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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등고
예술의 힘 |2022. 03.10

제2차 세계 대전이 배경인 영화 ‘피아니스트’를 본 사람이라면 작품 속에 흐르던 쇼팽의 음악을 잊을 수 없다. 영화의 도입부, 주인공 스필만이 폴란드 국영방송국에서 폭탄 소리를 들으며 ‘녹턴’을 연주하는 모습이나, 도망 중 독일 장교를 만난 그가 생사의 갈림길에서 연주하던 ‘발라드 1번’은 묵직한 울림을 준다. ‘피아니스트’는 폴란드 피아니스트 블라디슬로프…

의용군(義勇軍) |2022. 03.09

‘의용(義勇)’은 충의(忠義)와 용기(勇氣)의 줄임말로, 의를 위해 일어나는 용기다. 정의를 옹호하고 실천하기 위해 불의를 과감히 물리치려는 의로운 용기라는 의미다. 요즘 뉴스에서 자주 접하는 용어가 의용소방대와 의용군이다. 20년만에 최악이라는 강원 삼척과 경북 울진의 산불로 의용소방대가 재조명되고 있다. 민간인 신분으로 무보수 자원봉사자인 의용소방대원…

양간지풍(襄杆之風) |2022. 03.08

전통 농경사회에서 대보름에 쥐불놀이와 함께 논두렁 태우기가 성행했다. 국가적 목표를 식량 증산에 두었던 시절에도 이러한 관행은 이어졌다. 줄무늬잎마름병을 옮기는 애멸구 유충을 박멸하기 위함이었다. 다행스럽게 요즘은 봄철 산불 예방을 위한 홍보 덕분에 거의 눈에 띄지 않는다. 일 년 중 산불이 가장 많이 발생하는 때가 건조한 기후의 3~4월이다. 산림청의 …

‘전쟁과 평화’ |2022. 03.07

러시아의 대문호 톨스토이의 소설 ‘전쟁과 평화’는 세계의 고전으로 꼽힌다. 1915년 노벨 문학상 수상 작가인 로맹 롤랑은 “우리 시대 가장 방대한 서사시이자 현대의 ‘일리아스’”라고 평했다. 톨스토이는 객관적 자료와 작가적 통찰로 냉혹한 전장에서 펼쳐지는 인간들의 삶과 운명, 죽음을 역동적으로 그렸다. 소설은 나폴레옹 침략에 맞선 1805년 전쟁과 18…

교량 폭파 |2022. 03.04

전쟁영화에는 대부분 탱크가 나온다. 진격해 오는 적군의 탱크를 폭파하거나 제지하는 아군의 전투 신은 주요 장면 중 하나이다. 수류탄이나 화염병 등을 들고 탱크를 덮치거나 이동로를 차단하기 위해 다리를 폭파하는 것도 단골 레퍼토리이다. 영화 ‘콰이강의 다리’에 나오는 다리 폭파 장면은 영화사 최고의 명장면으로 꼽힌다. 제2차 세계대전 시기인 1943년. 태…

사라진 무등산 |2022. 03.03

질서가 없이 어지러운 곳이나 그러한 상태를 아사리판이라고 부른다. 어원에 대해서는 대체로 세 가지가 있으며, 이판사판처럼 불교에서 유래됐다는 설이 유력하다. 산스크리트어에서 덕망이 높은 스님을 ‘아사리’(acarya)라고 하는데, 이들이 모여있으면 자기 의견만을 앞세우며 논쟁을 벌이는 모습에서 비롯됐다는 것이다. 대선 후보들이 너도나도 아파트 대규모 공급…

신냉전 |2022. 03.02

러시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전 세계가 긴장하고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세계 질서를 ‘신냉전’ 구도로 몰아가는 신호탄이 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여기에 최근 푸틴 대통령이 ‘핵 억지력’ 발언까지 내놓으면서 미국 등 서방국가들의 긴장감은 더욱 고조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반전 시위’도 이어지고 있다. 외교 전문가들…

스타트와 스프링 |2022. 02.28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 확산으로 국내 하루 신규 확진자 수가 매일 크게 늘어나고 있다. 이곳 광주·전남 지역에서도 연일 확진자가 폭증하면서 그 정점이 언제가 될지 예측하기 어려울 정도다. 매일 새로운 수치가 기록되는 매우 위태로운 상황이다. 하지만 지금은 모든 것을 새롭게 시작해야 하는 봄이다. 이러한 때 마음가짐을 다잡을 수 있는 좋은 발언이 있어 소개…

최강의 콤비 |2022. 02.25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축구 선수 중 역대 어시스트 1위는 162개를 기록한 라이언 긱스다. 2위는 세스크 파브레가스이며, 웨인 루니는 3위에 랭크되어 있다. 맨유 팀에서 박지성과 함께 뛰어 한국 팬들에게도 친숙한 이름들 뒤로는 프랭크 램퍼드와 데니스 베르캄프가 있다. 섀도스트라이커의 대명사로 불리는 베르캄프는 아스날과 네덜란드 대표 팀에서 수많은…

기록과 기억 |2022. 02.24

‘기록’의 의미를 생각할 때마다 떠오르는 책이 있다. 오래전 읽은 ‘신인왕제색도: 빛으로 그리는’이다. 인왕산 자락에 자리한 ‘궁리출판사’ 이갑수 대표가 글을 쓰고 도진호 작가가 사진을 찍었다. 이 책에는 2009년 가을부터 이듬해 가을까지 일주일에 두 번씩 ‘같은 자리’에서 찍은 인왕산의 모습과 사색이 담긴 글이 실려 있다. 사진을 찍은 장소는 1751…

복합쇼핑몰 |2022. 02.23

복합쇼핑몰은 쇼핑은 물론 문화와 레저를 한 곳에서 즐길 수 있는 복합 문화 공간이다. 우리나라에서는 2010년대 중반부터 유통 대기업들이 복합쇼핑몰 사업을 주도하면서 도시 소비문화를 이끌고 있다. 롯데월드몰과 스타필드가 대표적인 복합 문화 공간이다. 신세계그룹은 코엑스몰을 시작으로 하남·고양·안성 등 수도권에 스타필드를 잇따라 개설한데 이어 경남 창원 …

눈 속에 피는 꽃 |2022. 02.22

식물은 어쩌면 알람 기능이 있는 시계인지도 모른다. 수십 년 동안의 휴면기나 혹독한 겨울나기를 거친 후에 어김없이 꽃이나 싹을 피우는 모습은 경이롭다. 잠든 씨앗이나 식물을 깨우는 알람은 무엇일까? ‘그림 그리는 식물학자’ 신혜우 박사(식물분류학)가 쓴 ‘식물학자의 노트’에는 15년 만에 처음으로 싹이 튼 희귀 북아메리카 난초 이야기가 나온다. 연구자인 …

우크라이나의 슬픔 |2022. 02.21

“트럭을 타고 가다 보면 사람들이 죽어 누워 있는 게 보였어. 짧게 깎은 머리가 파르스름한 게 꼭 햇빛에 돋아난 감자 싹 같았지. 그렇게 감자처럼 사방에 흩어져 있었어…. 도망치다 넘어진 모습 그대로 갈아엎은 들판에 죽어 누워 있었어…. 꼭 감자처럼….” 2015년 노벨상 수상 작가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74)의 ‘전쟁은 여자의 얼굴을 하지 않았다’(문…

영부인 |2022. 02.18

대통령제 도입의 역사가 비교적 짧은 우리나라의 경우 역대 영부인들에 대한 비교 평가는 별로 이뤄지지 않은 듯하다. 하지만 233년 전 가장 먼저 대통령제를 채택한 미국에서는 영부인에 대한 평가를 대통령에 대한 평가만큼이나 중요시해 왔다. 그동안 수많은 영부인이 있었지만 미국인들에게 이들 중 최고와 최악을 고르라고 하면 십중팔구 동일한 답변이 돌아온다고 한다…

미션과 능력 |2022. 02.17

칭기즈칸은 57세였던 1219년, 원정에 앞서 가족과 권신들을 모은 뒤 후계자를 논의했다. 그에게는 네 명의 아들이 있었다. 제국의 미래가 달린 중대사였기에 칸은 신중하게 모든 아들에게 발언권을 주었다. 호전적이었던 첫째와 둘째는 이 자리에서도 서로 다퉜지만, 아버지 생각이 온화한 셋째에게 있다는 것을 알고 자리를 양보했다. 결국 장자 상속이 아니라 능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