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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당 독식 폐해 … ‘목불인견’ 지방의회
자신들이 만든 조례 무시하고 허술한 예산심사 취약계층 울려
자질·도덕성·전문성 결여 … 경쟁과 감시 위한 제도개선 시급
2019년 12월 05일(목) 04:50
지방의회에 대한 지역민들의 불신이 팽배하다. 지방의회의 위상과 역할에 대한 긍정적 평가가 나오기는 커녕, 의원 자질, 도덕성, 전문성 결여 등으로 폐지론이 끊이질 않고 있는 실정이다. 자신들이 만든 조례를 의원들 스스로 무시하고 조례 제정 사실조차 모르는 어처구니없는 행태를 보이는가 하면, 취약계층을 위한 예산을 삭감하는 등 허술한 예산 심사로 비판을 받고 있다. 인물에 대한 검증없는 선거 구도, 경쟁과 감시가 없는 의회 운영시스템 등이 그 원인으로 ‘일당독식’의 폐해를 줄이기 위한 선거법과 관련법 개정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4일 전남도의회에 따르면 도의회 보건복지환경위원회는 내년도 전남도 여성가족정책관실에 대한 예산안을 심사하는 과정에서 ‘어린이집 반별 운영비 지원’으로 책정된 예산을 애초(17억7100만원)보다 18억8900만원 늘려 36억6000만원으로 증액, 통과시켰다.

집행부가 요청하지 않았음에도 의회 스스로 증액한 것은 극히 이례적인 케이스라는 게 도의회 안팎의 분석이다. 특히 국·공립을 제외한 민간어린이집에만 지급하기로 하면서 ‘특혜’를 주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데다, 해당 상임위에 속한 의원의 배우자가 어린이집을 운영하고 있다는 사실까지 알려지면서 비판이 나온다.

도의회 상임위 요구대로 예산안이 최종 확정되면 민간어린이집 반별 지원금은 1개 반당 7만원이던 올해보다 3배 가량 많은 20만원으로 늘어난다. 어린이집에 운영비만 퍼부으면 출산율이 높아질 것이라는 ‘단견’을 드러내며 예산증액을 요청한 의원들의 행태가 한몫을 했다.

반면, 저소득층에 지원하는 미세먼지 마스크 지원예산은 절반 가량을 국비 예산 확보에도 불구, 싹둑 잘랐다.

집행부가 편성한 39억7699만원 중 19억8800만원을 삭감해 예산결산특위로 넘겼다. 이대로라면 저소득층 등 취약계층 가정에 1인당 50장씩 제공하려던 계획에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도의회 스스로 만든 조례조차 지키지 않는 ‘뻔뻔함’도 드러냈다. 도의회는 최근 ‘의회 행동강령 조례’를 개정, 의원 본인, 4촌 이내 친족, 의원 자신 또는 그 가족이 재직 중인 법인 단체 등이 안건과 관련한 직무 관련자인 경우 미리 의장단에 신고하고 안건심의에서 배제하도록 했다.

하지만 도의회 보건복지위나 해당 도의원은 이런 조례를 어기고 미리 신고하지 않았으며 해당 도의원은 예산안 안건 심의에도 자리를 지킨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도의원은 “그런 조례가 있는지 몰랐다. 회의에는 참석했지만 예산 계수 조정에는 들어가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이들 의원들은 또 도의회의 ‘공무국외활동 등에 관한 조례 일부 개정조례안’에도 불구, 조례에 명시된 45일 전 공무국외출장계획서를 제출토록 한 규정을 무시했다가 해외연수 일정이 ‘퇴짜’를 맞는 망신을 샀다.

도의회 보건복지위원회는 한 명을 제외한 나머지 의원들 모두 민주당 소속이다. 일각에서는 ‘특정 정당 공천만 받으면 당선’이란 등식이 성립되다 보니 정당은 후보자 검증에 허술했고 그들끼리 담합하는 구조에 따라 ‘퇴행적 행태’가 반복되고 있다는 분석이 정치권 안팎에서 나온다.

앞서 최근 ‘돈 봉투’ 행방을 놓고 벌어진 것으로 추정되는 민주당 소속 여성의원이 포함된 의원들간 몸싸움, ‘갑질’ 논란을 불러일으킨 목포시의원들의 ‘황제 독감주사’ 사태, 광주서구의회 민주당 소속 의원들의 규칙을 무시한 해외연수, ‘가짜 출장’으로 물의를 빚은 광주북구의회 민주당 의원들에 대한 비판이 끊이질 않고 있다.

지역 정치권에서는 선거법 개편과 맞물려 일당독재식 구조가 아닌, ‘정치적 다양성’을 확보하기 위한 제도 개선 등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김지을 기자 dok2000@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