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양 출신 오미순 시인 첫 시집 ‘꽃의 기도’ 펴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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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양 출신 오미순 시인 첫 시집 ‘꽃의 기도’ 펴내
상상력과 형식의 자유로움, 그리고 서정성
2022년 05월 18일(수) 19:15
담양 출신 오미순 시인의 작품 ‘찔레꽃 5월에 피고’라는 시에선 5월 광주의 아픔이 묻어난다. 역사를 바라보는 시적 화자는 5월이면 ‘가슴앓이’를 한다. “보내고 잊지 못해 뒤돌아 꽃이 된다”는 표현에서 80년 광주의 상흔을 떠올리른 건 어렵지 않다.

오미순 시인이 첫 시집 ‘꽃의 기도’(고요아침)을 펴냈다. ‘꽃’과 ‘기도’라는 시어에서 인내와 아픔, 슬픔, 그리움뿐 아니라 일상과 역사의 무게까지도 읽힌다. 물론 그것은 시를 읽어내는 독자의 자유이지만 오독이라고만 치부할 수는 없다.

“보내고/ 잊지 못해/ 뒤돌아 꽃이 된다/ 소소한 바람에도/ 떨어지는 꽃잎 한 장/ 한 방울,/ 가슴앓이로/ 이슬이 무거웠나// 발그레 내비치는 찔레꽃 속살처럼/ 곪아서 터진 아픔/ 뽀얀 살 차오르도록/ 어머닌/ 긴 호흡으로/ 세상과 입 맞춘다”

위 시 ‘찔레꽃 5월에 피고’는 80년 광주를 이미지화한 시라 할 수 있다. “곪아서 터진 아픔”을 “어머닌 긴 호흡으로 세상과 입 맞춘다”라는 표현은 역사적 상상력으로 시대의 상흔과 조응하는 화자의 예민함을 보여준다.

시집에 실린 대부분의 작품은 감성과 이미지, 의미 등이 상호 조화를 이룬다. 대상을 초점화하는 화자의 시적 감각이 돋보인다. “비는 내리고 바람은 소소소 꽃잎조차 흔들림 없는데 내 마음은 혼자서 흔들린다. 떨림이겠지, 떨림이겠지.”

‘시인의 말’은 자연의 변화에 미세하게 떨리며 반응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짧은 글에서 상상력과 형식의 자유로움이 읽힌다. 경기대 교수인 이지엽 시인은 “자연친화적이거나 현실의 가장 아픈 부분을 직시하는 에코이즘 상상력이 역사적 상상력과 만나는 일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닌 듯싶다”고 평한다.

한편 오미순 시인은 2019 해남문인협회 전국시조백일장 장원, 2019년 ‘시조시학’ 신인상으로 등단했으며 한국시조시인협회, 광주전남시조시인협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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