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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시각
5·18 기록관에서 만난 청년 - 김미은 여론매체부장·편집국 부국장 |2023. 11.01

“괜찮으시면 인터뷰 때 옆에서 같이 들어도 될까요?” 난생 처음 보는 그가 말했다. 서울에 사는 그는 제주도를 거쳐 광주를 여행중이라고 했다. 나이는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 정도로 보였다. 10월 초 그를 만난 곳은 최재영 작가를 취재하던 5·18 민주화운동기록관 전시실이었다. 최 작가는 지난 5월 아버지 최병오 사진 작가의 유품을 정리하다 19…

‘푸른 옷’에 실려 간 억울한 죽음 없어야 - 송기동 예향부장·편집국 부국장 |2023. 10.25

# “석식 후 개울에서 혼자 목욕하다가 쇼크로 인한 기도 폐쇄로 사망했다.” 1987년 7월, 군은 최전방 부대에서 갑자기 사망한 L상병의 죽음을 ‘사고사’라고 했다. 부검때 군의관은 고인의 가슴께에 있는 멍을 보고도 ‘심장마비’로 결론 냈고, 해당 부대는 상부에 ‘기도 이물 폐쇄에 의한 질식사’로 보고했다. 아들을 잃은 유족들은 군의 거짓말을 믿고 분루…

광주문학관, 그 정신만 남고 껍데기는 가라-박성천 문화부장·편집국 부국장 |2023. 10.11

‘문학은 모든 문화예술의 기본이다’라는 말이 있다. 더 이상의 설명이 필요 없는 문학의 중요성과 보편성을 의미하는 정의다. 예술 작품을 해석하거나 텍스트화 하는 데 있어 문학을 능가할 장르는 없다는 뜻이다. 아무리 뛰어난 작품도 이를 소개할 평론이나 비평이 없다면 심미적인 가치가 온전히 전달될 수 없다. 문학관은 작가의 생애와 문학 세계가 응결된 공간이다…

가족끼리 아침 식사는 하셨나요? - 채희종 정치담당 편집국장 |2023. 10.03

가족이 사라지고 있다. 조금 과장하면 소멸하는 중이라고 해야 맞겠다. 1980~1990년대만 하더라도 할아버지 할머니와 손주까지, 3대가 함께 사는 대가족은 도시에서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다. 그 때는 시골 사는 부모가 아프면 도시 사는 자식들이 모셔와 함께 지내는 것이 상례였던지라 지금의 중·장년층 가운데 대가족 생활을 경험한 이들이 많다. 하지만…

안타까운 5·18 공법단체 - 윤영기 사회·체육담당 부국장 |2023. 09.27

“5월은 광주의 것도 구속자, 부상자, 유가족의 것도 아니고 조국의 것이고 전체 시민과 민족의 것이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또한 5월이 광주의 5월로 올바로 서야 진정한 전국화, 세계화가 가능하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고 윤한봉 선생이 1994년 5월 각계의 여망을 응축해 쓴 ‘5·18기념재단 창립선언문’이다. 그가 뼈와 살을 갈아넣은 창립선언문에는 5…

주목되는 추석 민심- 임동욱 선임기자 겸 이사 |2023. 09.19

다음 주(28일)면 추석 명절 연휴가 시작된다. 이번 연휴는 임시공휴일과 개천절 등을 더하면 6일이나 된다는 점에서 역대 급이다. 10월 9일 한글날까지 포함해 그 사이 3일(10월4일~6일) 연차 등을 내면 최장 12일 동안의 연휴도 가능하다. 명절은 민심의 용광로다. 특히 추석 명절은 천만 명 이상의 귀성객들이 마주하고 있는 삶의 애환을 나누게 된다…

나혜석, 이응노, 그리고 오지호 - 박진현 문화·예향국장, 선임기자 |2023. 09.12

수원시 팔달구 인계동에는 우리나라 최초의 여성화가 나혜석(1896-1948)을 기념하는 ‘나혜석거리’가 있다. 수원이 고향인 나혜석을 추모하기 위해 그가 세상을 뜬지 52년이 흐른 지난 2000년 조성한 곳이다. 한복을 입은 채 앉아 있는 형상과 양장 차림으로 화구세트를 들고 어디론가 훌쩍 떠나는, 이질적인 모습의 두 동상이 300m를 사이에 두고 마주보고…

어느 예술 애호가에 대한 헌사 - 김미은 여론매체부장·편집국 부국장 |2023. 09.06

“아빠 친구분들이야.” 검은 상복을 입은 그의 아내가 말했다. 일행은 그녀를 껴안은 채 울음을 터트렸다. 영정 사진을 멍하니 바라봤다. 믿기지 않은 현실이었다. 그가 좋아했던 영화 속 한 장면, 연극 속 한 장면이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했다. 오랫동안 문화부 기자 생활을 하며 많은 사람을 만나고, 많은 글을 썼다.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열심히 작품을 만…

“내 새끼가 먹고, 살아가야 할 바다입니다” - 송기동 예향부장·편집국 부국장 |2023. 08.30

“우리는 괜찮아요. 아무거나 먹어도 상관없어요. 그런데 우리가 받은 만큼의 바다를 후손들에게 물려줘야 될게 아니에요? 그게(원전 오염수) 안전하다고 하면 일본은 자기나라에서 해결해야 돼요. 지금이라도 안 늦었으니까, 대통령이 대통령답게 국민들의 말을 좀 들어줬으면 좋겠어요. 그걸(원전 오염수 해상방류) 하길 원하는 국민이 없잖아요. 내 새끼가 먹는 거예요.…

예술인 권리 보장에 대한 단상 - 박성천 문화부장·편집국 부국장 |2023. 08.15

최근에 ‘추급권’(追及權·resale right)이라는 말이 회자된 적이 있다. 문화예술계에서 통용되는 용어로 “권리의 목적물이 여러 번 옮겨져 누구에게 가 있더라도 이것을 추급하여 행사할 수 있는 권리”를 뜻한다. 부연하자면 미술품이 재판매될 때 이를 창작한 작가가 재판매 금액 일부를 보상받을 수 있는 권리다. 지난 6월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미술진흥…

영아 유기, 모성(母性)과 사회 안전망 사이- 채희종 정치담당 편집국장 |2023. 08.08

갓난 아기를 생매장했다는 뉴스의 끔찍함에 놀라고, 또 그 사건 가해자가 아이의 엄마라는 사실에 다시 한번 놀란다. 한 달여 전부터 영아 유기 수사가 전국적으로 본격화된 이후, 지금까지도 포털 사이트에 ‘영아 유기’라는 단어를 치면 연일 여러 건의 기사들이 업데이트되고 있다. 세 명의 자녀를 양육 중인 부부가 두 아이를 수년 간격으로 낳아 숨지게 했다는 기…

선생님들의 숨통이 막혀 가고 있다 - 윤영기 체육부장·편집부국장 |2023. 08.01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7월 하순 광주시 광산구 광주교육시민협치진흥원 설립 추진단에 들렀다. 최근 절명한 초등학교 교사를 추모하는 공간이 마련된 한편에는 메모지에 쓴 글이 빼곡히 붙어 있었다. 고통에 공명하는 교사들의 깊은 연대가 만가(輓歌)를 대신하고 있었다. ‘더 이상 참지 않겠다’는 분노 가득찬 목소리도 있었다. “그 자리에 누가 있어도 겪었을 일이기…

총선 농사와 호남 민심 - 임동욱 선임기자·이사 |2023. 07.26

내년 총선(4월 10일)이 300일도 남지 않았지만 기대보다는 걱정이 앞선다. 네거티브만이 횡행했던 지난 대선과 닮은꼴로 치러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대선부터 지속된 여야 간의 정쟁은 이제 증오와 저주의 정치로 자리 잡고 있다. 대통령과 제1 야당 대표가 단 한 번의 회동도 갖지 않은 것은 물론 여야 대표 간의 만남도 이뤄지지 않고 있다. …

축제가 끝나고 난 뒤 - 박진현 문화·예향국장, 선임기자 |2023. 07.19

20대 중반의 직장인 C는 SNS에 인증샷을 올리는 게 취미다. 근사한 분위기의 카페나 소문난 맛집을 앵글에 담기 위해 장거리 여행도 마다하지 않는다. 그러다 보니 자신만의 ‘인생샷’을 찍는 노하우도 생겼다. 그런 그녀가 지난달 그동안 벼려온 광주비엔날레(4월7~7월9일)를 관람했다. 미술애호가는 아니지만 멋진 사진 한컷을 건지기 위해서다. 하지만 C의 …

이금주·정세현·임영희, 그리고 우리 - 김미은 여론매체부장·편집부국장 |2023. 07.12

태평양전쟁희생자 광주유족회를 이끌었던 이금주(1920~2021) 할머니의 평전 발간 소식에 내용이 궁금했다. 지난해 그의 삶을 소재로 작품이 만들어진다는 소식도 접했던 터였다. 뒤늦게 평전 ‘어디에도 없는 나라’를 읽다 사진 한 장에 마음이 내려앉았다. 지난 2012년, 63년 간 살았던 광주를 떠나며 손녀와 집 앞에서 이삿짐 트럭을 배경으로 찍은 사진이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