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의 미래 자동차산업밸리] 제11부 광주형 일자리 모델 <하>독일 폭스바겐 Auto 5000프로젝트
열공하는 폭스바겐 노동자 … 작업장 혁신 이끌었다
![]() 독일 니더작센주(州) 폴프스부루크시 아우토스타트 내에 있는 폭스바겐 전시장과 출고장 전경. |
‘Auto 5000 프로젝트’는 임금 체계 변화와 고용 문제 해결이 주요 목적이긴 했지만, 근본적으로는 혁신적인 작업장 변화에 의한 생산성 향상이 우선이었다.
임금과 노동시간에 대한 노조 측의 양보교섭이 Auto 5000 프로젝트의 성공을 이끈 부분이 있지만, 노동자들이 더 많은 자율과 권한, 책임, 숙련된 기술의 팀워크 등이 노농자들의 노동 동기를 높여줬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노동자들의 자발적인 토론과 품질개선, 팀별 토의 등을 통한 작업장 혁신은 이 프로젝트의 가장 큰 성과로 평가된다. 또한, 이 과정에 지방자치단체인 폴프스브르크시와 폭스바겐사의 직무능력훈련시스템 지원과 창업지원, 지역경제진흥 등의 사업도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자치단체 역할도 중요=폭스바겐은 노사 합의를 통해 Auto 500 프로젝트를 독립적으로 수행할 ‘Auto 5000 Gmbh’이라는 별도 법인을 2001년 만든다.
볼프스부르크 공장에 3만3000여명, 하노버 공장에 1만7000여명의 노동자를 고용하고, 신 SUV모델인 ‘투우란(Touran)’을 생산하게 된다.
이 과정에 자치단체인 볼프스부르크시가 적극적으로 나선다. 지역 고용센터와 협업해 실업자들의 직무능력 훈련 시스템을 적극 지원하게 되고, 폭스바겐과 볼프스부르크시가 공동 출자한 (주)볼프스부르크 AG를 설립해 ‘아우토비지온 프로젝트(AutoVision Project)’를 실행한다.
아우토비지온 프로젝트는 볼프스부르크시의 경제구조와 고용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역경제진흥 사업, 창업지원, 부품단지조성, 오락·레저산업 진흥, 인력서비스의 4개 분야로 나뉘어 사업을 진행하는 프로젝트다.
(주)볼프스부르크 AG는 이 과정에 폭스바겐의 인력 매니저로서의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인력 개선을 하는 데 노력을 기울인 것이다.
볼프스부르크시는 Auto 5000 프로젝트가 추진되면서 저임금 속에 실업률이 감소함에 따라 성공한 정책으로 판단하고 있고, 실업자 교육에 투입되는 상당한 비용도 아깝지 않다는 평가를 하고 있다.
◇노사 모두를 만족시킨 작업장 혁신 성과=Auto 5000 직원들은 매주 3시간씩 자율적인 그룹 토의시간을 가졌다. 숙련된 기술에 대한 학습부터 작업장 혁신방안, 품질 개선 등의 팀별 토의가 활성화됐다.
그룹리더는 구성원들이 선출하고, 지속적인 숙련교육을 통해 전문가적 자질을 갖추는 등 노동자들 스스로 품질 개선에 앞장섰다. 노동자들이 단순 조립만이 아닌 창의성을 발휘하는 공장혁신의 주체가 되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한, 더 많은 숙련을 필요로 하는 팀제는 작업에 흥미를 더해주면서 생산성 향상의 기본 조건인 노동자들의 동기부여를 높여줬고, 생산과정에서 효율성과 품질의식이 높아졌다는 평가도 있다.
이에 따라 Auto 5000 직원들은 상당한 자부심과 자신의 일에 대해 매우 만족해 했고, Auto 5000 프로젝트가 마무리될 당시에는 생산성 증가로 이어졌다.
독일 폭스바겐 ‘Auto 5000프로젝트’의 배경과 내용 등을 연구·평가한 독일 괴팅겐 대학 사회학연구소 미하일 쿨만(Michael Kuhlmann) 박사는 “노동자들이 매주 3시간씩 학습과 토의를 하면서 여러가지 혁신 프로젝트를 추진했었다”면서 “100여 개 이상의 혁신적 기술 부분이 이뤄진 것으로 평가된다”고 분석했다.
◇실업률은 낮췄지만, 미완의 과제 아쉬움=2001년 ‘Auto 5000 프로젝트’가 시작되면서 기존 폭스바겐 노동자들은 기존 임금 체계를 유지했지만, 2003년 이후 입사한 노동자들은 ‘Auto 5000 Gmbh’ 노동자 수준의 임금으로 하향됐다. 당시에 가능했던 배경은 벤츠와 BMW 등 독일 유명 자동차업체들이 임금을 모두 하향 조정하면서 큰 문제는 없었다. 이후 지난 15년간 폭스바겐의 임금 체계는 신규 노동자에 한해 전반적으로 낮아지는 결과로 이어졌다. 이 때문에 실업률은 낮아졌지만, 임금은 하향 평준화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 2001년 시작부터 전 세계 국가와 기업, 노동계의 주목을 받았던 Auto 5000프로젝트는 7년만인 2008년 막을 내렸다. 별도 법인이었던 ‘Auto 5000 Gmbh’가 폭스바겐으로 합병됐다.
하지만, 합병된 뒤 Auto 5000 프로젝트의 작업장 혁신 프로젝트들이 폭스바겐 작업장에 적용되지 않으면서 100여개 이상의 혁신 프로젝트 중 80%가 사라졌다는 아쉬움을 남기고 있다.
미하일 쿨만(Michael Kuhlmann) 박사는 “어렵게 노사민정이 합의한, 그리고 노조의 많은 양보가 있었던 프로젝트가 일시적으로 끝나고, 추진 과정에서 만들어졌던 많은 혁신 프로젝트들이 사라지게 된 것은 이 프로젝트의 가장 아쉬운 점”이라고 평가했다.
◇광주형 일자리 정책의 문제점과 대안=지역 노동계에서는 광주형 일자리 정책에 노동권이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하고 있다.
사회적 대타협이 이뤄져 광주형 일자리 정책이 추진되더라도 노동자 입장에서 감시하고 보완할 주체가 없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예를 들면 Auto 5000프로젝트는 약속한 8년의 기간이 지난 뒤 간접고용된 4000여명의 노동자 모두를 폭스바겐에 직접 고용했지만, 한국 노사문화에서 이를 규제할 노조의 무기가 없다는 것이다.
미하일 쿨만(Michael Kuhlmann) 박사는 “Auto 5000프로젝트는 무엇보다 노사와 지역사회의 공생관계가 우선이라는 점에서 당시 독일 경제상황과 함께 독일 내 노사 문화가 이를 가능하게 했지만, 현재 한국 노사 문화에서 광주형 일자리가 가능할지는 의문시된다”고 평가했다.
<끝>
/cki@kwangju.co.kr
임금과 노동시간에 대한 노조 측의 양보교섭이 Auto 5000 프로젝트의 성공을 이끈 부분이 있지만, 노동자들이 더 많은 자율과 권한, 책임, 숙련된 기술의 팀워크 등이 노농자들의 노동 동기를 높여줬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자치단체 역할도 중요=폭스바겐은 노사 합의를 통해 Auto 500 프로젝트를 독립적으로 수행할 ‘Auto 5000 Gmbh’이라는 별도 법인을 2001년 만든다.
볼프스부르크 공장에 3만3000여명, 하노버 공장에 1만7000여명의 노동자를 고용하고, 신 SUV모델인 ‘투우란(Touran)’을 생산하게 된다.
아우토비지온 프로젝트는 볼프스부르크시의 경제구조와 고용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역경제진흥 사업, 창업지원, 부품단지조성, 오락·레저산업 진흥, 인력서비스의 4개 분야로 나뉘어 사업을 진행하는 프로젝트다.
(주)볼프스부르크 AG는 이 과정에 폭스바겐의 인력 매니저로서의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인력 개선을 하는 데 노력을 기울인 것이다.
볼프스부르크시는 Auto 5000 프로젝트가 추진되면서 저임금 속에 실업률이 감소함에 따라 성공한 정책으로 판단하고 있고, 실업자 교육에 투입되는 상당한 비용도 아깝지 않다는 평가를 하고 있다.
◇노사 모두를 만족시킨 작업장 혁신 성과=Auto 5000 직원들은 매주 3시간씩 자율적인 그룹 토의시간을 가졌다. 숙련된 기술에 대한 학습부터 작업장 혁신방안, 품질 개선 등의 팀별 토의가 활성화됐다.
그룹리더는 구성원들이 선출하고, 지속적인 숙련교육을 통해 전문가적 자질을 갖추는 등 노동자들 스스로 품질 개선에 앞장섰다. 노동자들이 단순 조립만이 아닌 창의성을 발휘하는 공장혁신의 주체가 되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한, 더 많은 숙련을 필요로 하는 팀제는 작업에 흥미를 더해주면서 생산성 향상의 기본 조건인 노동자들의 동기부여를 높여줬고, 생산과정에서 효율성과 품질의식이 높아졌다는 평가도 있다.
이에 따라 Auto 5000 직원들은 상당한 자부심과 자신의 일에 대해 매우 만족해 했고, Auto 5000 프로젝트가 마무리될 당시에는 생산성 증가로 이어졌다.
독일 폭스바겐 ‘Auto 5000프로젝트’의 배경과 내용 등을 연구·평가한 독일 괴팅겐 대학 사회학연구소 미하일 쿨만(Michael Kuhlmann) 박사는 “노동자들이 매주 3시간씩 학습과 토의를 하면서 여러가지 혁신 프로젝트를 추진했었다”면서 “100여 개 이상의 혁신적 기술 부분이 이뤄진 것으로 평가된다”고 분석했다.
◇실업률은 낮췄지만, 미완의 과제 아쉬움=2001년 ‘Auto 5000 프로젝트’가 시작되면서 기존 폭스바겐 노동자들은 기존 임금 체계를 유지했지만, 2003년 이후 입사한 노동자들은 ‘Auto 5000 Gmbh’ 노동자 수준의 임금으로 하향됐다. 당시에 가능했던 배경은 벤츠와 BMW 등 독일 유명 자동차업체들이 임금을 모두 하향 조정하면서 큰 문제는 없었다. 이후 지난 15년간 폭스바겐의 임금 체계는 신규 노동자에 한해 전반적으로 낮아지는 결과로 이어졌다. 이 때문에 실업률은 낮아졌지만, 임금은 하향 평준화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 2001년 시작부터 전 세계 국가와 기업, 노동계의 주목을 받았던 Auto 5000프로젝트는 7년만인 2008년 막을 내렸다. 별도 법인이었던 ‘Auto 5000 Gmbh’가 폭스바겐으로 합병됐다.
하지만, 합병된 뒤 Auto 5000 프로젝트의 작업장 혁신 프로젝트들이 폭스바겐 작업장에 적용되지 않으면서 100여개 이상의 혁신 프로젝트 중 80%가 사라졌다는 아쉬움을 남기고 있다.
미하일 쿨만(Michael Kuhlmann) 박사는 “어렵게 노사민정이 합의한, 그리고 노조의 많은 양보가 있었던 프로젝트가 일시적으로 끝나고, 추진 과정에서 만들어졌던 많은 혁신 프로젝트들이 사라지게 된 것은 이 프로젝트의 가장 아쉬운 점”이라고 평가했다.
◇광주형 일자리 정책의 문제점과 대안=지역 노동계에서는 광주형 일자리 정책에 노동권이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하고 있다.
사회적 대타협이 이뤄져 광주형 일자리 정책이 추진되더라도 노동자 입장에서 감시하고 보완할 주체가 없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예를 들면 Auto 5000프로젝트는 약속한 8년의 기간이 지난 뒤 간접고용된 4000여명의 노동자 모두를 폭스바겐에 직접 고용했지만, 한국 노사문화에서 이를 규제할 노조의 무기가 없다는 것이다.
미하일 쿨만(Michael Kuhlmann) 박사는 “Auto 5000프로젝트는 무엇보다 노사와 지역사회의 공생관계가 우선이라는 점에서 당시 독일 경제상황과 함께 독일 내 노사 문화가 이를 가능하게 했지만, 현재 한국 노사 문화에서 광주형 일자리가 가능할지는 의문시된다”고 평가했다.
<끝>
/cki@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