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도움이 누군가에게 닿기를…‘맥가이버 봉사단’
“손으로 전하는 봉사, 마음으로 이어갑니다”
광주 남구 봉사단, 복지 사각지대에 온기 전해
광주 남구 봉사단, 복지 사각지대에 온기 전해
![]() 전문강사의 도움을 받아 ‘맥가이버 봉사단’이 방충망을 교체하고 있는 모습 |
“형광등은 교체해봤고요, 이번엔 방충망을 배웠어요. 배우다 보니 7년이 훌쩍 지났네요.”
광주 남구 효덕동에 사는 오혜자(63)씨는 지난달 27일 열린 ‘맥가이버 봉사단’ 2차 교육에서 방충망 교체 방법을 익혔다. 지난 1차 교육에서는 형광등을 바꾸는 법을 배운 터다. ‘봉사 7년 차’라는 경력은 결코 짧지 않다.
오 씨는 “하루하루 봉사하다 보니 어느새 시간이 이렇게 됐네요”라며 웃었다.
광주시 남구는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주민들을 돕기 위해, 간단한 생활 수리 기술을 배우는 ‘맥가이버 봉사단’ 양성에 나섰다.
지난 27일 남구청에서 열린 ‘2025년 맥가이버 양성교육 2차시’ 수업에는 총 17명의 주민이 참여해 찢어진 방충망을 새것으로 교체하는 방법을 익혔다.
교육 현장은 분주했지만, 표정만큼은 여유로웠다. 주민들은 둘씩 짝을 지어 찢어진 샤시 방충망을 뜯어내고 재단한 새 방충망을 고무 가스켓으로 고정했다. 층이 있는 롤러와 뾰족한 롤러를 사용해 마무리까지 꼼꼼하게 다듬었다. 현장에 배치된 전문 강사 이성훈 씨의 도움을 받아 어르신들은 능숙하게 과제를 완수했다. “배우기 어렵다” “하기 싫다”는 말 한마디 없이, 현장엔 웃음이 가득했다.
맥가이버 봉사단은 남구청으로 밀려드는 집수리 요청에서 출발했다.
기술 자격증이 없어도 일정 수준의 수리 기술을 익히면 도움이 될 수 있다는 판단 아래, 일반 주민을 준전문가로 키우는 방향으로 기획됐다.
방충망 교체 외에도 전등·스위치·콘센트 교체·변기 수압 조절·문손잡이와 도어락·초인종 교체·가스 타이머 설치 등 다양한 수리 항목이 교육 과정에 포함돼 있다.
총 7차시로 구성된 교육은 지난 7일 1차 교육을 시작으로 오는 11월 25일에 마무리될 예정이다. 이후에는 실제 집수리가 필요한 가구를 방문해 실습도 진행할 계획이다.
남구 대촌동에 거주하는 고광필씨(63)는 ‘맥가이버 봉사단’ 단장을 맡고 있다.
고씨는 대학에서 건축을 전공했고 리모델링 관련 직종에서 20년 넘게 몸담았다.
그는 “지금 배우는 건 그리 어렵지 않다”며 익숙한 기술을 다시 꺼내 봉사로 이어가다 보니 그 자체로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봉사자들의 공통점은 대부분 이전에도 봉사를 해본 경험이 있다는 점이다. 효덕동 봉사단 단장 장세득씨(71)는 “35살 때 광주에 올라와 반찬 만들어 어르신들께 나눠 드리는 봉사를 했다”며 “맛있게 드시는 모습만 봐도 기뻤다”고 회고했다.
지난해 동 행정복지센터에서 우연히 맥가이버 봉사단을 소개받고 참여하게 된 그는 지금도 봉사 현장을 떠날 수 없다고 말했다.
오혜자씨도 처음엔 친구의 추천으로 봉사단에 참여했지만 지금은 지역 곳곳을 누비는 ‘열혈 봉사자’다.
지역사회보장협의체·적십자·그린리더·자율방범대·빛고을전남대병원·빛고을노인건강타운 등 다양한 단체에서 활동하고 있다.
그린리더에서는 탄소중립을 위한 환경 봉사를, 적십자에서는 임동 봉사관에서 배식과 청소를 돕는다. 독거노인을 위한 ‘고독사 이웃지기단’ 활동에도 참여해 말벗이 되어주고 필요한 것이 없는지 살핀다.
오씨는 “가끔 시댁인 고흥에 가면 전기가 나갈 때가 있어요. 그럴 때 1차 교육에서 배운 형광등 교체 기술이 도움이 됐어요”라며 직접 기술을 적용해본 뿌듯함을 전했다.
그는 여기서 멈추지 않고, 앞으로 어린이 돌봄도 자신의 봉사 리스트에 추가할 계획이다.
봉사자들이 자발적인 활동을 통해 느끼는 감정은 ‘보람’이었다.
오씨는 “많이 할 땐 (봉사를) 하루 3~4시간씩 해요. 몸은 피곤해도 봉사를 마치고 나면 왠지 모르게 활기가 돌아요”라고 말했다.
고광필씨 (63) 역시 “돌아가신 부모님을 떠올리며, 제가 가진 재능으로 봉사하고 싶어요”라며 자신의 봉사 철학을 밝혔다.
남구청 7979센터 팀장 김진씨(49)는 “어르신들이 또 다른 취약계층을 위해 봉사하시는 걸 보면 괜스레 마음이 따뜻해진다”며 “남구는 아직도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개발 취약지역이 많다”고 봉사의 중요성을 재차 말했다.
/글·사진=정경선 인턴기자 redvelvet2761@naver.com
광주 남구 효덕동에 사는 오혜자(63)씨는 지난달 27일 열린 ‘맥가이버 봉사단’ 2차 교육에서 방충망 교체 방법을 익혔다. 지난 1차 교육에서는 형광등을 바꾸는 법을 배운 터다. ‘봉사 7년 차’라는 경력은 결코 짧지 않다.
광주시 남구는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주민들을 돕기 위해, 간단한 생활 수리 기술을 배우는 ‘맥가이버 봉사단’ 양성에 나섰다.
지난 27일 남구청에서 열린 ‘2025년 맥가이버 양성교육 2차시’ 수업에는 총 17명의 주민이 참여해 찢어진 방충망을 새것으로 교체하는 방법을 익혔다.
교육 현장은 분주했지만, 표정만큼은 여유로웠다. 주민들은 둘씩 짝을 지어 찢어진 샤시 방충망을 뜯어내고 재단한 새 방충망을 고무 가스켓으로 고정했다. 층이 있는 롤러와 뾰족한 롤러를 사용해 마무리까지 꼼꼼하게 다듬었다. 현장에 배치된 전문 강사 이성훈 씨의 도움을 받아 어르신들은 능숙하게 과제를 완수했다. “배우기 어렵다” “하기 싫다”는 말 한마디 없이, 현장엔 웃음이 가득했다.
![]() 남구청에서 27일 진행된 ‘2025 맥가이버 양성교육 2차시’ |
기술 자격증이 없어도 일정 수준의 수리 기술을 익히면 도움이 될 수 있다는 판단 아래, 일반 주민을 준전문가로 키우는 방향으로 기획됐다.
방충망 교체 외에도 전등·스위치·콘센트 교체·변기 수압 조절·문손잡이와 도어락·초인종 교체·가스 타이머 설치 등 다양한 수리 항목이 교육 과정에 포함돼 있다.
총 7차시로 구성된 교육은 지난 7일 1차 교육을 시작으로 오는 11월 25일에 마무리될 예정이다. 이후에는 실제 집수리가 필요한 가구를 방문해 실습도 진행할 계획이다.
남구 대촌동에 거주하는 고광필씨(63)는 ‘맥가이버 봉사단’ 단장을 맡고 있다.
고씨는 대학에서 건축을 전공했고 리모델링 관련 직종에서 20년 넘게 몸담았다.
그는 “지금 배우는 건 그리 어렵지 않다”며 익숙한 기술을 다시 꺼내 봉사로 이어가다 보니 그 자체로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봉사자들의 공통점은 대부분 이전에도 봉사를 해본 경험이 있다는 점이다. 효덕동 봉사단 단장 장세득씨(71)는 “35살 때 광주에 올라와 반찬 만들어 어르신들께 나눠 드리는 봉사를 했다”며 “맛있게 드시는 모습만 봐도 기뻤다”고 회고했다.
지난해 동 행정복지센터에서 우연히 맥가이버 봉사단을 소개받고 참여하게 된 그는 지금도 봉사 현장을 떠날 수 없다고 말했다.
오혜자씨도 처음엔 친구의 추천으로 봉사단에 참여했지만 지금은 지역 곳곳을 누비는 ‘열혈 봉사자’다.
지역사회보장협의체·적십자·그린리더·자율방범대·빛고을전남대병원·빛고을노인건강타운 등 다양한 단체에서 활동하고 있다.
그린리더에서는 탄소중립을 위한 환경 봉사를, 적십자에서는 임동 봉사관에서 배식과 청소를 돕는다. 독거노인을 위한 ‘고독사 이웃지기단’ 활동에도 참여해 말벗이 되어주고 필요한 것이 없는지 살핀다.
![]() 2인 1조가 되어 ‘맥가이버 봉사단’이 층이 있는 롤러를 이용해 방충망 호스를 교체중이다 |
그는 여기서 멈추지 않고, 앞으로 어린이 돌봄도 자신의 봉사 리스트에 추가할 계획이다.
봉사자들이 자발적인 활동을 통해 느끼는 감정은 ‘보람’이었다.
오씨는 “많이 할 땐 (봉사를) 하루 3~4시간씩 해요. 몸은 피곤해도 봉사를 마치고 나면 왠지 모르게 활기가 돌아요”라고 말했다.
고광필씨 (63) 역시 “돌아가신 부모님을 떠올리며, 제가 가진 재능으로 봉사하고 싶어요”라며 자신의 봉사 철학을 밝혔다.
남구청 7979센터 팀장 김진씨(49)는 “어르신들이 또 다른 취약계층을 위해 봉사하시는 걸 보면 괜스레 마음이 따뜻해진다”며 “남구는 아직도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개발 취약지역이 많다”고 봉사의 중요성을 재차 말했다.
/글·사진=정경선 인턴기자 redvelvet2761@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