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 정화, 치유, 희망을 담은 ‘물의 사유’
광주시립미술관 2023오지호미술상 수상작가전 ‘송필용: 곧은 소리’
17일∼내년 4월 27일…2024 광주시 문화예술상 미술상 시상식 19일
17일∼내년 4월 27일…2024 광주시 문화예술상 미술상 시상식 19일
![]() ‘역사가 흐르는 강’ |
송필용 작가는 민주화 정신을 추구하는 한편 자신만의 조형 언어를 탐구해왔다. 전통과 사회의 변화를 주시하며 우리 땅과 민초들의 모습을 그만의 방식으로 구현해왔다.
오지호미술상(2023) 수상작가전 ‘송필용: 곧은 소리’가 열린다. 17일부터 내년 4월 27일까지 광주시립미술관. (개막식은 오는 19일 오후 3시 본관 1층).
오월 광주를 담은 초기 작품들부터 역사와 민중을 물로 치환한 근작들까지 모두 60여 점이 출품됐다. 이번 전시는 ‘물의 사유’로 귀착한 작가의 작품세계를 조망할 수 있는 자리다.
작가에게 물은 다양한 이미지로 기호화된다. 숭고함, 생명력 등 원초적이면서도 신비로움 외에도 정화, 치유와 같은 아우름의 의미도 포괄한다. 나아가 미래로 향하는 긍정성을 담보하기도 한다.
전시는 모두 3부로 구성됐다.
1부 ‘지금 여기 없지만’에서는 80년대 전라도 땅과 민중의 모습, 광주민주화운동 정신을 형상화한 작품을 볼 수 있다. 민중 수난사를 명징하게 그리면서도 다음 세대가 살아갈 더 나은 세상을 염원하는 메시지를 담았다. 민초들의 삶, 비운을 극복해나가는 이들의 핍절한 아픔과 염원이 담긴 장소들은 울림을 준다.
‘땅의 역사’에는 전라도가 겪어야 했던 곡절과 비운이 드리워져 있다. 전남대 당산나무를 비롯해 뗏목을 타고 검은 바다를 건너려 하는 민중, 화순 운주사의 와불과 이형탑이 파노라마처럼 형상화돼 있다.
2부 ‘내 산하에 서다’는 90년대 담양 누정에서 만난 선비의 저항정신, 금강산에서 실감한 이상적 미학 등을 모티브로 한다. 특히 조선 초 문인들의 유가적 저항정신은 인간을 편안하게 하는 수기치인의 정신과 접맥돼 있다.
작가는 1999년 이후 10여 회 금강산을 다녀왔다. 산에 투영된 예술적 이상, 겸재 정산의 금강산 진경에 공감해 작품들을 제작한 것. 당시 누정 계곡과 금강산 계곡의 공통점은 ‘물’로 수렴된다. 작가는 물에 대한 사유를 구체화하는 한편 재현적, 추상성을 아우르는 형상으로 풀어낸다.
‘역사가 흐르는 강’은 남도 자연의 색채와 전통 수묵화 기법이 어우러진 작품이다. 무등산 원효계곡에서 마을 누정까지의 여정을 이미지화했는데 물줄기는 포기하지 않는 남도인들의 근기와 심성 등을 상징한다.
비가시적 관념의 대상을 흐르는 물로 치환한 작품도 있다. 3부 ‘빛이 된 물’은 재현을 초월해 깊은 의미를 전하는 작품들로 구성돼 있다.
‘곧은 소리는 곧은 소리이다’(2021)는 빛을 발하는 물줄기를 흰색으로 표현했다. 김수영 시 ‘폭포’의 의미를 창의적으로 재현한 것으로 역사의 상흔은 정화되며 시공간을 넘어 공명한다는 주제의식을 담았다.
한편 광주시 미술상은 허백련 화백과 오지호 화백의 예술정신을 기리고 창작을 활성화하기 위해 1992년 광주광역시에서 제정했다. 2023년 이후 광주시립미술관에서 추진하고 있다.
이번 ‘송필용:곧은 소리’전 외에도 올해 광주시 문화예술상 미술상 오지호·허백련 부문 선정작가 4인의 시상식이 오는 19일 오후 3시 본관 1층에서 펼쳐진다.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
오지호미술상(2023) 수상작가전 ‘송필용: 곧은 소리’가 열린다. 17일부터 내년 4월 27일까지 광주시립미술관. (개막식은 오는 19일 오후 3시 본관 1층).
작가에게 물은 다양한 이미지로 기호화된다. 숭고함, 생명력 등 원초적이면서도 신비로움 외에도 정화, 치유와 같은 아우름의 의미도 포괄한다. 나아가 미래로 향하는 긍정성을 담보하기도 한다.
전시는 모두 3부로 구성됐다.
1부 ‘지금 여기 없지만’에서는 80년대 전라도 땅과 민중의 모습, 광주민주화운동 정신을 형상화한 작품을 볼 수 있다. 민중 수난사를 명징하게 그리면서도 다음 세대가 살아갈 더 나은 세상을 염원하는 메시지를 담았다. 민초들의 삶, 비운을 극복해나가는 이들의 핍절한 아픔과 염원이 담긴 장소들은 울림을 준다.
2부 ‘내 산하에 서다’는 90년대 담양 누정에서 만난 선비의 저항정신, 금강산에서 실감한 이상적 미학 등을 모티브로 한다. 특히 조선 초 문인들의 유가적 저항정신은 인간을 편안하게 하는 수기치인의 정신과 접맥돼 있다.
![]() ‘백아산’ |
‘역사가 흐르는 강’은 남도 자연의 색채와 전통 수묵화 기법이 어우러진 작품이다. 무등산 원효계곡에서 마을 누정까지의 여정을 이미지화했는데 물줄기는 포기하지 않는 남도인들의 근기와 심성 등을 상징한다.
비가시적 관념의 대상을 흐르는 물로 치환한 작품도 있다. 3부 ‘빛이 된 물’은 재현을 초월해 깊은 의미를 전하는 작품들로 구성돼 있다.
‘곧은 소리는 곧은 소리이다’(2021)는 빛을 발하는 물줄기를 흰색으로 표현했다. 김수영 시 ‘폭포’의 의미를 창의적으로 재현한 것으로 역사의 상흔은 정화되며 시공간을 넘어 공명한다는 주제의식을 담았다.
한편 광주시 미술상은 허백련 화백과 오지호 화백의 예술정신을 기리고 창작을 활성화하기 위해 1992년 광주광역시에서 제정했다. 2023년 이후 광주시립미술관에서 추진하고 있다.
이번 ‘송필용:곧은 소리’전 외에도 올해 광주시 문화예술상 미술상 오지호·허백련 부문 선정작가 4인의 시상식이 오는 19일 오후 3시 본관 1층에서 펼쳐진다.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