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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상현, 신인왕 역전 노린다
올 시즌 55경기 1승 4패 14홀드…불펜 필승조서 맹활약
정우영·원태인과 경쟁…이닝당 출루허용·피안타율 등 우위
KIA, 1985년 이순철 후 배출 끊겨…잔여 경기 호투 기대
2019년 09월 26일(목) 04:50
막판 1위 싸움으로 후끈 달아오르고 있는 KBO리그에 또 다른 뒤집기쇼가 눈길을 끈다. KIA 타이거즈의 ‘포커페이스’ 전상현<사진>이 신인왕을 위한 마지막 어필에 나선다.

타이거즈는 11번이나 한국시리즈 우승컵을 들어올리며 KBO리그에 큰 족적을 남겼다. MVP와 골든 글러브 등 많은 타이틀도 챙겼지만 유독 인연이 없는 상이 있다.

바로 신인상이다. 1985년 이순철이 타이거즈의 첫 신인상을 수상한 이후 30여 년이 지나도록 명맥을 잇지 못하고 있다.

올 시즌에도 KIA는 신인왕과는 거리가 먼 것 같았다. LG 사이드암 정우영이 초반 강한 인상을 남기며 내내 주목을 받은 가운데 삼성 우완 원태인이 대항마로 나서는 것 같았다. 하지만 원태인의 하락세 속, 팀 성적까지 더해 정우영의 독주가 이어지는 모양새였다.

시즌 막바지 새로운 복병이 등장했다. 차곡차곡 성적을 쌓은 ‘중고 신인’ 전상현이 뒤늦게 주목을 받고 있다.

전상현은 2016년 대구 상원고를 졸업하고 KIA 유니폼을 입은 4년 차 선수다. 상무에서 복무했던 지난해에는 퓨처스리그 평균자책점·다승왕 2관왕에 오르며 실력을 발휘했다. 화려한 이력 탓에 전상현은 자신이 ‘신인왕 후보’라는 걸 최근에야 알았다.

KBO리그 표창 규정에 따르면 등록 5년 이내, 30이닝 이내의 투수는 신인왕 자격을 갖는다. 프로 4년 차 전상현은 데뷔 첫해 13.1이닝을 던졌고, 지난해 제대 후 10.1이닝을 던지면서 30이닝을 넘지 않았다.

전상현은 “후보에 대한 정확한 이닝과 규정을 자세히 몰랐다. 요건이 되는 줄 몰라서 생각도 안 하고 있었는데 매니저님이 말해줘서 알게 됐다”며 “처음에는 ‘제가요? 안 될 걸요?’라고 말했다”고 웃었다.

처음에는 욕심이 없었지만 9월 7경기에서 ‘0의 행진’을 펼치면서 전상현의 마음에도 변화가 생겼다.

전상현은 “솔직히 큰 욕심이 없었는데 선배들이 계속 이야기를 하니까 신경이 쓰이게 됐다. 처음이자 마지막 기회이기도 하니까 욕심이 난다”고 욕심을 드러냈다.

선배들의 이야기대로 전상현은 충분히 표를 받을 수 있는 좋은 성적을 만들었다.

정우영은 올 시즌 54경기(64이닝)를 소화하면서 평균자책점 3.23, 4승 6패 1세이브 15홀드를 기록하고 있다. 이닝당 출루 허용률은 1.14, 피안타율은 0.232. 38개의 탈삼진을 뽑아내면서 18차례 볼넷을 허용했다.

전상현은 55경기에서 58.2이닝을 막으며 평균자책점 3.22, 1승 4패 14홀드를 만들었다. 이닝당 출루 허용률은 1.09, 피안타율은 0.207로 더 좋다. 20개의 볼넷을 내준 전상현은 위력적인 구위로 59개의 탈삼진도 장식하면서 볼넷과 탈삼진 비율에서도 돋보인다.

4위와 7위라는 팀 성적 탓에 상대적으로 전상현에 대한 주목도가 떨어지지만 WAR(대체선수대비 승리기여도)를 봐도 1.17로 0.47의 정우영보다 앞서 있다.

전상현은 우울한 KIA의 2019시즌에 ‘젊은 마운드’의 힘과 희망을 보여준 대표주자이기도 하다.

전상현은 “원래 긴장을 잘 안 한다. 자신감이 가장 큰 무기인 것 같다. 포커페이스라는 표현이 좋다”며 “최근 컨디션이 좋아서 시즌이 끝나는 게 서운하지만 올해 배운 게 많아서 크게 아쉽지는 않다. 대신 포스트 시즌에 공을 던지지 못하는 게 너무 아쉽다”고 말했다.

또 “이제 두 경기 남았는데 아프지 않고 남은 경기 잘 치르겠다. 잘해서 신인왕 어필하고 싶다”며 “또 내년을 준비하는 과정이라고 생각하고 최선을 다하겠다. 올해보다 더 좋은 성적을 거둬서 매년 발전하는 선수가 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김여울 기자 wool@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