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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C 융복합 콘텐츠 전시, 디지털로 만나는 ‘지구의 시간’
11월6일까지 문화창조원
과거·현재·미래 조명
루시드 폴 협업 ‘원데이’ 눈길
2022년 07월 06일(수) 20:00
전시장 입구에 조성돼 몰입을 이끄는 상상의 게이트인 ‘Imaginary Portal’.
동굴을 모티브로 한 빛의 게이트에 서면 지구의 시간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순간순간 스쳐 지나가는 화면은 주의 깊게 보지 않으면 정확하게 알 수 없다. 그러나 어렴풋이 태고의 시간으로부터 현대에 이르는 지구의 시간이 흘러간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국립아시아문화전당(전당장 이강현·ACC)이 ‘지구의 시간’이라는 주제로 융복합 콘텐츠 전시를 열고 있다. 오는 11월 6일까지 문화창조원 복합전시 2관.

전시관에 들어서면 문득 지구의 시간을 어떻게 나눌 수 있을까, 라는 의문과 마주한다. 과거와 현재, 미래를 분활하는 기준은 무엇이며 어디까지가 과거이고 현재인지 호기심이 인다. 그러나 흘러가듯 펼쳐지는 콘텐츠를 보고 있으면 지구의 시간을 나누는 게 별무의미하다는 결론에 이른다. 그것은 물리적인 시간일 뿐 관객들은 저마다의 인식과 사유 체계에 따라 각기 다른 시간을 체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전시장에서는 디지털로 그린 콘텐츠 9점을 볼 수 있다. 입구에 설치된 미디어 월은 거대한 빛의 게이트(상상의 게이트)다. 일상과 아트의 구분이 모호해지는 몰입의 순간을 경험하게 된다. 다시 말해 상상의 세계로, 가늠할 수 없는 지구의 시간으로 진입하게 된다.

상상의 게이트 안에는 상상 너머의 상상의 세계가 펼쳐진다. 전시장 천장에 달린 대형 LED 샹들리에와 지름 16m의 거대한 원형의 바닥이 호응하는 구조가 관객을 맞이한다. ‘물의 순환’이라는 주제의 콘텐츠는 폭포 영상으로 변화되는 샹들리에와 물의 파장이 맞물려 다채로운 영상이 구현된다. 일명 대화형(인터렉티브) 영상으로, 변화무쌍한 물의 파장이 한여름의 무더위를 씻어낸다.

인기 공학박사이자 음유시인으로 알려진 루시드 폴과 협업한 콘텐츠도 눈에 띈다. 명상적인 음악과 빛이 변하는 모습을 융합해 매체예술로 표현한 ‘원데이’(One Day)가 그것. 어느 한 날의 변화와 순환은 ‘지구의 기억’으로 명명된다. 루시드 폴의 몰입형 사운드와 360도 디지털영상으로 구현된 영상은 다채로운 지구의 모습이 인상적이다. 동이 트기 전 푸르스름한 하늘과 해질녘 불그스름한 노을이 시간과 맞물려 변화하는 모습은 환상적인 느낌을 자아낸다.

LED 샹들리에와 바닥의 원형 영상이 조화를 이룬 콘텐츠 ‘물의 순환’.
우주에서 지구를 바라보는 시간은 어떤 느낌일까? ‘뉴플래너터리 시스템’은 거울의 반사를 활용한 작품이다. 거대한 태양계를 상징하는 크고 작은 구체가 미디어아트로 구현된 모습은 입체감을 극대화한다. 점과 선, 면이 다층적으로 이뤄져 펼쳐지는 공간과 측정할 수 없는 시간의 변화는 비일상성을 환기한다.

청각을 매개로 찰나의 순간을 미디어아트로 풀어낸 ‘사운드 웨이브’는 제목 그대로 소리가 중요 모티브다. 마이크를 통해 소리를 발화하면 지구의 시간 속에 인간의 활동이 어떻게 그래픽으로 표현되는지를 가늠할 수 있다.

앞서의 콘텐츠들은 결국 지구의 시간은 ‘생명의 씨앗’인 지구를 초점화하는 것으로 수렴된다. 이들 작품과 연계해 마지막으로 볼 수 있는 작품은 스토리를 기반으로 제작된 ‘비비런’. 지구의 자연이 치유되고 회복되는 과정을 하나의 스토리로 엮었다. 관람객 참여로 영상과의 상호 작용이 가능해, 그 자체로 흥미를 유발한다. 주인공 비비런은 환경오염으로 황폐화되어 가는 지구를 살리고 환경을 회복시키자는 의미를 전달한다.

전시 관람은 무료이며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수요일과 토요일은 오후 8시까지)다. 자세한 내용은 ACC 누리집 참조.

/글·사진=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