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대표도서관 붕괴, 공공 공사의 제도적 구멍이 빚은 人災”
  전체메뉴
“광주대표도서관 붕괴, 공공 공사의 제도적 구멍이 빚은 人災”
광주시의회 22일 원인 진단 토론회…설계·시공·감리까지 총체적 부실
공사 중 구조안전성 검토조차 누락…구조기술사 협력 의무화 등 필요
2025년 12월 21일(일) 19:15
‘광주대표도서관’ 신축 공사장 붕괴 사고는 ‘공공 공사의 제도적 구멍’이 빚어낸 인재(人災)라는 분석이 나왔다.

특히 수백 억원의 혈세가 투입된 관급 공사 현장이 민간 공사보다 못한 안전 관리 시스템으로 운영됐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정준호(광주 북구갑) 의원과 신수정 광주시의회 의장이 22일 오전 10시 광주시의회에서 개최하는 ‘광주대표도서관 공사장 붕괴 원인·대책 진단 긴급토론회’에서 김영민 한국건축구조기술사회 회장은 ‘대표도서관’ 붕괴는 설계부터 시공, 감리에 이르기까지 총체적 부실이 누적된 결과라는 주제발표를 한다.

김 회장은 사고 현장의 경우 기둥 없이 48m 길이를 가로지르는 장스팬(Long-span) 트러스 구조로 설계됐고 이 트러스의 빗변 부재(사재)에는 중형차 300대 무게에 해당하는 500여t(5000kN)의 인장력(당기는 힘)이 발생하는데, “막대한 힘을 전달해야 할 용접부가 불량해 먼저 파단되면서 연쇄 붕괴의 시발점이 되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분석했다.

또 무지보(지지대 없는) 공법의 특성상 콘크리트 타설 시 무게 균형을 맞추는 것이 절대적으로 중요하지만, 현장에서는 콘크리트가 한쪽으로 쏠리는 ‘편심 타설’이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는 게 김 회장 분석이다.

더욱이 콘크리트가 굳기 전 액상 상태일 때의 하중을 계산하는 ‘공사 중 구조안전성 검토’조차 누락됐다는 것이 김회장의 평가다.

두 번째 발제자로 나서는 박홍근 포유건축사 대표는 이번 사고를 1994년 성수대교 붕괴 사고와 비교하며 한국 건설 생태계의 후진성을 꼬집을 예정이다.

박 대표는 “31년 전 무너진 성수대교의 트러스 길이도 이번 사고와 동일한 48m였다”며 “국제현상설계를 통해 외관은 국제 수준의 작품을 지향했지만, 실제 시공과 관리 시스템은 그에 미치지 못 하는 현실이 참사를 불렀다”고 비판했다. 전문가들은 재발 방지를 위해 공공 발주 특수구조물에 대한 구조기술사 협력 의무화 공사 중(가설) 구조안전성 검토 제도화 주요 접합부에 대한 원설계자 승인 제도 도입 등 3대 핵심 대책을 제안했다.

/정병호 기자 jusbh@kwangju.co.kr

핫이슈

  • Copyright 2009.
  • 제호 : 광주일보
  • 등록번호 : 광주 가-00001 | 등록일자 : 1989년 11월 29일 | 발행·편집·인쇄인 : 김여송
  • 주소 : 광주광역시 동구 금남로 224(금남로 3가 9-2)
  • TEL : 062)222-8111 (代) | 청소년보호책임자 : 채희종
  • 개인정보취급방침
  • 광주일보의 모든 컨텐츠를 무단복제 사용할 경우에는 저작권법에 의해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