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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로 대표 “광주 전역에 환경 살리는 농장 만들고 싶어요”
발산마을서 ‘퍼머컬쳐’ 도전 청년모임 도시고르(도시+시골)
비료 등 인위적 농법 자제…자연 순환 시스템 적용
미래지향적이고 지속 가능 ‘퍼머컬쳐’ 공감 늘었으면
2022년 05월 18일(수) 22:10
한때 광주의 대표적인 ‘달 동네’로 불렸던 서구 양동 발산마을에 활기가 돌고 있다. 몇 해 전부터 아이디어와 콘셉트를 가진 청년들이 마을에 둥지를 틀고 다양한 예술 프로젝트와 공공디자인을 선보인 덕분에 관광객들의 발걸음이 이어지는 곳으로 변모했다.

최근 발산마을에 30평 규모의 작은 농장이 생겨나면서 지나가는 이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농장 주인은 ‘도시고르’. 도시와 시골의 결합어로 발산마을 주민들과 지역 청년들이 함께 만들어 가는 농장이다. 이른바 퍼머컬쳐(Permaculture) 농장이다.

도시고르 대표 이대로(35)씨는 “자연을 보전하고 지속가능한 퍼머컬쳐(Permaculture) 농장을 만들고 있다”며 “퍼머컬쳐란 영구적이라는 의미인 퍼머넌트(Permanent)와 농업(agriculture)을 조합한 용어”라고 설명했다. 퍼머컬쳐는 생태건축과 함께 도시 자립을 위한 필수요소로 꼽힌다고 했다.

“퍼머컬쳐는 자연의 순환시스템을 농법에 적용해, 생태계를 농장 안에 구축해 놓고 자연 순환 되도록 하는 농업입니다. 이미 동아시아에서 해온 농법인데 서양에서 개념을 정립해 최근 자연주의 농법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쉽게 말해 인위적으로 땅을 갈아엎거나, 비료를 뿌리지 않아도 되는 농법입니다.”

도시고르가 가꾸는 농장에는 두둑과 연못이 자리 잡고 있다. 도시고르는 조만간 다양한 식물을 심을 계획이다. 우선 ‘옥수수 3자매’라 불리는 옥수수·콩·호박이 그 주인공.

“퍼머컬쳐를 대표하는 다년생 위주로 심을 생각입니다. 그중 옥수수 3자매가 핵심이죠. 옥수수를 심으면 콩이 옥수수를 타고 자라고, 그 아래에 호박을 심어 호박잎이 그늘을 만들어 잡초를 자라지 않게 하는 원리죠.”

이씨는 청춘발산협동조합원으로 활동하면서 탄소중립에 관심을 가지게 됐고, 퍼머컬쳐를 실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과거엔 관상용 꽃 재배법이나 가드닝 강좌를 열어 식물의 부가가치를 높이는 일을 했습니다. 볼거리에만 집중했죠. 그런데 청춘발산마을협동조합에서 펼치는 다양한 탄소중립 프로젝트를 지켜보고 내가 잘하는 ‘가드닝’을 살려보려다 퍼머컬쳐에 손을 대게 됐습니다.”

그렇게 시작한 농사지만 쉽지 않았다. 초기 투입비용이 큰 농사 특성상 한정된 예산이 발목을 잡았다.

“건물을 철거하고 남은 부지라 매우 척박한 땅이었어요. 건설자재를 다시 파내야 했고 자연 비료를 많이 투입해 지력을 끌어 올렸습니다. 퍼머컬쳐를 시작하기 위해 들어가는 비용이 평당 60만 원에 달해 어려움이 컸습니다. 게다가 다들 생업이 있어 늦은 밤 가로등 불에 의지해 땅을 일궜습니다.”

이미 서울 등 대도시에는 퍼머컬쳐 도심농장이 자리 잡고 있다. 도시고르의 목표 또한 발산마을을 시작으로 광주 전역에 퍼머컬쳐 농장을 만드는 것이다.

이씨는 “광주시민들이 미래지향적이고, 지속가능성을 가진 퍼머컬쳐의 가치를 인정하고 함께 공부하고 공감할 수 있으면 좋겠다”면서 “다른 단체들이나 청년들이 퍼머컬쳐 농법으로 농사를 시작하는 곳이 생겼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글·사진=김민석 기자 mskim@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