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⑧ 프랑스 소피아 앙티폴리스] 휴양지야? 산단이야?
2016년 06월 13일(월) 00:00
올해로 47주년을 맞는 소피아 앙티폴리스는 개발제한구역을 그대로 보존하고 건물이나 도로로 사용되는 부지는 면적의 10%를 유지하게 하는 등 친환경적 단지 조성에 노력을 기울였다. 건축시 주변 환경과 조화를 위해 건물이 4층 이상 12m를 넘지 않아 1500여개 연구소와 기업들이 입주해 있지만 숲 속에 둘러 싸여 마치 휴양림에 온 듯한 착각마저 일으키고 있다. /니스=최현배기자 choi@kwangju.co.kr
올해로 47주년을 맞는 소피아(Sophia) 앙티폴리스(Antipolis)는 파리에서 비행기로 1시간 30분 거리에 있는 휴양도시 니스 배후에 위치에 있다. 파리의 회색빛 도시 분위기와 달리 니스의 첫 느낌은 맑고 투명한 공기와 따사로운 햇살이 가득한 곳으로 이런 휴양도시에 최첨단 산업단지가 있을까라는 의문마저 들게 한다. 하지만 니스에서 차량으로 30여분을 이동해 찾아간 소피아 앙티폴리스는 우리가 생각하는 정형화되고 삭막할 수 있는 산업단지와는 거리가 멀었다. 마치 아름답게 조성된 휴양림에 온 듯한 착각마저 들게 했다.

특히 도시계획법에 의해 개발제한구역을 그대로 보존하고 건물이나 도로로 사용되는 부지는 총 면적의 10%를 유지하게 하는 등 친환경적 단지 조성에 기울인 노력이 곳곳에 묻어났다. 각 회사의 특성을 살려 건축된 다양한 모양의 건축물들은 숲과 조화를 이루며 자리잡고 있었다. 건축 시 주변 환경과의 조화를 고려해 주변 지형보다 높은 건물을 짓지 못하게 규제해 4층이상 12m 를 넘는 건물은 찾아 볼수 없어 나주혁신도시의 모습을 그렸던 필자의 우매함을 꾸짖는 듯 했다. 이곳에서 연구하고 근무하는 이들은 따로 별장을 가질 필요가 없을 정도다. 쾌적한 공기와 햇살, 그리고 바람소리와 잘가꿔진 숲은 소피아 앙티폴리스가 가진 최고의 자산 중의 하나였다.



이처럼 천혜의 장소에 위치한 소피아 앙티폴리스는 지리적으로도 나주와 닮아 있다. 이 도시는 프랑스 파리에서 남쪽으로 800㎞ 떨어진 중소도시로서 지중해와 알프스 남부산맥 사이의 남부 해안지역에 위치한 휴양도시 니스 (Nice)와 영화제로 유명한 칸느(Cannes)의 배후지역에 위치해 있다. 1960년대 이전엔 농업 관광산업으로만 유지되던 이 도시는 1969년 프랑스 최초의 산업집적지로 설립된 후 산업단지가 조성됐고, 파리에 국한된 국토의 불균형 해소를 위한 지역혁신거점 육성의 필요성에 의해 프랑스 남부지역의 기술집약적 산업거점으로 조성됐다.

‘지혜의 도시’를 뜻하는 이 도시는 인구 35만명, 단지규모 690만평에 1500여개 기업체가 입주하고 있으며, 종사자수 3만6000명이 근무하고 있다. 개발에 착수한지 30년이 지난 1998년에는 세계 10대 지식기반선도지역의 하나가 됐고, 유럽 3대 지식기반 선도지역 중 하나로 선정될 정도로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특히 해마다 400개 이상의 일자리가 새로 만들어지고 있으며 편리한 교통과 전기·통신시설 및 훌륭한 교육·보건시설을 갖추고 있어 유럽에서 가장 모범적인 연구도시로 급성장하고 있다.

소피아 앙티폴리스 건설은 지역상공회의소와 민관협력기구가 주도를 했고, 이 과정에서 중앙정부가 조건부 지원을 내세워 적극개입함으로써 완성될 수 있었다.

이곳에는 프랑스 국립과학연구원(CNRS)과 국립농학연구소, 마이크로소프트(MS), 탈레스등 1500개 연구소와 기업들이 입주해 있다. 독일, 이태리, 핀란드의 등의 나라들의 통신 관련 대학이 공동 설립한 연구기관인 ‘유레컴 (Eurecom)도 이곳에 있다.

마이크로소프트(MS)가 니스대학 교수와 학생들에게 소프트웨어 관련 강좌, 토론회를 제공하는 등 다양한 산학교류가 이뤄지고 있고 각 분야 연구원 100여명이 아침 식사를 같이하며 아이디어를 공유하는 ’카페 소피아’란 프로그램도 있다.

소피아 앙티폴리스의 이같은 성공 요인은 몇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우선 30년 이상을 내다본 미래지향적인 혜안과 관광 여건뿐 아니라 연구·개발 분야에 종사하는 고급인력이 선호하는 양호한 입지조건을 선택했기에 가능했다. 또한 지방분권과 분산 정책, 인프라 개발과 연구 지원 등 중앙과 지방 정부의 계획과 제도적 지원이 있었기때문이다. 이러한 점은 나주 빛가람혁신도시와 에너지밸리가 본보기로 삼아야 할 성공요인으로 볼 수 있다.

특히 30년 이상을 내다보고 고급 인력이 선호하는 양호한 입지조건을 찾고, 중앙과 지방정부의 지원 아래 성공을 거둘 수 있었던 점은 아직 정주여건도 제대로 갖추지 못한 우리에게는 큰 교훈으로 삼아야 할 요인이다. 기업들이 들어오기 위해서는 정주여건 조성은 가장 기본적인 사항인데도 나주빛가람혁신도시와 에너지밸리는 아직도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있어 입주기업들로부터 외면받고 있는 형편으로 더욱 주목해야 할 사항이다.

소피아 앙티폴리스는 이러한 점을 주목하고 잘 살폈다. 초기 인구 4만명 도시로 계획해 리조트풍의 주택, 테니스코트, 풀, 골프코스 쇼핑센터, 극장, 미술관, 호텔, 학교 등을 건설해 고급 인력이 선호하는 삶의 질을 높이는 환경 조성에 힘썼다. 신도시로 볼 수 있는 이 곳은 그 내부에 9홀의 골프 코스 2개, 18홀의 골프 코스 1개 등이 자리하는 등 고급인력들의 여가생활을 보장하고 있다. 그래서인지 소피아 앙티폴리스의 거주민들 가운데 약 70%는 단지 내 근무와 상관없는 니스, 앙티브, 칸, 그라스 등 외부인으로 구성 돼 있다. 휴양림이나 별장과 같은 좋은 주거환경과 명문대학 등 월등한 교육환경은 소피아 앙티폴리스와 관련이 없는 이웃 지역민들에게까지 매력적인 모습으로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입주해 있는 기업들에게도 최고의 근무환경을 위해 입주업체 간 격리 배치하고 환경을 저해하는 업종은 배제하고 있다. 게다가 건축물 규제로 인해 지상 4층 이상 건물을 지을 수 없어 모든 건물들이 숲속에 포근히 안겨 있는 모습이다.

/프랑스 니스=최재호기자 lion@kwangju.co.kr

/사진=최현배기자 choi@kwangju.co.kr



---------------------------------------------

※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 취재 지원으로 작성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