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일보 리더스아카데미 강연-유현준 건축가 ‘메타버스 공간’ 주제
“아바타와 내가 완벽하게 일치할 때 메타버스 혁명 도래”
메타버스는 공간에 대한 집착
‘소유’보다 ‘경험’ 늘려 공간화
새로운 공간서 부 창출하는
‘계층 이동 사다리’ 생길 것
메타버스는 공간에 대한 집착
‘소유’보다 ‘경험’ 늘려 공간화
새로운 공간서 부 창출하는
‘계층 이동 사다리’ 생길 것
![]() 유현준 건축가가 지난 6일 광주시 서구 라마다플라자 광주호텔에서 열린 ‘광주일보 리더스 아카데미’에서 메타버스 공간에 대해 강의하고 있다.
/김진수 기자 jeans@kwangju.co.kr |
“한 사람이 점유하는 공간은 점점 줄어들고 있습니다. 인구가 증가하기도 하지만 도시로만 몰리기 때문이죠. 쓸 수 있는 공간이 줄면 그만큼 가격은 오르게 됩니다. 국내 집값도 이런 논리로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죠.”
‘유현준 건축사사무소’ 유현준<사진> 대표건축가가 지난 6일 광주시 서구 라마다플라자 광주호텔에서 열린 ‘제10기 광주일보 리더스 아카데미’ 2학기 개강 강사로 나섰다. 다양한 TV 프로그램과 ‘도시는 무엇으로 사는가’ 등의 베스트셀러로 많은 이들에게 친숙한 유 건축가는 이날 ‘메타버스 공간’를 주제로 원우들을 만났다.
“돈이 없을 수록 온라인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습니다. 그걸 극적으로 보여주는 사례가 영화 ‘기생충’이죠. 가난한 주인공 두 자매는 와이파이를 찾아 집 안을 헤매죠. 누릴 수 있는 공간과 자연이 없기에 온라인으로 돌아갑니다. 반면 이선균의 아들은 휴대폰 대신 인디언 놀이를 하며 집 안팎을 뛰어 놀거든요.”
그는 건축 공간과 오프라인 공간, 온라인 공간 모두 같은 공간으로 본다며 ‘메타버스’ 공간에 대한 이해를 돕는 이야기를 들려줬다.
한 예로 일정한 요금을 지불하고 10만 평 되는 땅을 몇 시간 동안 쓰는 골프에 대해 얘기했다. 공이 200m 날아가면 마치 그 공간이 모두 내 것처럼 느껴지기 때문에 기분이 좋은 것이라는 설명이었다. 큰 돈을 주고 요트를 사는 것도 그와 같은 맥락이었다.
그러면서 유 건축가는 코로나19 상황에서 대두된 공유 경제에 대한 강의를 이어갔다. 그는 “벤치는 공짜로 쉴 수 있는 공간인데 단위 면적 당 수를 보면 950m 길이의 미국 브로드웨이에는 170개지만 같은 길이의 신사동에는 3개 뿐”이라며 “걷다가 다리가 아파 앉을 곳이 없다보니 카페에 들어갈 수 밖에 없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우리나라 단위면적당 커피숍 수가 많은 것은 이 같은 이유도 한몫했다는 것이다. 현대사회에서 ‘공간’의 가격이 오르다 보니 ‘공유 경제’라는 이슈가 떠올랐는데, 소유하지 않고 공간을 짧게 빌려쓸 수 있는 이점 때문에 플랫폼이 대두됐다. 그러나 플랫폼 소유자만 돈을 벌고 임대업이 쇠퇴하는 결과를 가져왔다고 덧붙였다.
이런 상황에서 세상을 크게 바꾼 것은 스마트폰이다. 그는 “특히 스마트폰에 카메라가 부착되면서 공간에 대한 가치도 달라졌다”고 부연했다.
“예전엔 200만원으로 명품을 샀지만 지금은 비행기 타고 일본으로 가 우동을 먹고 사진을 찍어 SNS에 올립니다. 또 풀빌라를 빌려 인생샷을 찍어 올리죠. 이 사진들은 디지털 공간 속에 ‘벽돌’이 돼 나만의 공간을 구축합니다. 물건을 소유하는 것보다 경험을 늘리는 쪽으로 돈을 쓰되 그것을 공간화 하는 셈이죠.”
공간에 대한 집착이 메타버스를 불러왔다. 유 건축가는 그러나 메타버스 시대는 엄밀히 말하면 아직 멀었다고 부연했다. “메타버스 시대가 이미 왔다고 할 수도 있지만 사람마다 정의가 다르다”는 것이다. 그는 비판적 관점으로 보면 신조어 배틀이라고 본다. 물론 새로운 단어를 만들면 그 분야의 전문가가 된다. 2005년 유비쿼터스, 얼마전에 등장한 스마트 시티 등이 그러한 사례일 것이다.
유 건축가는 자신이 정의하는 메타버스에 대해 이렇게 언급했다.
“인터넷 역사를 보면 텍스트만 있는 인터넷이 1세대, 싸이월드와 같이 공간에 사진과 아울러 소통을 할 수 있게 된 때가 2세대라고 할 수 있어요. 그러나 이들의 한계는 시재가 ‘과거’라는 것이죠. 3세대는 실시간으로 사람을 만날 수 있는 것입니다. 물론 내 아바타를 가지고 하는 온라인 게임이 있긴 하지만, 아직 일상과 동 떨어져 있습니다. 기술 발달을 통해 가상공간 속의 아바타와 내가 오차 없이 일치화 되는 순간이 바로 메타버스 시대라 할 수 있습니다.”
그는 메타버스 시대에 거는 기대도 피력했다. 메타버스라는 새로운 공간이 생기면 부족한 ‘계층 이동 사다리’가 생길 수 있다는 관점이다. 인터넷 광케이블을 깔면서 벤처기업이 생긴 것과 같은 논리다.
“신기술로 새로운 공간이 생기면 기회가 없었던 이들에게 부를 창출한 기회가 열릴 겁니다. 1970년대 공간혁명인 아파트, 90년대 인터넷, 2020년대 다가올 메타버스 시대도 계층 이동의 사다리 역할을 하지 않을까 싶네요.”
한편 광주일보 리더스 아카데미 다음 강좌는 오는 13일 오후 7시 라마다플라자 광주호텔에서 박상철 전남대 연구석좌 교수가 강연을 펼친다.
/김민석 기자 mskim@kwangju.co.kr
‘유현준 건축사사무소’ 유현준<사진> 대표건축가가 지난 6일 광주시 서구 라마다플라자 광주호텔에서 열린 ‘제10기 광주일보 리더스 아카데미’ 2학기 개강 강사로 나섰다. 다양한 TV 프로그램과 ‘도시는 무엇으로 사는가’ 등의 베스트셀러로 많은 이들에게 친숙한 유 건축가는 이날 ‘메타버스 공간’를 주제로 원우들을 만났다.
한 예로 일정한 요금을 지불하고 10만 평 되는 땅을 몇 시간 동안 쓰는 골프에 대해 얘기했다. 공이 200m 날아가면 마치 그 공간이 모두 내 것처럼 느껴지기 때문에 기분이 좋은 것이라는 설명이었다. 큰 돈을 주고 요트를 사는 것도 그와 같은 맥락이었다.
그러면서 유 건축가는 코로나19 상황에서 대두된 공유 경제에 대한 강의를 이어갔다. 그는 “벤치는 공짜로 쉴 수 있는 공간인데 단위 면적 당 수를 보면 950m 길이의 미국 브로드웨이에는 170개지만 같은 길이의 신사동에는 3개 뿐”이라며 “걷다가 다리가 아파 앉을 곳이 없다보니 카페에 들어갈 수 밖에 없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우리나라 단위면적당 커피숍 수가 많은 것은 이 같은 이유도 한몫했다는 것이다. 현대사회에서 ‘공간’의 가격이 오르다 보니 ‘공유 경제’라는 이슈가 떠올랐는데, 소유하지 않고 공간을 짧게 빌려쓸 수 있는 이점 때문에 플랫폼이 대두됐다. 그러나 플랫폼 소유자만 돈을 벌고 임대업이 쇠퇴하는 결과를 가져왔다고 덧붙였다.
이런 상황에서 세상을 크게 바꾼 것은 스마트폰이다. 그는 “특히 스마트폰에 카메라가 부착되면서 공간에 대한 가치도 달라졌다”고 부연했다.
“예전엔 200만원으로 명품을 샀지만 지금은 비행기 타고 일본으로 가 우동을 먹고 사진을 찍어 SNS에 올립니다. 또 풀빌라를 빌려 인생샷을 찍어 올리죠. 이 사진들은 디지털 공간 속에 ‘벽돌’이 돼 나만의 공간을 구축합니다. 물건을 소유하는 것보다 경험을 늘리는 쪽으로 돈을 쓰되 그것을 공간화 하는 셈이죠.”
공간에 대한 집착이 메타버스를 불러왔다. 유 건축가는 그러나 메타버스 시대는 엄밀히 말하면 아직 멀었다고 부연했다. “메타버스 시대가 이미 왔다고 할 수도 있지만 사람마다 정의가 다르다”는 것이다. 그는 비판적 관점으로 보면 신조어 배틀이라고 본다. 물론 새로운 단어를 만들면 그 분야의 전문가가 된다. 2005년 유비쿼터스, 얼마전에 등장한 스마트 시티 등이 그러한 사례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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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역사를 보면 텍스트만 있는 인터넷이 1세대, 싸이월드와 같이 공간에 사진과 아울러 소통을 할 수 있게 된 때가 2세대라고 할 수 있어요. 그러나 이들의 한계는 시재가 ‘과거’라는 것이죠. 3세대는 실시간으로 사람을 만날 수 있는 것입니다. 물론 내 아바타를 가지고 하는 온라인 게임이 있긴 하지만, 아직 일상과 동 떨어져 있습니다. 기술 발달을 통해 가상공간 속의 아바타와 내가 오차 없이 일치화 되는 순간이 바로 메타버스 시대라 할 수 있습니다.”
그는 메타버스 시대에 거는 기대도 피력했다. 메타버스라는 새로운 공간이 생기면 부족한 ‘계층 이동 사다리’가 생길 수 있다는 관점이다. 인터넷 광케이블을 깔면서 벤처기업이 생긴 것과 같은 논리다.
“신기술로 새로운 공간이 생기면 기회가 없었던 이들에게 부를 창출한 기회가 열릴 겁니다. 1970년대 공간혁명인 아파트, 90년대 인터넷, 2020년대 다가올 메타버스 시대도 계층 이동의 사다리 역할을 하지 않을까 싶네요.”
한편 광주일보 리더스 아카데미 다음 강좌는 오는 13일 오후 7시 라마다플라자 광주호텔에서 박상철 전남대 연구석좌 교수가 강연을 펼친다.
/김민석 기자 mskim@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