도 시민의 독감백신 수요 등을 파악해 의료계와 시민의 선호도가 높은 4가 백신 확보 방안 등 대책을 마련했으면 한다”고 제안했다.

/김한영 기자 young@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