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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진정한 주권회복 첫 걸음은 친일 청산”
[반전 평화 운동가 서 승 우석대 석좌교수 화순 특강]
미국·일본과 관계서 결정권 부족해 주권 국가로서 의문
미·일 넘어야 한반도 평화시대 정착…국민적 공감대 필요
2019년 11월 26일(화) 04:50
“국민주권, 국가주권을 찾으려는 국민적 공감대와 합의가 필요합니다.”

반전 평화 운동가이자 인권 법학자인 서승 우석대 석좌교수(동아시아평화연구소장)가 지난 22일 화순군 도곡면 김대중기념공간에서 ‘미 제국주의의 동북아 전략’을 주제로 강연했다. 강의는 행동하는양심 광주전남협의회와 김대중대통령광주전남추모사업회가 주최했다.

서 교수는 “현재 한·미·일 간 역학관계에서 분명한 것은 대한민국의 결정권이 별로 없다는 점”이라며 “근본적으로 우리나라가 주권 국가인가라는 의문을 던지고 있다는 것이 본질”이라고 해석했다. 촛불혁명으로 국민주권을 확인하고 실현했으나 정작 나라 주권은 확립되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대한민국 정부가 북한과 극한 대치상태를 벗어나 화해·협력 시대를 열었으나, 미국이 남북문제에 ‘사사건건’ 간섭함으로써 틀어진 것이 대표적이라고 했다.

그는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에 대해서도 근본 성찰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지소미아는 샌프란시스코 체제 등 미국의 동북아 전략에 따른 것으로 한국에 일방적 봉사를 요구할 뿐 이득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서 교수는 “한국 보수층에서는 막연하게 미국이 원하니 해야 한다는 주장을 하고 있으나, 왜 지소미아가 필요한지에 대한 의문은 없다”고 지적했다. 샌프란시스코 체제란 1951년 맺어진 조약으로부터 시작됐으며, 미국과 일본의 양자 안보 조약이 포함돼 있다. 사실상 지소미아의 뿌리다.

서 교수는 ‘일제 징용의 강제성을 부정했다’는 논란을 일으킨 서적 ‘반일종족주의’와 관련, “이 책이 일본에서 20만부 이상 팔렸으며, 현재 서점마다 책을 무더기로 쌓아놓고 판매하고 있는 지경이다. 혐한, 반한을 주장하는 터무니 없는 내용을 담은 책이 일본에서 범람하고 있다”며 “토착왜구, 친일파 문제를 넘어 현재 상황은 한 몸뚱이에 두 머리를 가진 사람들이 한·일 양국에서 찬양·고무를 하며 상승작용을 하는 형국”이라고 말했다.

그는 대한민국 현안으로 친일청산과 국가주권 회복을 들었다. “대한민국의 국가주권을 바로세우고 친일, 토착왜구를 어떻게 청산해야 하는지가 가장 큰 문제”라며 “이를 실천하지 않으면 미국과 일본을 넘어설 수 없다. 한반도 평화시대 뿌리도 내릴 수 없다”고 강조했다.

1945년 일본 교토에서 태어난 서 교수는 재일교포로 서울대학교 대학원 사회학과를 졸업한 후 리츠메이칸대학 법학과 특임 교수, 캘리포니아대학교 버클리캠퍼스 사회학과 객원연구원 등으로 활동했다. ‘옥중 19년’, ‘서승의 동아시아 평화기행’ 등 저서를 발간했으며 2011년 제1회 진실의 힘 인권상을 받았다.

서 교수는 1975년 간첩 조작 사건인 ‘재일교포 학원침투 간첩단 사건’ 당시 동생 서준식 전 인권운동사랑방 대표와 함께 보안사에 연행돼 19년에 걸쳐 옥살이를 했다. 보안사의 모진 고문에 맞서 분신을 감행했다. /윤영기·유연재 기자 penfoo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