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미디어아트 도시를 꿈꾸다 <11> 오스트리아 린츠 아르스 일렉트로니카 <하>
아트+기술 ‘난해한 컨셉’ 거리감 줄이니 주인의식 ‘쑥쑥’
시민참여형 워크숍·체험형 전시·가족 투어
관람객 호기심·상상력 끌어내는 기획 주력
‘새로운 경험’에 센터 ‘미래 향한 진화’ 지속
시민참여형 워크숍·체험형 전시·가족 투어
관람객 호기심·상상력 끌어내는 기획 주력
‘새로운 경험’에 센터 ‘미래 향한 진화’ 지속
![]() 미디어아트 창의도시인 오스트리아 린츠의 핵심 시설인 아르츠 일렉트로니카 센터는 시민들과의 접점을 찾는 다양한 기획들을 꾸준히 진행해왔다. 많은 인기를 모으고 있는 ‘8K극장’(Deep Space 8K) 프로그램을 즐기는 시민들과 가족 투어 프로그램에 참가한 이들의 모습. |
오스트리아 린츠의 아르스 일렉트로니카 센터(Ars Electronica center·이하 아르스 센터)는 시민들이 가장 즐겨찾는 장소 중 하나인 도나우 강변에 자리잡고 있다. 상업시설들이 몰려 있는 시내에서도 도보로 10여분 정도 밖에 걸리지 않아 접근성이 좋다. 맞은편의 부르크너 하우스를 비롯해 여름철부터 몇개월 동안 운영되는 놀이공원도 바로 옆에 있다. 아르스 센터의 1년 관람객은 18만명 수준이다. 린츠시 인구가 20만명 정도니 꽤 높은 수치다.
‘미래 박물관’(Museum of the Future)을 지향하는 아르스센터의 모토는 아트와 테크놀로지의 조화, 그리고 이 모든 걸 사회와 공유하는 것이다. 센터 관계자는 이를 ‘삼각형’이라 표현하며 세 가지가 서로 어우러져야만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고 했다.
아르스센터는 시민들과의 접점을 찾는 데 힘을 쏟았다. ‘아트와 기술의 만남’이라는 조금은 난해한 컨셉이 시민 속으로 뿌리 내리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했고, 시민들의 호기심과 상상력을 끌어내는 기획들을 꾸준히 진행했다.
1996년 문을 연 센터 건물이 현재 모습으로 확대되고 다채로운 미디어 파사드를 통해 아름다운 외관을 연출하게 된 것은 지난 2009년부터다. 건물을 증축하면서 센터측은 시민들이 ‘웅장하고 값비싼 유리로 만들어진 건물’에 거리감을 느낄 수도 있다는 생각에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자기가 좋아하는 음악을 들으면서 미디어 아트를 관람할 수 있는 기획으로 휴대폰과 USB을 꽂을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해 자신이 귀로 듣는 음악에 따라 건물 외관의 미디어 파사드가 변신하며 ‘자신만의 작품’이 되는 경험이었다.
워크숍 ‘소리의 구름’에 참가한 시민들은 LED가 연결된 종이공을 조립해 전용 라디오 수신기로 제어할 수 있는 장치를 만들었다. 도나우 강변에 모인 이들은 1시간 동안 음악에 맞춰 퍼포먼스를 진행했고 그들이 만든 4000개의 LED 불빛은 밤하늘을 아름답게 수놓았다. 시민이 함께 만든 ‘작품’이었다.
커프리드 스토커 디렉터는 “이 건물과 공간이 바로 내 것이라는 생각을 갖게 하고 그 곳에서 이뤄지는 전시와 교육, 프로젝트 등도 내가 주인이라는 생각을 갖게하는 등 거리감을 없애고 친화력을 만들기 위한 기획을 꾸준히 진행한다”고 말했다.
아르스의 전시는 철저히 체험형이다. 특별전은 1년, 길게는 2~3년을 진행한다. 여타의 미술관이나 박물관과 달리 단순히 보여주는 전시를 넘어 직접 경험하고 체험하는 등 교육에 집중하기 위해서다. 아르스 센터 전시장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게 주황색 셔츠를 입은 ‘인포 트레이너’(Infotrainer)다. 센터는 새로운 전시가 시작될 때면 인포 트레이너의 교육에 공을 들이며 예산도 많이 투입한다. 이들이 센터를 방문하는 이들의 중요한 ‘길라잡이’가 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인포트레이너는 매번 똑같은 설명을 하지 않는다. 방문객들의 숱한 질문이 더해지고, 그들의 새로운 경험과 아이디어가 겹쳐지면서 마치 ‘살아있는 생물’ 처럼 전시 내용과 관람객의 생각도 변해가는 게 아르스 센터가 꿈꾸는 ‘미래를 향한 진화’의 모습이다.
아르스 센터는 새로운 전시가 시작되면 린츠 시내 전체의 교사들을 2~3차례 모두 초청해 콘텐츠에 대해 설명하는 시간을 갖는다. 정보를 습득한 교사는 아이들과 함께 센터를 찾고, 센터를 찾은 아이들은 즐거웠던 경험을 엄마와 아빠에게 이야기하고, 부모는 자신의 부모(할머니·할아버지)를 다시 센터에 데려오면서 시민 모두가 ‘새로운 경험’을 하는 순환 구조를 만들어 가고 있다.
센터가 진행하는 다양한 투어는 관람객들에게 인기가 많다. 이날 현장에서는 ‘가족투어’에 참가한 일가족을 만났다. 할아버지, 할머니부터 4~5살 아이까지 10여명의 일가족은 인포트레이너의 설명을 들으며 다양한 체험들을 했다. 센터의 가장 인기 프로그램인 ‘8K극장’에 들어선 아이들은 마치 놀이공원에 온 것처럼 뛰기도 하고, 순간 순간 영상에 빠져들기도 했다. 어른 관객들은 우주, 태양계 등 다양한 콘텐츠를 감상하며 새로운 경험을 했다.
어린아이부터 백발의 노인까지. 아르스 센터의 주인은 바로 평범한 시민들이었다.
/글·사진=오스트리아 김미은 기자 mekim@kwangju.co.kr
※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 지원을 받았습니다.
아르스센터는 시민들과의 접점을 찾는 데 힘을 쏟았다. ‘아트와 기술의 만남’이라는 조금은 난해한 컨셉이 시민 속으로 뿌리 내리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했고, 시민들의 호기심과 상상력을 끌어내는 기획들을 꾸준히 진행했다.
워크숍 ‘소리의 구름’에 참가한 시민들은 LED가 연결된 종이공을 조립해 전용 라디오 수신기로 제어할 수 있는 장치를 만들었다. 도나우 강변에 모인 이들은 1시간 동안 음악에 맞춰 퍼포먼스를 진행했고 그들이 만든 4000개의 LED 불빛은 밤하늘을 아름답게 수놓았다. 시민이 함께 만든 ‘작품’이었다.
커프리드 스토커 디렉터는 “이 건물과 공간이 바로 내 것이라는 생각을 갖게 하고 그 곳에서 이뤄지는 전시와 교육, 프로젝트 등도 내가 주인이라는 생각을 갖게하는 등 거리감을 없애고 친화력을 만들기 위한 기획을 꾸준히 진행한다”고 말했다.
아르스의 전시는 철저히 체험형이다. 특별전은 1년, 길게는 2~3년을 진행한다. 여타의 미술관이나 박물관과 달리 단순히 보여주는 전시를 넘어 직접 경험하고 체험하는 등 교육에 집중하기 위해서다. 아르스 센터 전시장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게 주황색 셔츠를 입은 ‘인포 트레이너’(Infotrainer)다. 센터는 새로운 전시가 시작될 때면 인포 트레이너의 교육에 공을 들이며 예산도 많이 투입한다. 이들이 센터를 방문하는 이들의 중요한 ‘길라잡이’가 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인포트레이너는 매번 똑같은 설명을 하지 않는다. 방문객들의 숱한 질문이 더해지고, 그들의 새로운 경험과 아이디어가 겹쳐지면서 마치 ‘살아있는 생물’ 처럼 전시 내용과 관람객의 생각도 변해가는 게 아르스 센터가 꿈꾸는 ‘미래를 향한 진화’의 모습이다.
아르스 센터는 새로운 전시가 시작되면 린츠 시내 전체의 교사들을 2~3차례 모두 초청해 콘텐츠에 대해 설명하는 시간을 갖는다. 정보를 습득한 교사는 아이들과 함께 센터를 찾고, 센터를 찾은 아이들은 즐거웠던 경험을 엄마와 아빠에게 이야기하고, 부모는 자신의 부모(할머니·할아버지)를 다시 센터에 데려오면서 시민 모두가 ‘새로운 경험’을 하는 순환 구조를 만들어 가고 있다.
센터가 진행하는 다양한 투어는 관람객들에게 인기가 많다. 이날 현장에서는 ‘가족투어’에 참가한 일가족을 만났다. 할아버지, 할머니부터 4~5살 아이까지 10여명의 일가족은 인포트레이너의 설명을 들으며 다양한 체험들을 했다. 센터의 가장 인기 프로그램인 ‘8K극장’에 들어선 아이들은 마치 놀이공원에 온 것처럼 뛰기도 하고, 순간 순간 영상에 빠져들기도 했다. 어른 관객들은 우주, 태양계 등 다양한 콘텐츠를 감상하며 새로운 경험을 했다.
어린아이부터 백발의 노인까지. 아르스 센터의 주인은 바로 평범한 시민들이었다.
/글·사진=오스트리아 김미은 기자 mekim@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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