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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계한 ‘영화음악의 거장’ 엔니오 모리코네
영원히 기억할 ‘시네마 뮤직’
‘미션’ ‘황야의 무법자’ 등 500편 참여
한국인 가장 좋아한 영화음악 작곡가
2020년 07월 07일(화) 19:40
‘영화음악의 거장’ 엔니오 모리코네가 6일 세상을 떠나면서 그의 음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또 ‘캐리비안의 해적’으로 유명한 영화음악가 한스 짐머 등 할리우드 관계자들의 추모도 이어지고 있다.

엔니오 모리코네는 20세기 최고의 영화 음악가로 이름을 떨쳤지만, 애초 그는 클래식 전공자였다. 재즈 트럼펫 연주자였던 아버지의 권유로 음악을 시작해 이탈리아 산타 체칠리아 음악원에서 트럼펫과 작곡을 전공했다. 생활고 때문에 방송·영화 음악에 손을 대기 시작했지만, 초기에는 클래식 전공자라는 자존심 때문에 가명을 쓰기도 했다고 한다.

1961년 루치아노 살체 감독의 작품으로 영화 음악에 데뷔해 ‘스파게티 웨스턴의 아버지’로 알려진 세르조 레오네 감독의 ‘황야의 무법자’(1964)로 세계적 명성을 얻은 뒤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아메리카’(1984) 등 대부분의 작품을 함께 했다.

모리코네는 ‘황야의 무법자’에서는 휘파람 소리로,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아메리카’에서는 장중한 팬플루트 선율로 깊은 인상을 남겼다. 주세페 토르나토레 감독의 ‘시네마 천국’(1988)이나 로랑 조페 감독의 ‘미션’(1986)도 모리코네의 음악과 함께 기억되는 대표작들이다.

영화 ‘시네마 천국’
반세기 넘는 세월 동안 500편이 넘는 영화 음악을 만들어 왔지만, 대표적인 영화 시상식인 아카데미와의 인연은 박했다. ‘천국의 나날들’(1978), ‘미션’(1986), ‘언터처블’(1987), ‘벅시’(1991), ‘말레나’(2000)로 다섯 차례 음악상 후보에 올랐지만 수상하지 못했다. 2007년 공로상을 받고도 9년이 지난 2016년 여든여덟의 나이에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의 ‘더 헤이트풀8’로 음악상을 받았다.

한국과의 인연도 적지 않다.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영화 음악 작곡가’로 꼽히며 수백만 장의 음반 판매고를 올렸고, ‘미션’은 국내에서 기획해 뮤지컬로 제작되기도 했다. 2005년 서울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내한 공연은 공연 이틀 전 돌연 무산됐으나 2007년 첫 내한 공연이 성사됐고, 부산국제영화제도 찾았다. 2009년에 다시 한번 내한 공연을 했고, 2011년 데뷔 50주년 기념 투어를 서울에서 시작했다.

그는 2007년 첫 내한 당시 인터뷰에서 “영화음악은 영화를 완성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라면서 “영화의 가장 감동적인 장면에 그 감동을 증폭시켜주는 배경음악이 없다면 그 영화는 그만한 감동을 불러일으키기 힘들 것”이라고 밝혔다.

또 “영화음악을 작곡할 때 상을 생각하고 곡을 만들지는 않는다”며 “다섯 번이나 오스카상 후보에 오른 것만 해도 큰 행운이다. (아카데미 공로상은) 내가 영화에 제공한 작업 전체를 위해 주는 상이라 더욱 좋았다”고 말하기도 했다.

할리우드 스타들의 추모도 이어지고 있다. 쿠엔틴 타란티노는 지난 6일 뉴 비벌리 시네마 SNS를 통해 엔니오 모리코네 생전 함께 찍은 사진을 게재했다.엔니오 모리코네와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은 영화 ‘장고: 분노의 추적자’, ‘헤이트풀8’ 등을 함께 작업했으며 엔니오 모리코네는 ‘헤이트풀8’으로 오스카(미국 아카데미 시상식) 음악상을 수상한 바 있다.

‘인터스텔라’, ‘다크나이트라이즈’등의 음악을 담당했던 한스 짐머는 자신의 SNS에 편지 형식의 추모 글을 올렸다. 한스 짐머는 “엔니오, 가장 처음 들은 그의 음악이 나를 붙잡았다. 나는 영화음악 작곡가가 될 결심을 한 적이 없다. 엔니오와 세르지오 레오네가 나에게 마법 같은 경험을 하게 해줬고, 그렇게 결심하게 만들어줬다. 엔니오는 나에게 가장 심플하고 순수하고 진실한 멜로디가 가장 쓰기 어렵다는 것을 알려줬다.(중략), 굿바이, 마에스트로”라고 추모를 전했다.

구혜선도 7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엔니오 모리코네 선생님을 추모하며”라는 글과 함께 두 장의 사진을 게재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