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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시대 그노래 다시부르는 임을위한 행진곡] <10.끝> 에필로그-함께 부르는 임을 위한 행진곡
세계 속 끝없는 함성 ‘임 행진곡’ 산자여 따르라
민초들 사이서 불리는 격조있는 격정의 노래
문화콘텐츠 제작 등 대중화·세계화 사업 통해
‘민주·인권 도시’ 광주 브랜드 가치 견인해야
2018년 10월 29일(월) 00:00
‘임을 위한 행진곡’은 광주만의 노래가 아니다. 물론 우리나라만의 노래도 아니다. 동남아국가인 라오스와 베트남 그리고 중국과 일본 등 세계 민초들 사이에서 불리는 세계인의 노래다. 광주의 정신이 세계 민주화와 인권에 대한 염원과 맞닿아 있다는 증거다.

이 말은 다시, 오늘의 광주에 부여된 책무가 적지 않다는 사실을 상기한다. 광주의 정신이 응결된 노래를 세계화시켜야 할 당위가 있다는 것이다. 유려하면서도 비장비가 깃든 곡조와 서정적이면서도 유장한 노랫말은 낮은 곳에 처한 ‘사람다운 삶을 갈구하는 이들’을 위무한다. 간결하면서도 깊이가 있고, 담담하면서도 애상이 주는 자장은 오래도록 잔잔한 울림을 준다.

‘임을 위한 행진곡’은 광주의 노래를 넘어 민주와 인권을 염원하는 모든 세계인들의 노래다. 올해 대중화·세계화 일환으로 추진된 체코 프라하 공연(왼쪽 위)


◇탄생비화와 전개과정 등 조명

본 기획은 지금까지 광주의 노래 ‘임을 위한 행진곡’의 탄생 비화와 전개과정, 다양한 콘텐츠로 제작된 내력, 한동안 제창이 금지됐던 배경, 그리고 다시 불려져야 하는 이유 등 다양한 관점에서 조명해왔다.

또한 민중가요가 탄생하게 된 배경에는 숨겨진 이야기들이 있다는 전제하에 근현대사의 변곡점이 됐던 몇 가지 사건을 압축해 그 과정에서 불렸던 처절하면서도 슬픈 노래들을 살펴보았다. 제주 4·3 추모곡 ‘잠들지 않는 남도’에는 민중의 애닯은 역사가, 관리들의 학정에 농민들이 분연히 떨쳐 일어서며 불렀던 ‘새야 새야’에는 녹두장군의 의로운 기상이, 80년대 군부독재에 항거하며 시민과 학생들이 불렀던 ‘타는 목마름으로’에는 민주화에 대한 열망이 투영돼 있었다.

아울러 프랑스를 근대국가로 전환시킨 프랑스 혁명의 이면을 고찰한 것도 수확이다. 앞서 언급한 대로 프랑스 파리 혁명은 단지 한 국가의 체제와 민주주의만을 변모시킨 것에서 머물지 않고 인근 유럽에 자유와 평등, 민주주주의를 확산한 기폭제가 됐다는 점에서 남다른 의미를 지닌다.

특히 격정적이며 가슴 벅찬 ‘라마르세예즈’가 혁명가에서 애국가로 불릴 만큼 프랑스 국민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는 사실은, 한동안 전임대통령들이 듣기를 거부해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을 금했던 우리의 부끄러운 현실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국민들의 사랑을 입고 있다는 것은 노래에 담긴 정신이 보편성과 영원성을 지니고 있다는 의미다.

“피묻은 깃발을 올려라! 우리 강토에 울려퍼지는 끔직한 적군의 함성을 들으라. 적은 우리의 아내와 사랑하는 이의 목을 조르려 다가오고 있도다! 무기를 잡으라, 시민동지들이여!” ‘살벌하고 선혈이 낭자하는’ 프랑스 국가(國歌)인 그 노래에는 날것 그대로의 격정적인 감정이 깃들어 있어 듣는 이의 가슴을 준동케 한다.

‘임을 위한 행진곡’ 또한 듣는 이에게 무한한 감동과 격조 있는 격정을 안겨준다. 콧소리로 흥얼거리기만 해도 가슴이 아련해지며 눈시울이 뜨거워진다. “사랑도 명예도 이름도 남김없이 한평생 싸우자던 뜨거운 맹세. 동지는 간 데 없고 깃발만 나부껴. 새날이 올 때까지 흔들리지 말자.”

노래를 듣고 있으면 한평생 싸우자고 뜨겁게 맹세를 했건만, 동지는 스러지고 허공에 깃발만 나부끼는 무정하고 불의한 시대가 떠오른다. 모든 것은 잠시 지나가고 사라질 뿐인 무정한 세상에서 변하지 않는 가치, 인간의 존엄과 자유와 평화를 염원하는 노래는 그래서 생명력이 있을 수밖에 없다.



◇모두의 제창을 넘어 대중화·세계화로

올해부터 추진되고 있는 ‘임을 위한 행진곡’ 대중화, 세계화사업은 다양한 문화콘텐츠 제작, 보급, 활용을 토대로 민주 인권도시로서의 광주의 브랜드 가치를 견인한다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광주시와 광주문화재단은 2022년까지 5개년 사업 계획을 추진하는데 올해 1차년도는 ‘임을 위한 행진곡’을 관현악곡으로 제작, 공연하는 데 중점을 뒀다.

사업의 연장선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 체코 프라하 공연이 지난 7일 체코 프라하(리히텐슈타인 궁전 내 마르티누홀)에서 성황리에 펼쳐졌다. 하이코 마티아스 푀르스터(야냐첵필하모닉오케스트라 상임지휘자)의 지휘와 체코내셔널심포니오케스트라의 연주로 진행된 체코 공연은 세계화의 가능성을 확인하는 자리였다.

또한 지난달 16일에는 국내외 유명 작곡가들이 창작 관현악곡으로 재탄생시킨 ‘임을 위한 행진곡’이 세계적인 작곡가 마이클 도허티와 만났다. 광주문예회관 대극장에서 열린 광주시향 특별연주회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을 모티브로 한 마이클 도허티의 창작 관현악곡 ‘민주의 노래’가 1부 마지막 곡으로 초연돼 갈채를 받았다. 작곡가 마이클 도허티는 슈퍼맨, Jackie O(재키 오, 케네디 대통령 부인), 엘비스 프레슬리 등 미국의 대중문화를 작품의 소재로 삼아 ‘음악계의 앤디 워홀’로 불리는 세계적인 작곡가로 명성이 높다. 지난 10일과 12일에는 각각 서울 예술의 전당과 일본 도쿄에서 광주시향이 연주를 해 광주정신의 의미를 드높였다.

이처럼 올해 첫발을 뗀 ‘임을 위한 행진곡’의 대중화·세계화는, 그것이 지향하는 것처럼 기대를 갖게 한다. 음악이 마중물이 돼, 타 장르로 자연스럽게 전이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그러나 이 사업이 지속적으로 그리고 성공적으로 진행되기 위해선 몇 가지 선결요건이 있다.

바로 배후 인프라를 마련하는 것이다. 안정적인 시비와 국비 지원은 모든 사업이 그렇지만 가장 필수불가결한 요소다. 아울러 노래의 뮤지컬, 스토리, 미디어아트, 국제포럼, 악보 표준화 작업 등도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 ‘임을 위한 행진곡’만큼 광주 정신을 브랜드화할 수 있는 ‘원소스 멀티유즈’(OSMU)는 없다. 노래라는 콘텐츠를 2차, 3차 장르와 산업으로 연계 확장할 수 있는 가장 보편적이며 창의적인 작업이기 때문이다.

원작곡자인 김종률 광주문화재단 사무처장은 “주인공들의 유적지를 발굴해 기념화하는 프로그램과 아시아의 여러 나라에서 불리는 곡들의 악보 표준화가 필요하다”며 “‘임을 위한 행진곡’의 소재가 된 ‘영혼 결혼식’ 같은 경우 스토리텔링화한다면 의미 있는 자료가 되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

※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 지원을 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