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청년, 청년을 말하다] <22> ‘여기는 오아시스야’ 대표 오유연씨
삭막한 도시의 오아시스 꿈꾸는 싱어송라이터
2017년 11월 21일(화) 00:00
발산마을에 자리한 ‘여기는 오아시스야’는 싱어송라이터 오유연씨가 운영하는 카페로, 오씨는 이곳에서 커피뿐 아니라 각종 전통차를 팔며 주민들에게 음악을 들려준다. 〈송재영 제공〉
너는 선인장

너에게 물을 줄게

오늘은 참 더운 여름날

이 곳, 모래 언덕에서



너는 선인장

너에게 물을 줄게

오늘도 참 심심한 여름날

우린, 이렇게 노래해



라라라라라

따가워지는 살결

라라라라라

거칠어지는 숨결



라라라라라

모래바람이부네

라라라라라

라라라라라



그곳은 푸른 야자나무아래

어린왕자가 낮잠을 잔데

그곳은 달빛 호수아래

아기고래들이 춤을춘데



너는 선인장

너에게 물을 줄게

오늘은 참 더운 여름날

이 곳, 모래 언덕에서



너는 선인장

너에게 물을 줄게

오늘도 참 심심한 여름날

우린, 이렇게 노래해





< 1집 앨범 ‘청춘’ 수록곡 >





빽빽한 빌딩 숲이 마른 사막으로 느껴질 때가 있다. 도시의 밤은 별빛을 삼킨지 오래, 현대인은 낮도, 밤도 아닌 시간을 버티며 살아간다. 생존을 위해 뾰족한 가시를 세운 선인장을 닮아간다. 여기, 사막같은 도시에 오아시스를 선물하고 싶은 청년이 있다. 싱어송라이터이자 ‘여기는 오아시스야’ 대표 오유연 씨이다.

“단어를 가지고 노는 싱어송라이터 ‘어니’입니다. 발산마을에서 카페 ‘여기는 오아시스야’를 운영하고 있어요.”

싱어송라이터로 활동하고 있는 오유연 씨의 활동명은 ‘어니’이다. 재수시절 동생들이 ‘언니’를 대신해 불러주었던 애칭이다. 어감이 좋아 뜻을 찾아보니 ‘어느 날’이라는 평안도 방언이기도 했다. 자연스레 ‘어니’라는 이름을 가지고 활동하게 되었다. 그녀는 어렸을 때부터 자신을 드러내 보이기를 좋아했다. 학교에서 무슨 일이든 적극적이며, 유쾌한 성격의 소유자로 통했다.

그러나 고등학교에 입학하며 입시 위주의 엄숙한 학교 분위기에 자신을 드러내기 힘들어졌다. 오씨는 우연히 친구와 ‘난장’콘서트에 가게 되면서 힙합을 접하고 가슴 뛰는 자신을 발견한다.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지역에서 힙합하는 친구들을 알게 되고, 여성 3인조 그룹 ‘써스펙트’를 결성했다. 이후, 지역 대회에 나가 우승하고, 데모 녹음을 하며 꿈을 키웠다.

“부모님의 적극적인 지원을 받는 순간부터 나태해지더라고요. 1년간 재수를 하면서 부모님 지원을 모두 끊고, 제 힘으로 입시 준비를 했어요. 힘들었지만 스스로 성장하는 걸 느꼈죠.”

그녀가 본격적으로 음악을 하고 싶다고 결심한 것은 고등학교 2학년 말이다. 부모님 허락을 받기 위해 용돈을 모아 케이크를 사고, 장미꽃을 준비했다. 반대하실 줄 알았던 부모님은 오히려 기뻐하며 그녀가 꿈을 키워가도록 적극 지원해 주었다.

그녀는 실용음악학원을 다니며 입시를 준비했지만, 스스로 재수를 택한다. 주변 사람들의 도움에 기대어 실력이 늘지 않은 것을 느꼈기 때문이다. 나태해지지 않기 위해 부모님의 지원을 모두 끊고, 실용음악학원에서 회계업무를 도우며 입시를 준비했다. 처음 사귄 남자친구와의 첫 이별은 아픔이기도 했지만, 미래를 향한 강력한 동력이기도 했다. 그해, 오씨는 원하던 대학 1차 수시모집에 합격하고 원하던 공부를 할 수 있게 되었다.

“어렸을 때는 워낙 힙합을 좋아해 래퍼가 될 거라고 생각했어요. 작곡 수업에서 제가 쓴 곡을 처음으로 직접 불러 제출했는데, 교수님과 친구들로부터 모두 좋은 평가를 받았어요. 작곡과 보컬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였죠.”

힙합에서 작곡과 보컬로 전향한 그녀는 졸업을 앞두고 진로에 대해 고민하고 있었다. 그때 우연히 SNS에서 ‘Have a dream’사업을 발견했다. ‘Have a dream’사업은 라이프스타일 매거진 ‘컨셉진’에서 청년들의 꿈을 지원해주는 사업이다. 그녀는 100만원의 지원금으로 첫 미니앨범 ‘청춘’을 내고, 타이틀곡 ‘아무도 들어주지 않을 노래’를 발표한다.

프리젠테이션 파일을 만드는데 익숙하지 않아 네 컷 짜리 만화를 그려 지원한 것이 대표의 눈에 띈 것이다. 그해 세 장의 미니 앨범을 냈지만, 적극적인 홍보에 나서지 못했다. 그때 힘이 되어준 것이 광주음악창작소에 인큐베이팅 사업이다. 인큐베이팅 사업은 1차에서 4차까지 오디션 방식으로 진행되며 음원에서부터 공연까지 다방면 심사가 이어지는 것이 특징이다. 오씨는 사업기간에 공연감각과 연주 실력을 향상시켜 최종심에서 동상을 수상했다.

“좋아하는 일을 하고, 열심히 아르바이트를 해도 불안정한 수입으로 생활이 힘들때 였어요. 그래서 카페를 열게 되었어요. 자작곡 ‘선인장’이라는 노래에서 모티브를 얻어 ‘여기는 오아시스야’라고 카페 이름을 지었죠.”

오씨가 발산마을과 연을 맺게 된 것은 마을 네크워크파티 ‘이웃캠프’ 덕분이다. 청년들이 어르신 댁에서 먹고 자면서 발산마을에서 하고 싶은 일을 모색하는 캠프였다. 캠프가 끝난 후, 그녀는 공공미술프리즘의 커뮤니티 센터가 있던 자리에 카페를 열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기획단은 그 뜻이 받아들였고, 오씨는 발산마을에 1호 카페를 열게 되었다.

카페사업 경험이 없던 그녀는 카페에서 오랫동안 아르바이트를 했던 친구의 도움을 받아 카페 일을 익혔다. 카페에서 커피 뿐 아니라 발산마을 어르신들이 직접 만든 쑥청차를 판매하기도 했다. 쑥청차의 인기를 실감한 그녀는 어르신들과 매실액, 레몬청을 담가 판매했다. 오씨를 손녀처럼 아끼는 어르신의 제안으로 자두청을 담가 차로 판매하며 대박을 내기도 했다.

‘여기는 오아시스야’는 동네 주민 뿐 아니라 광주 뮤지션들이 편하게 공연을 할 수 있는 장소로도 입소문이 났다. 한 달에 한 번 공연을 진행하는데, 올해는 ‘광주동네뮤직페스티벌’이 열렸다. 지난 10일에는 내년에 발표할 오씨의 미니앨범 ‘단어의 조각’ 쇼케이스가 열렸다. 단어를 선택해서 묶는 작업방식을 보여주는 앨범이라고 한다.

“긍정적으로 살자, 촌스럽게 살지 말자, 모두를 사랑하며 살자고 다짐해요.”

그녀는 프로란 자기 자신을 믿고 나아가는 것이라고 말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사랑해야 한다. 사랑하지 않는 사람은 늘 방어태세를 갖추기 마련이라며, 모두를 사랑하기 앞서 자신을 사랑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오아시스처럼 맑고 청아한 웃음을 지닌 오유연 씨의 멋진 청춘을 응원한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 지원을 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