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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창고 '아트시네마'] ⑨ ‘스튜디오 28’ ‘뤼세르네르’
몽마르트 예술극장 … 황홀한 상영관은 장 콕도가 직접 디자인
2016년 12월 02일(금) 00:00
파리 몽마르트에 자리한 ‘스튜디오 28’의 상영관은 이 극장의 후원자이기도 했던 장 콕도가 디자인했다.
[스튜디오 28]

‘예술가들의 고향’ 몽마르트에 자리한 ‘스튜디오 28’은 많은 아티스트들이 교류했던 장소였고, 지금도 예술인들의 발길이 이어지는 문화 공간이다.

‘스튜디오 28’은 1928년 장 플라스드 모끌레르가 문을 연 게 그 출발로 ‘파리 최초의 아방가르드 극장’으로 꼽힌다. 장 콕도, 루이스 부뉴엘 등 문학가, 영화인들이 모여들면서 ‘예술인들의 만남의 장소’로 이름을 높였다.

붉은 풍차로 유명한 물랭루즈 인근에 자리한 극장은 1948년 룰로 형제가 운영을 맡으면서 전성기를 구가한다. 그들은 루이스 부뉴엘의 작품을 적극적으로 상영하고 그림과 사진 전시, 재즈 콘서트 등을 열며 ‘스튜디오 28’을 명소로 만들었다.

‘스튜디오 28’(170석)은 파리 예술영화관으로는 드물게 상영관이 하나 뿐인 ‘단관 극장’이다. 소박한 극장 입구로 들어서면 극장의 역사가 고스란히 느껴진다. 찬찬히 극장을 둘러보는 것만으로도 흥미롭다. 극장 벽면엔 연륜을 느낄 수 있는 장 콕도 등의 사진들이 전시돼 있고, 유명 예술가들의 발 모양을 찍어 놓은 동판들도 보인다. 잉그리드 버그만, 알프레드 히치콕 등 헐리우드 스타들의 대형 판넬도 반갑다.

극장 입구에 놓인 사진 촬영 기계도 인상적이다. 1950년 영화 사진들을 촬영했던 ‘Harcourt’ 파리 스튜디오 요청에 따라 설치해둔 것으로 1950∼60년대 배우처럼 사진을 찍을 수 있어 관객들에게 인기다.

무엇보다 ‘스튜디오 28’에서 눈에 띄는 건 멋진 상영관이다. 사실, 상영관 안은 특별한 ‘무엇’을 만들기 어려운 공간이다. 하지만 이 상영관에 들어서면 잠시 ‘동화의 세계’에 온 듯한 느낌이 든다. 알록달록한 색깔의 고깔 모양 조명이 어우러진 샹들리에와 자주빛 의자, 푸른 조명, 붉은 벨벳 가림막까지 아름답다. 상영관은 ‘스튜디오 28’의 후원자였던 세계적인 문호 장 콕도가 직접 디자인했다. 극장에는 또 파티 등을 할 수 있는 작은 식당과 야외 테라스, 정원도 자리하고 있다.

‘스튜디오 28’은 1969년 프랑스에서 처음으로 회원제를 도입한 극장이기도 하다. 아버지에 이어 극장을 운영하고 있는 알랭 룰로는 “관객 커뮤니티 원조 극장으로 지금도 그 전통은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곳에서는 작가영화와 기존 극장에서 개봉한 뒤 3∼4주차가 지난 영화들도 함께 상영한다. 오후 3시는 은퇴자, 오후 5시는 구직자나 실업자, 오후 7시는 직장인 등 타겟을 정해 프로그램을 짜는 등 전략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또 다양한 정보를 담은 뉴스레터도 꾸준히 발간한다.

극장은 ‘몽마르트’가 갖고 있는 지역 특성을 활용해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몽마르트엔 ‘보보스족’이 많고 오래 거주한 토박이들도 많은 수를 차지하고 있다.

매주 화요일에는 시사회를 개최하고 일요일에는 감독 등 예술인들과 만나는 ‘씨네클럽’을 운영한다. 10월 말에는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감독 클로드 를루슈 감독이 함께 자리했다. 수요일은 어린이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오후 3시 영화를 상영하고 생일 파티 등 다양한 이벤트도 함께 마련한다.

‘스튜디오 28’ 역시 경영난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공적 지원금을 받고 있지만 전체 예산의 8∼10% 수준이고 대관과 카페 운영으로 20% 정도를 충당한다.

“몽마르트는 전통적으로 마을 공동체 느낌이 강한 곳이다. 그래서 고정 관객이 많다. 극장은 돈 벌려고 여는 게 아니다. 극장 건물을 소유하고 있어 지금까지 운영이 가능했다. 이곳에서는 영화도 상영하고 전시와 음악회도 열린다. 많은 사람들이 극장에 머물다 가면 좋겠다. 사람들에게 행복을 주는 공간으로 만들고 싶다.”

알랭 대표의 바람처럼 이날 인터뷰를 진행했던 야외 테라스에서는 그와 눈인사를 나눈 노년의 부부가 조용히 앉아 커피를 마시며 책을 읽고 있었다.



[뤼세르네르]

‘뤼세르네르’(LUCERNAIRE)’는 영화관과 공연장, 갤러리, 연극 학교가 함께 어우러진 복합 문화공간이다.

1960년대 문을 연 용접 기계 제작 공장을 1975년 리노베이션해 사용하고 있으며 전체적인 공간 컨셉은 파리 도심 풍경이다. 바닥은 돌길로 이뤄져 있고 오래전 파리를 떠올릴 수 있는 가스등도 놓아두었다.

‘뤼세르네르’는 극장 3곳(56석 2곳, 42석 1곳)과 공연장 3곳 (50석 1곳, 110석 2곳)을 갖추고 있다. 지난 2004년부터 운영을 맡고 있는 출판사가 출간하는 책을 전시·판매하기 위해 세느강변 책 판매상인 부키니스트 컨셉을 딴 작은 서점도 운영 중이다. 수익 사업으로 레스토랑과 함께 극장이 문을 열기 전부터 밤 늦게까지 이용할 수 있는 대중적인 바도 운영하는 게 특징이다.

영화관에서는 작가영화와 학술적 접근이 필요한 영화들을 상영하며 인근 대학과 파트너십을 유지하고 대형 멀티 체인과 연계한 할인 제도도 운영하고 있다. 공연장은 연극에 집중하면서 음악극 등도 함께 무대에 올리고 있으며 연간 관람객은 13만명 수준이다. 이곳 역시 어린이들을 위한 영화와 공연을 꾸준히 선보이면서 ‘미래의 예술 관객’을 키워가고 있다.

/mekim@kwangju.co.kr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 지원을 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