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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전두환 심판의 날…광주가 달아오른다
천주교 정평위, 내일 성명서…오월단체·시민단체 등도 릴레이 성명
선고 앞두고 엄정 처벌 촉구…“역사적 재판 생중계 해야” 목소리 높아
2020년 11월 23일(월) 00:00
지난 4월 광주지방법원에서 열린 형사재판에 피고인으로 출석한 전두환씨가 재판이 끝난 뒤 귀가하기 위해 차량에 오르고 있다. [광주일보 자료사진]
5·18 민주화운동의 핵심 진상 규명 사안으로 꼽히는 헬기 사격에 대한 법원 판단이 다가오면서 어떤 결론이 내려질 지 전 국민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사실상 학살의 최종 책임자로 알려져있는 전두환씨에 대한 ‘심판의 날’로도 받아들여지면서 광주가 달아오르고 있다. 지역민들 사이에서는 불구속 상태로 재판이 이뤄지고 있는 점에도 사안의 중요성과 역사적 의미 등을 고려해 재판 생중계가 검토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천주교 정의평화위원회, 엄정 재판 성명=22일 5·18단체들에 따르면 천주교 광주대교구 정의평화위원회는 오는 24일 성명서를 내고 전두환씨 재판에 대한 입장을 발표할 예정이다.

천주교 광주대교구 정의평화위원회는 지난 1987년, 서슬퍼런 5공 독재의 폭압 속에서 5·18 사진집을 처음으로 열며 전 국민들에게 5월에 대한 관심을 불러 일으킨 바 있다. 광주대교구 정의평화위원회는 5·18 40주년을 맞아 세계사에서 대표적인 민주화운동으로 꼽히는 5·18의 핵심 진상 규명의 하나인 헬기 사격에 대한 법원 판단이라는 점, 전직 대통령을 지낸 인물로 사실상 학살의 최종책임자의 마지막 재판일 수 있는 점 등을 성명에 담을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천주교 광주대교구는 1980년 당시 계엄군의 유혈진압만은 막기 위해서, 김수환 추기경에게 도움의 손길을 내밀고 주한 미대사, 계엄군 책임자, 전두환까지 만나 설득했다. 교구 내부에서는 사제와 수도자, 가톨릭농민회와 가노청을 비롯한 평신도 역시 목숨을 무릅쓰고 시민과 함께했다.

천주교 광주대교구는 5·18 연루자로 구속, 수감된 이들의 석방과 희생자 추모, 진실규명과 광주의 진실을 알리기 위한 활동을 멈추지 않았다.

전씨가 고 조비오 신부에 대한 사자명예훼손으로 재판을 받고 있는 점도 천주교가 목소리를 내는 데 영향을 미쳤다.

조비오 신부는 1937년 광주에서 태어나 1969년 사제품을 받았다. 1980년 5·18 당시 시민수습위원으로 나서 시민들 피해 최소화를 위해 노력했고 2006년 사목생활에서 은퇴한 뒤에는 소외된 이들을 위해 헌신했으며 2008년 고위 성직자 품위이자 교황의 명예 사제인 ‘몬시뇰’에 임명됐다.

◇오월단체와 시민사회, “생중계해 5월 진실 알려야”=오월단체와 시민사회들도 전씨의 선고 재판(30일)을 앞두고 이번주부터 전 국민적 관심을 이끌어내기 위한 활동 계획을 검토중이다.

5월 3단체(5·18민주화운동 유족회·부상자회·구속부상자회)와 기념재단은 전씨 재판을 앞두고 재판부에 엄정한 처벌을 요구하는 성명서를 발표할 예정이다.

오월단체들은 특히 5·18 민주화운동에 대한 헬기 사격 여부를 판단하는 재판이라는 점에서 전국 생중계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내놓고 법원에 요청하는 방안을 고민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1996년 12·12사태와 비자금 사건 때 전두환·노태우씨가 법정에 선 모습이 언론에 노출 된 적이 있다. 또 박근혜씨에 대한 탄핵 재판은 재판 내용 전부가 언론에 공개되기도 했다.

대법원 규칙상 법정 촬영은 재판장의 허가가 있어야 가능하지만, 당시 재판부는 사건에 쏠린 국민적 관심과 역사적 중요성을 고려해 피고인의 법정 모습을 언론에 공개하는 것을 허가했었다.

이 때문에 불구속 피고인에 대한 재판 생중계는 전례가 없다는 법조계 시각임에도, 전직 대통령으로 5·18 민주화운동의 직접적 관련자인 점, 한국 민주화운동의 상징인 5·18 민주화운동 과정에서 풀리지 않는 핵심적 진상 규명의 하나인 헬기 사격에 대한 법원 판단이 내려지는 만큼 역사적인 의미가 크다는 게 오월 단체들의 목소리다.

이미 오월단체 뿐 아니라 지역 시민사회단체들을 중심으로 선고 과정에서의 법정 촬영·영상 촬영을 허가해 전 국민에게 공개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터져나오고 있다.

오월 단체와 시민사회 단체들은 월요일인 23일 오후, 대책회의를 갖고 구체적인 활동 방향을 논의해 발표할 계획이다.

문흥식 5·18 구속부상자회 회장은 “전씨 재판에 대한 역사적 의미, 5·18 민주화운동 진상규명의 중요성을 고려하면 전씨 재판 생중계가 이뤄져야 한다”면서 “재판 전체 생중계가 되지 않는다면 선고 전 법정 모습이라도 사진으로 남겨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광주전남기자협회·사진기자협회·영상기자협회는 23일 이같은 내용의 입장문을 광주지법, 법원행정처 등에 보내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정병호 기자 jusbh@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