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영 광주전남연구원장 “정부 ‘50년 불균형 정책’ 최대 피해 광주·전남 도약 위해 미래정책 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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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영 광주전남연구원장 “정부 ‘50년 불균형 정책’ 최대 피해 광주·전남 도약 위해 미래정책 제시”
2021년 12월 21일(화) 21:10
한 마디 한 마디에 지역에 대한 애정과 아쉬움이 묻어났다. 중앙정부에 의한 지역 소외와 쇠락을 격정적으로 이야기하다가 광주·전남이 이제라도 ‘하나’라는 동질감 속에 함께 위기를 극복해나가야 한다며 호소하기도 했다.

지난 20일 30주년을 맞은 광주전남연구원을 2년째 이끌고 있는 박재영(67·사진) 원장을 만났다. 그는 담양에서 태어나 서울대, 행정고시를 거쳐 전남도, 청와대, 내무부·행정자치부(행정안전부), 국민권익위 등에서 근무했다. 1998년 한양대에서 행정학 박사를 취득하는 등 학구파이기도 했다. 전남도에서는 행정부지사를 지냈고, 이용섭 광주시장이 당선된 뒤 민선 7기 출범을 준비하는 시장인수위 총괄분과위원장을 맡았다. 민선 6기 광주·전남 상생의 상징으로 통합한 광주전남연구원의 수장을 맡을 적임자였던 셈이다.

박 원장은 지방분권, 혁신, 균형발전 등의 분야에서 공직 생활 대부분을 보냈다. 청와대 행정관과 비서관을 지내면서 국가 재정과 권력에서 소외된 광주·전남의 현실을 목도하기도 했다. 원장에 취임한 뒤 연구원에 대한 각계의 따가운 지적을 인정하며, 내부 역량을 끌어올리는 한편 종합연구기관의 위상을 정립하는데 주력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 다른 지역과 비교해 광주·전남의 여건을 냉정하게 평가한다면.

▲매우 어려운 현실이다. 50년 이상 중앙정부의 불균형 정책과 제도의 최대 피해지역이다. 기반시설 미흡-쇠락-인구·자본 유출 등의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는 것이다. 특단의 대책,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내부의 노력과 외부의 지원이 없다면 이 격차는 미래 100년간 더 심해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광주·전남·전북 등 호남권이 영남권, 충청권에도 밀리게 된 가장 큰 이유는 중앙정부의 국가 재정 투입에서의 불균형 때문이었다. 원인을 제공한 정부가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하며, 지역민과 지역정치권은 이를 실현시키기 위해 보다 강력히 요구해야 한다.

- 지역의 위기가 어제 오늘의 일도 아닌데.

▲과거와는 전혀 다른 양상이다. 과거 광주는 중심도시로 전남의 인적·물적 자원을 흡수하며 성장했고, 전남은 충분히 여력이 있었다. 하지만 전남이 더이상 내줄 것이 없고, 광주의 인구마저 수도권 등 타 지역으로 유출되고 있다. 특히 청년 인구가 사라지고, 전국 최초로 전남은 2015년 초고령사회에 진입했다. 쇠락의 가속도가 붙게 된다는 것이다. 시도가 함께 좋은 일자리를 만들고, 좋은 기업을 유치하는 등 함께 전략적으로 움직여야 한다.

- 민선 7기의 성과와 아쉬운 부분이 있다면.

▲이용섭 시장과 김영록 지사 모두 훌륭하게 과업을 수행하셨다고 본다. 광주를 AI 중심도시로, 전남을 블루이코노미의 거점이자 에너지 중심지로 우뚝 세웠다. 다만 대한민국 전체를 두고 광주·전남의 큰 그림을 그리지 못한 것은 아쉽다. 대구와 경북은 지난 2008년부터 공동프로젝트를 하며 동질감을 쌓아나갔다. 반면 광주·전남은 자신의 입장만 주장하고, 상대방에 이해만을 요구했다. 광역경제권 형성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공항이다. 새만금까지도 포함해 서부권 관문 공항을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해 여전히 지역 내 공감대가 형성되지 못하고 있다. 광주공항이 불가능하다면 무안공항을 중심으로 광역경제권을 그려야 했는데, 한발짝도 나가지 못하고 민선 7기가 가버렸다. 광주시가 시민을 설득해야 했으며, 시도가 눈앞의 손실을 감수하고 지역 전체의 미래를 함께 협의하고 합의하려는 자세가 부족했다. 공항 갈등이 어느 정도 해소됐다면 정부에 부울경 메가시티처럼 촘촘한 철도·도로 교통망 구축을 요구할 수도 있었다. 중심도시 광주와 이를 뒷받침하는 전남이 모든 것을 함께 논의하고 연구해야 한다.

- 자신이 생각하는 광주·전남의 미래상은.

▲전남은 풍경이 아름답고, 누구나 쉴 수 있으며, 저탄소 녹색성장의 모범모델이 될 것이다. 와서 살만한 지역이 돼 도시민들이 귀농·귀어하고, 아름다움을 만끽하기 위해 관광객들이 넘치는 모습이 떠오른다. 광주는 좋은 일자리가 넘쳐나고 질 높은 교육과 고차원의 서비스, 첨단과학기술 등이 어우러진 도시가 미래 모습이다. 다만 도시 외곽에 아파트단지가 들어서 확장되는 것은 막아야 할 것 같다.

- 연구원이 앞으로 해야 할 일이 있다면.

▲지역 전체를 바라보는 종합연구기관이 돼야 한다. 현재의 인력과 장비, 지원 규모 등으로는 분명히 한계가 있다. 광주시와 전남도가 각각 자신이 필요한 기관으로 만드는데 치중하지말고, 연구원 역시 시도의 연구과제만을 다루는 기관으로 전락해서는 안 된다. 지역의 과거, 현재를 분석하고, 타 지역, 세계 각 지역과 비교하며 미래 정책을 제시하는 기관으로 거듭날 것이다. 지역 내 연구의 종합센터 역할도 해야 한다. 테크노파크, 문화산업진흥원 등과 함께 연구과제 연계, 중간평가, 성과 총괄 등도 할 필요가 있다. 연구원이 빅데이터 아카이브처럼 지역 모든 연구 정보를 모이게 하고, 정리하며, 공유시키는 공간이 됐으면 한다. 이를 위해 시도가 조례를 제정하면 어떨까 한다.

- 마지막으로 지역민에게 전하고 싶은 말은.

▲시도민들이 지역 미래에 대해 자신감을 갖고 지나친 패배감을 느끼지 말았으면 한다. 지역의 현실을 직시하면서도, 이를 극복해 앞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함께 힘을 모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윤현석 기자 chadol@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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