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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시각
권력의 충돌 |2020. 12.09

지난 1973년 8월 하순. 스웨덴의 올로프 팔메 총리는 스톡홀름의 한 은행에서 걸려 온 한 통의 전화를 받았다. 발신자는 은행 강도에게 붙잡혀 인질이 된 은행 직원 네 명 가운데 한 명인 크리스틴 엔마크(여성·당시 23세)였다. 엔마크는 총리에게 “납치범과 함께 은행을 떠날 수 있게 해 달라”고 간청했다. 하지만 거절당하자 끝내 불만을 터뜨렸다. “당신은…

마한 문화, 르네상스를 보고 싶다 |2020. 12.02

“발견된 유물은 금동관, 금동신발, 대도, 도자, 도끼, 창, 화살, 톱, 이식, 구옥, 관옥, 여러 면옥, 소옥 등 하나하나 열거할 수 없을 정도이다. …때는 바야흐로 세밑이고 또한 연일 눈이 내려 두텁게 쌓이므로 충분한 조사를 실시하기 어려웠기 때문에, 유감스럽지만 잠시 조사를 중지하고 다음 해를 기약하며 귀청 길에 올랐다.” 조선총독부 고적조사위원회가…

4차 방정식 ‘광주공항 이전’ 해법을 찾아라 |2020. 11.25

광주·전남 상생 과제 가운데 최대 난제는 광주공항의 전남 이전 문제다. 광주시와 전남도는 민선 7기 시작과 함께 이 문제의 해법 찾기에 나섰지만 2년 반 가까이 한 발짝도 나가지 못하고 있다. 공항 이전 해법 찾기가 어려운 이유는 자치단체와 정부의 이해관계가 얽혀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광주공항은 민간공항과 함께 소음 피해의 주범인 군공항 이전까지 겹쳐…

민선 체육 시대에도 여전한 ‘완장’ |2020. 11.11

강진군 체육회장이 공무원 폭행 등의 혐의로 구속되고 보성군 체육회장이 공무원에 대한 폭언 등으로 논란의 중심에 섰다. 이번 강진·보성 체육회 사태는 본질적으로 체육계의 자성을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드러난 외피만 보아서는 안 된다. 그저 ‘완장 찼다고 갑질하는 체육회장 개인의 행태’쯤으로 생각하고 넘어가기에는 석연치 않은 구석이 있다. 바로 자치단체와 연…

‘김원기 선생님’을 찾습니다 |2020. 11.04

누구나 사는 동안 잊지 못하는 사람 한둘은 있을 것이다. 인생의 진로를 밝혀 준 스승이나 삶의 전환점을 만들어준 멘토, 부족한 나를 당치않은 믿음으로 지지해 준 친구…. 낙엽이 떨어지는 이맘때면 첫사랑 순이도 있겠고, 부모나 배우자를 여읜 사람이라면 의당 그리움에 눈시울을 적시지 않은 채 이 가을을 넘기기는 어려울 것이다. 30년 전인 대학교 2학년 때였…

‘한국판 뉴딜’ 광주·전남 미래 좌우한다 |2020. 10.28

‘거목’(巨木)의 영면(永眠)은 한 시대가 저물었음을 깨닫게 한다. 지난 25일 별세한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삼성전자를 세계 최고의 초일류 기업으로 일궈낸 성공의 이면에는 불투명한 지배구조, 정경유착, 무노조 경영 등 어두운 부분도 있지만, 그가 한국 경제를 주도했던 인물이었다는 점만은 부인할 수 없는 분명한 사실이다. 그가 이룬 ‘신화’는 기술 경쟁력을…

2020 건축학 개론 |2020. 10.21

올 초, 광주일보 연재물 ‘문화를 품은 건축물 열전’ 취재를 위해 세종시에 다녀왔다. 행정수도답게 새로 지은 오피스 빌딩과 아파트들이 즐비했다. 근래 광주 도심 곳곳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신축 아파트 공사 현장도 많았다. 굳이 양쪽의 차이점을 꼽으라면 광주보다 ‘스케일’이 조금 작은 정도랄까. 세종시라 해서 특별한 기대를 한 건 아니었지만, 전국 어디를 가…

모진 겨울 견뎌 내는 인동초처럼 |2020. 10.07

요즘 우리 정치권을 보고 있자면, 대한민국 제13대 대통령 선거를 3개월여 앞둔 1987년 9월 8일의 광주역 앞 광장이 떠오르곤 한다. 당시 대통령 후보였던 김대중 평화민주당 대표가 구름처럼 몰려든 수십만 명의 지지자들을 상대로 ‘독재 정권을 이긴 것은 국민이요, 광주 시민이요, 망월동의 넋’이라며 사자후를 토해 내던 그 현장이다. 광장을 가득 메운 채 …

나를 감동시킨 ‘삶의 한 순간’ |2020. 09.23

좋아하는 김소연 시인의 산문집 ‘나를 뺀 세상의 전부’ 서문에서 이런 대목을 발견했다. “고개를 끄덕이며 누군가의 주장을 듣고 있을 때보다 누군가의 하루를 지켜보다 가만히 고개를 끄덕이게 될 때에 더 크게 설득되고 더 큰 경이감이 찾아온다.” 시인의 생각에 동의한다. 때론 나를 감동시키는 것, 나를 이해시키는 것은 장황한 설명이나 명료한 논리가 아닌 ‘누…

통권 300호, ‘예향’(藝鄕)의 역사를 만들다 |2020. 09.16

“33년 만이네요. 전율이 옵니다!” 지난 2018년 여름, ‘나무 심는 출판인’이라는 애칭으로 불리는 조상호 나남출판 회장을 인터뷰할 때 일이다. 장흥 태생인 조 회장은 경기도 파주 출판단지 내 사옥을 찾아간 기자를 반기며 33년 전 ‘인연’을 얘기했다. 알고 보니 당시 출판업에 뛰어든(1985년) 지 6년째였던 조 회장은 신생 잡지였던 월간 ‘예향’…

‘위드 코로나’ 시대, ‘포스트 코로나’를 생각한다 |2020. 09.09

코로나19가 일상이 된 삶이 계속되고 있다. 지난 1월 국내에 코로나라는 생소한 감염병이 등장한 지 벌써 8개월째다. 잠시 주춤하더니 지난달 중순 재확산 되면서 코로나 퇴치는 당장은 먼 일이 됐다. 오히려 코로나와 함께 슬기롭게 살아가는 방법을 찾는 것이 현명하다는 의미에서 지금을 ‘위드(with) 코로나’ 시대라고들 한다. 코로나는 국가와 기업·가정 등…

왜 타이거즈를 응원하십니까 |2020. 08.26

메이저리그 칼럼니스트인 윌 리치가 지난 5월 메이저리그야구(MLB: Major League Baseball) 사이트에 칼럼을 게재했다. ‘맷 윌리엄스에게는 한 번도 없었던 홈런’(For Matt Williams, the HR chase that never was)이라는 제목의 글인데 그의 글에 이런 대목이 보인다. “그(맷 윌리엄스)는 최희섭이 타격코치를…

내년에도 홍수가 온다면 막을 수 있을까? |2020. 08.19

“이슈는 이슈로 덮는다.” 일반적으로 가십거리가 판치는 연예계에서 많이 쓰이는 마케팅용 격언이다. 하지만 이는 언제부터인지 연예계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를 지배하는 대형 뉴스의 흐름이 바뀌는 시기에 자주 사용하는 문구가 됐다. 빅 이슈나 핫 이슈가 생기면 이전 사건들은 관심에서 밀려나는 이슈 교체가 불가피함을 이르는 말이기도 하다. ‘코로나19’는 올 초부…

시험대 오른 이낙연 리더십 |2020. 08.12

새로운 대표와 최고위원을 선출하는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오는 29일)가 보름 앞으로 다가왔다. 하지만 최대 축제를 앞둔 여권의 분위기는 심상치 않다. 부동산 정책에 대한 민심 이반에 역대급 수해까지 겹치면서 전당대회 분위기가 좀처럼 살아나지 않는 데다 문재인 대통령과 민주당 지지율 하락 추세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10일 ‘리얼미터’가 발표한 여…

‘슬기로운 유네스코 창의도시 사용서’ |2020. 08.05

“유네스코 창의도시 이천시에 오신것을 환영합니다.” 지난 주말, 광주에서 자동차로 세 시간 삼십 분쯤 달려 서이천 IC로 들어서자 큼지막한 홍보 조형물이 눈에 띈다. 연한 갈색톤의 도자기 모양이 여타 도시들의 그것과는 다르다. 도심이 가까워지면서 유네스코 창의도시의 ‘분신’들이 속속 모습을 드러낸다. 주요 도로에는 도자기 가로등이 은은한 자태를 뽐내고, 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