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폭언·갑질·성희롱…공직서 보호시설까지 여전한 인권침해
■광주인권사무소 올 조사완료 진정사건 496건 살펴보니
교도소 172건으로 가장 많아
경찰·지자체·학교 등도 상당
군수가 양성평등교육서 막말
내부 고발자 개정정보 유출도
2019년 12월 03일(화) 04:50
자치단체장이 공식적인 자리에서 욕설과 성희롱을 하고 보호해야 할 공익제보자의 개인신상을 노출하는 등 광주·전남 곳곳에서 심각한 인권침해 사례가 끊이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가인권위원회 광주인권사무소는 2일 광주인권위사무소에서 지역 인권 사례발표회를 개최하고 올해 주요 인권침해 사례와 진정, 상담 안내 민원 처리 실적 등을 공개했다.

국가인권위원회 광주인권사무소에 따르면 올해(11월 26일 기준) 배당받은 721건의 진정 사건 중 496건을 조사 완료했다. 접수된 진정 사건의 기관별 유형으로는 구금시설(교도소)이 172건(24%)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장애인 차별(정신병원) 163건(23%), 경찰 117건(18%), 다수인 보호시설(사회복지) 111건(17%), 지자체 38건(6%), 학교 34건(5%), 공직 유관기관 20건(3%) 순이었다. 진정 유형은 주로 욕설과 폭언, 신체자유제한, 강제입원, 직장내 갑질 등 이었으며, 과거와 달리 가혹행위는 사라진 것으로 분석됐다.

이날 광주인권사무소가 꼽은 주요 인권침해 사례로는 전남 한 군수의 발언이 지목됐다.

전남의 한 지자체의 A군수는 2017년 10월 양성평등교육에서 ‘XX’, ‘내 X같이’라는 입에 담기 힘든 말을 내뱉었고, 군민과의 대화에서도 주민들 앞에서 같은 말을 또다시 했다. A군수는 또 2017년 7월 실시된 성폭력예방교육에서는 강사를 소개하며 “허리 24는 매력포인트”라고 발언하는 등 성적 수치심을 느끼는 말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인권위는 피해자의 인격권을 침해한 것으로 판단하고 A군수에게 국가인권위원회 인권교육센터에서 제공하는 사이버 인권교육 중 ‘인권의 이해’를 수강하고, 수료증과 소감문을 제출할 것을 권고했다.

전남의 한 공공기관에서는 뇌종양으로 질병 휴가를 신청하기 위해 진단서를 가지고 출근하자, 다음 날 출근을 지시하고 “진짜 아픈 것 맞냐”며 추가 진단서를 요청하는 등 특별감사 조사를 받도록 강요했다.

이에 인권위는 뇌종양 환자에게 질병 휴가를 제한하고, 감사 조사를 받도록 강요한 것은 헌법의 행복추구권에 포함된 휴식권과 건강권을 침해한 행위라며, 기관 내 사례전파와 특별인권교육 이수를 권고했다.

인권위는 이 밖에도 내부 비리 신고자의 이름 등 개인정보를 유출한 대한체육회, 전남도체육회, 전남도 등에 재발방치 대책을 마련하도록 하고, 국민권익위원회에는 시스템 개선을 권고했다. 교육계에서도 학생인권 침해 사례가 적발됐다. 한 학교는 학생들의 교내 휴대전화 소지를 금지하고 압수하거나, 적발되면 벌점 10점을 부과한 뒤 체력단련을 명목으로 운동장을 계속 돌도록 하는 체벌을 줬다.

김철홍 광주인권사무소장은 “올해부터 ‘혐오차별대응기획단’을 운영하는 등 다양한 인권 프로그램을 강화하고 있다”면서 “내년에는 전남 섬 지역에 대한 인권·고용 실태조사에 나서는 한편 의료 등 기본 서비스를 살펴볼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한영 기자 young@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