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주 콘서트 ‘세월이 가면’ 통기타 선율에 젖는 광주의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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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주 콘서트 ‘세월이 가면’ 통기타 선율에 젖는 광주의 밤
오늘 밤 서빛마루문예회관
‘45년 외길’ 광주 1세대 뮤지션
‘지리산’ 등 감성 포크송 선보여
2023년 10월 31일(화) 20:00
몽골식 캠핑텐트 앞에서 야외 버스킹 공연을 펼치는 정용주(왼쪽)씨. <정용주 씨 제공>
“당시 사직공원 통기타 거리에 위치했던 라이브카페 ‘사직골’을 인수했어요. 그땐 광주에 노래방 기계도 거의 없던 시절인데, 카페를 운영하던 할머니가 돌아가시자 광주 통기타 음악의 맥이 끊어지질 않길 바라는 마음에 덜컥 이어받았죠……. 그 뒤로 수십년이 흘렀습니다”

광주 공연예술계가 어렵다는 목소리가 끊이질 않고 있다. 그런 가운데 광주에서 활동하며 음악 인생 45주년을 맞은 예술가의 존재는 그 자체만으로도 위안과 희망을 준다.

광주 통기타 감성 가객으로 ‘통(通)’ 하는 포크 뮤지션 정용주가 엔데믹 이후 첫 공연을 마련했다. 산울림예술촌이 1일 오후 7시 30분 서빛마루문예회관에서 여는 정용주 콘서트 ‘세월이 가면’이 그것.

광주 1세대 통기타 뮤지션 정용주는 1978년 광주MBC ‘별이 빛나는 밤에’로 데뷔한 후 충장로 옛 가든백화점 인근에서 ‘소리마당’ 등 다채로운 공연을 펼쳤다. 또한 조선대 거리, 사직공원, 매월동 호수, 예술의거리 등지에서 포크음악을 선사했다.

음악 인생 45주년을 맞는 감회를 물었더니 “쓰러지지 않고 버티는 것이 결국 살아남는 비결”이라며 “어떤 시절이나 음악계는 늘 힘들었지만 포크송이 주는 고즈넉함에 매료돼 이 길을 묵묵히 걸어 왔다”는 답이 돌아왔다.

그러면서 “음악을 하며 만났던 인연들이야말로 기타를 놓지 않게 만들어 준 ‘예술의 원천’”이라고 덧붙였다.

“광주 사직공원 통기타거리를 중심으로 공연을 많이 했죠. 2~30년 전 그곳에서 연주했던 모든 무대 하나하나가 아직도 선명해요. 세월이 가도 잊히지 않는 장면들이 괴로울 때마다 저를 붙잡아줬습니다”

사실 코로나19로 광주 문화예술계 전반이 타격을 입었지만, 공연예술계는 어느 분야보다 피해가 컸다. 그는 “코로나가 창궐했던 2020~22년에는 대부분 공연예술가들이 부업으로 연명하던 상황이었다”며 “그러나 이번에 엔데믹 이후 처음으로 관객들을 만날 생각을 하니 설레인다”고 언급했다.

그의 기억 속에는 45년 전 통기타 하나로 사직공원 기타거리를 누비던 시절이 아련히 남아 있다. 정용주는 다음과 같은 말로 청년예술인들을 격려했다.

“지역 밖에서 가능성을 모색하려는 시도도 있고, 그런 예술가들의 마음도 십분 이해합니다. 그럼에도 ‘광주’에 방점을 찍고 꿋꿋하게 버티다 보면 기회가 찾아오지 않을까 싶어요. 물론 자신만의 독창성 있는 음악세계를 향해 정진하는 것이 우선순위이겠지만요. 신인들이 광주에 기대를 거는 만큼, 광주 또한 청년예술가들에게 바라는 점이 있다는 것을 생각했으면 해요.”

한편 이번 공연은 ‘세월이 갈수록’, ‘지리산’, ‘이렇게 비가 내리면’, ‘눈물’ 등 감성적인 포크송 레퍼토리로 채워진다. 여기에 건반, 퍼커션, 콘트라베이스, EWI(전자관악기) 등 사운드가 곁들여질 예정. 초대 가수는 소프라노 홍선희, ‘꽃밭에서’, 슈트라우스 작 ‘친애하는 후작님’ 등 성악곡들을 부를 예정이다. 이외 ‘모란 동백’, ‘위스키 온더락’, ‘직녀에게’도 감상할 수 있다.

/최류빈 기자 rubi@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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