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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청년을 말하다] <23> ‘바비샤인’ 김효미·김진아 대표
사투리 브랜드 ‘역서사소’ 대박 “영판 오지네”
2017년 11월 23일(목) 00:00
디자인 기획사 ‘바비샤인’과 사투리 브랜드 ‘역서사소’를 함께 만든 김효미(왼쪽)·김진아 공동 대표. <바비샤인 제공>
지금까지 ‘청년, 청년을 말하다’ 지면을 통해 매번 한명의 지역 청년을 소개해왔지만, 이번에는 두명을 함께 소개하고자 한다. 둘을 따로 설명하거나 수식할 수 없기 때문이다. 디자인 기획사 바비샤인과 사투리 브랜드 역서사소를 함께 만든 김효미·김진아 공동 대표의 이야기다.

두 사람은 조선대학교 미대를 졸업한 선후배 사이다. 학교 다닐 때부터 잘 아는 사이는 아니였지만, 졸업 이후 우연히 나눈 대화 속에서 서로에게 큰 공감대가 있음을 알게 되었다. “미대를 다녔다고 그림만 그리는 것은 아니잖아.” 사실 그렇다. 미대를 졸업했어도, 조형물을 만들어서 작품 활동을 할 수도 있고, 건축물을 만들 수도 있다. 인테리어를 할 수도 있고, 자동차 디자인을 할 수도 있다.

그래서 창업한 회사가 디자인 크리에이티브 그룹 ‘바비샤인’이다. 창업 초기에는 바비샤인을 알리고, 매출을 올리기 위해서 닥치는 대로 일을 했다. 포스터 디자인을 할 때 깐깐한 고객을 만나서 30번 이상의 수정 과정을 거치기도 했고, 3만원짜리 명함 제작을 하면서 운송비용이 아까워서 고객이 있는 곳으로 버스를 타고 가서 직접 전달하기도 했다. 디자인 뿐만 아니라 미대생다운 그림 실력을 바탕으로 카페나 식당의 벽화 그리기도 했다. 가게의 오픈 일정을 맞추기 위해서라면 추운 날씨에 진행되는 야외 작업은 물론 밤샘 작업도 가리지 않았다. 두 여성이 감당하기에는 어려운 일도 많았지만, 미대를 나왔어도 교수나 교사 이외에도 얼마든지 할 것들이 많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은 마음으로 참고 이겨냈다.

실제로 그렇다. 미술계는 정규직이라는 개념이 거의 없는 분야다. 석사, 박사 출신이 많은 고학력 분야임에도 불구하고 근무 여건이 좋지 않을 뿐만 아니라 박봉이기까지 하다. 흔히 이야기하는 잘 나가는 선배를 찾아보기도 힘들다. 미대에 왜 입학했을까를 늘 후회했지만, 그래도 미대를 다니는 동안 알게 된 확실한 한가지가 있다. “다른 사람을 따라하면 망하고, 나만의 것을 만들면 흥한다.”는 점이다. 4차 산업혁명이 논의되고 있는 요즘 정말로 중요한 것은 새로운 상상을 하는 창의력이다. 복제품으로는 세상을 정복할 수 없고, 자신만의 세계와 철학을 가지고 꾸준하게 정진할 때 비로소 빛을 볼 수 있는 세상임을 깨달았고, 경험했다.

그 고민 끝에 만든 바비샤인의 콘텐츠 중 하나가 바로 사투리 브랜드 ‘역서사소’다. ‘여기서 사세요’의 전라도 사투리인 역서사소를 영문으로 표현하면 buy here 이다. 기존의 촌스럽다는 이미지의 사투리를 귀엽고 예쁘게 디자인함으로써 오히려 적극적이고 공격적인 마케팅 전략으로 내세웠다. 처음에는 엽서와 캘린더 등 종이 문구류로 시작했지만, 지금은 볼펜, 차량 방향제. 핸드폰 케이스 등 다양한 문화 상품으로 제작하고 있다.

사투리 역시 우리 지역 전라도 사투리로 그치지 않고, 경상도와 제주도 사투리 버전도 개발해서 판매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일본에서 열리는 국제 디자인 전시회에 참가할 기회가 생겼을 때는 일본의 사투리를 활용한 콘텐츠를 제작하기도 했다. 국내를 넘어 세계적인 사투리 브랜드로 다시 태어나는 순간이었다. 지금은 바비샤인의 디자인 기획 업무만큼이나 역서사소 콘텐츠 R&D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여러 순간마다 운도 좋았고, 참 열심히도 했다. 하지만 지금까지 올 수 있었던 것은 혼자가 아니라 함께였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창업을 결심한 때부터 늘 어려움이 있었지만, 독단적인 결정이 아닌 두 사람의 논의 끝에 내린 판단은 늘 옳았다. 개인 혼자서는 결코 팀을 넘어설 수 없고, 위대한 성과는 결국 팀이 만들어낼 수 밖에 없음을 여러차례 경험했다. 생각과 기획을 하는 일이기 때문에 기계가 대신해줄 수도 없어 사람의 중요성을 알기 때문에 그만큼 서로는 서로에게 너무도 소중한 존재다. 다만 둘다 표현에 서툰 성격이라서 마음은 그렇지 않은데 간질거리는 애정표현은 잘 못하며 지내고 있다. 자고나면 그만인 일인데 그 새를 참지 못하고, 서운한 마음을 내비친 적도 여러 번 있다.

이 지면을 통해 진심을 전하고자 한다. “효미 언니가 없었다면 내가 진짜 좋아했던 게 무엇인지 아직도 몰랐을 거야. 고마워” “진아 너가 없었다면 내가 사업한다는 건 꿈에도 생각 못했을거야. 고마워.” 그들이 만든 디자인처럼 멋진 경영을 하는 바비샤인 역서사소의 김효미, 김진아 두 창업자를 진심으로 응원한다.



/강수훈 청년기자

kshcoolguy@hanmail.net



-청년문화기획자

-스토리박스 대표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 지원을 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