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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삶-김원명 광주원음방송 교무
2022년 01월 14일(금) 07:00
사람은 누구나 인생을 잘 살기를 바라고 아름답게 살기를 희망한다. 사람들이 흔히 말하는 잘산다는 것은 보통 높은 지위와 많은 재산을 얻는 것을 말한다. 그러나 높은 지위와 재산을 얻는다 하여 반드시 아름다운 삶이 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지위와 재산을 어떻게 얻느냐, 어떻게 사용하느냐가 더 중요하다. 결과보다 과정이 더 중요하다는 것이다. 과정이 아름답지 못한 성공은 진정한 의미에서의 성공일 수가 없다. 설사 실패를 한다 할지라도 과정을 중시하는 실패는 아름다움이 될 수 있다.

예전 대통령 후보 경선 과정에서 한 후보가 ‘아름다운 꼴찌’로 기억되기를 바란다는 말과 함께 후보를 사퇴하였다. 그가 ‘아름다운 꼴찌’라는 말을 붙인 것은 현실 정치의 한계에 부딪쳐 꼴찌를 할 수밖에 없었지만 아름다운 사회, 깨끗한 정치에 대한 희망을 살려내고자 하는 뜻도 담겨 있었다고 본다. 그를 아는 사람들은 그의 말과 주장에 동의를 보냈다. 사람의 됨됨이는 이겼을 때보다 졌을 때, 성공했을 때보다 실패했을 때 더 확연히 드러나게 된다. 이겼을 때 자만하지 않기도 어렵지만 패배했을 때 좌절하거나 원망하지 않고 겸허히 반성하며 다시 시작하는 성실함을 갖기는 쉽지 않은 일이다.

우리는 이기는 법을 배우기에 급급한 것이 아니라 아름답게 지는 법, 아니 승패를 넘어선 참다운 삶의 자세를 배워야 한다. 성공은 무엇이 되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사느냐에 달려있다. 삶의 목표가 일 자체여야 한다. 과정을 중시하는 사람은 자기의 일에 기쁨을 가지고 그 일에 최선을 다한다. 그러한 사람이 있는 곳은 궂은 자리도 꽃자리가 된다.

좋은 글쓰기를 지도하면서 바른 교육을 실천해 왔던 이오덕 선생은 우리에게 많은 것을 가르쳐 준 분이다. 가식 없는 생각, 올바른 행동이 좋은 글쓰기의 기본이고 좋은 글쓰기는 또한 진실함과 아름다움과 착한 마음씨를 길러주며 좋은 행동을 낳게 한다고 가르쳤다. ‘이 아이들을 어찌할 것인가’라는 책은 우리에게 많은 깨우침을 주었다. 이 책이 준 감동은 글의 내용도 내용이지만 이오덕 선생의 삶 자체라 할 것이다. 그는 경북 봉화군의 산골 초등학교 교장 선생님으로 교직을 마쳤지만 그가 교감으로 승진되었을 때는 한사코 학생들을 직접 가르치겠다고 평교사로 남기를 희망하여 강연을 요청하기도 했다. 그분이 서울대학교 사범대학에 초청되어 강연을 했을 때 많은 학생들이 강당에 모였고 간간이 터져 나오는 박수 소리 때문에 몇 번이나 강연이 끊기기도 하였다.

유한양행을 설립한 고 유일한 박사는 재산을 어떻게 모아야 하고 어떻게 남겨야 하는가에 대한 큰 교훈을 주신 분이다. 그는 어린 나이에 미국에 건너가 고학을 하면서 특별한 아이디어로 재산을 모았다. 일제 치하의 조국으로 돌아와 최초로 회사원이 주주가 되는 유한양행을 설립하고 성실과 신용, 기술로 사업을 키워나갔다. 이승만 대통령으로부터 상공부 장관직을 제의 받았을 때는 정경유착의 선례가 된다며 극구 사양하였다. 그리고 좋은 회사 만들기에 온 힘을 기울이다가 여생을 마치면서도 모든 재산을 사회를 위해 환원하였다. 그의 아들에게는 대학을 가르쳐 준 것으로 충분하다고 했고 여타의 자녀와 친족들에게도 재산을 상속하지 않았다. 그 자녀들도 아버지의 뜻을 따라 살았다. 바로 이러한 사람들이 공도의 주인이 아닌가 한다.

세상의 물건은 모두 사은(四恩)의 공물이다. 공물을 사가의 살림으로 운영하는 집안은 평생 사가의 살림을 할 것이고, 모든 사업을 공물처럼 다루는 사람은 세상의 주인이 될 것이다. 사업가도 정치가도 이러한 마음으로 살아간다면 민심도 공물로 얻을 것이다. 참된 삶의 가치는 무엇이 되느냐가 아니라 무엇을 위해 사느냐로 가늠할 수 있고, 진정한 부는 무엇을 얼마나 갖느냐가 아니라 어디에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빛을 발하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