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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후식 칼럼
광주 내 균형 발전 ‘큰 그림’이 필요하다 |2020. 09.02

현재 광주광역시의 행정구역은 5개 자치구에 95개 행정동(洞)으로 구성돼 있다. 광주에 행정 단위로서 구(區)가 처음 등장한 것은 지난 1973년 7월이었다. 6개 출장소를 중심으로 이뤄졌던 도시 행정을 보다 효율적으로 수행하기 위해 이른바 ‘구제’(區制)를 도입한 것이다. 이에 따라 기존 행정구역 가운데 중부·동부 출장소를 통합해 동구가, 남부·서부 출장…

우리는 어쩌다 ‘기후 악당’이 되었나 |2020. 07.29

올 것이 왔다. 장마가 끝나자마자 무더위가 덮칠 것이라는 기상청의 예보다. 해마다 이맘때면 내 마음 속에선 한 가지 갈등이 생긴다. “이제라도 에어컨을 살 것인가, 말 것인가?” 무등산 자락에 자리한 데다 동향(東向)인 우리 아파트는 또한 고층이어서 제법 시원한 편이다. ‘땡볕 아래서도 사흘 동안 서 마지기 피사리만 하면 더위를 모른다’는 옛말처럼, 과거엔…

코로나가 일깨운 ‘자치 분권’의 저력 |2020. 06.24

끝이 보이지 않는다. 코로나19의 창궐이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처음엔 한 차례 휩쓸고 지나갈 쓰나미려니 했다. 중국 우한에서 첫 환자가 발생한 뒤 세계보건기구가 ‘세계적 대유행’(pandemic)을 선언할 때까지만 해도 그랬다. 한데 산발적 집단 감염과 해외 유입은 멈출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우리나라에서 첫 확진자가 나온 지도 어느덧 다섯 달이지…

‘일하는 국회’ 이번엔 실현될까 |2020. 05.20

4·15 총선을 통해 새로이 탄생한 21대 국회의원 300명의 임기가 열흘 후인 오는 30일부터 시작된다. 국민을 대표하여 법률을 제정하고 국정을 심의하는 국회의원들을 흔히 ‘선량’(選良)이라고 부른다. ‘가려 뽑힌 뛰어난 인물’이라는 의미로, 존경과 기대가 담겨 있다. 우리나라에서 국회의원들을 언제부터 이렇게 불렀는지는 명확하지 않지만, 그 유래는 중국…

총선 투표소 가는 길에 |2020. 04.15

“투표가 세상을 바꾼다.” 선거가 임박하게 되면 정치권이 지지를 호소하거나 선거관리위원회가 투표를 독려할 때 내미는 단골 구호다. ‘선거는 민주주의의 축제’라는 슬로건도 빠지지 않는다. 선거와 투표가 지닌 가치를 함축적으로 보여 주는 문구들이다. 민주주의 국가에서 선거는 국민을 대표해 나랏일을 할 사람을 투표로 뽑는 것이다. 이를 통해 국민은 자신의 의견을…

다시 도진 정쟁 바이러스 |2020. 03.11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우리네 삶의 풍경을 송두리째 바꿔 놓고 있다. 거리는 한산하다 못해 적막하다. 감염을 우려한 시민들이 바깥출입을 자제하고 있기 때문이다. 유치원과 초중고교의 개학은 처음으로 3주나 연기됐다. 도서관이나 박물관 등 문화 시설은 물론이고 취약 계층의 쉼터인 경로당과 사회복지시설들도 문을 닫았다. 예술 행사나 스포츠…

‘모로 가도 서울만 가면 되는’ 나라 |2020. 02.05

‘사람은 나면 서울로 보내고 말은 나면 제주도로 보내라’는 속담이 있다. 사람은 어릴 때부터 서울로 보내어 공부를 시켜야 입신출세할 수 있다는 의미다. ‘모로 가도 서울만 가면 된다’는 속언도 널리 쓰인다. 수단이나 방법이야 어찌 되었든 간에 목적만 이루면 된다는 뜻이다. 여기서 서울은 지명이면서 ‘수도’를 뜻하는 보통명사이기도 하다. 이들 표현은 한국인…

평화 부르대며 ‘전쟁 국가’로 |2019. 12.18

1936년 8월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제 11회 올림픽에는 49개국에서 4000명에 가까운 선수들이 참가했다. 근대 올림픽이 개최된 이래 최대 규모였다. 사상 처음 그리스 올림피아에서 성화를 봉송했고, 라디오뿐만 아니라 텔레비전으로도 중계됐다.(덕분에 개막식 장면은 지금도 영상으로 생생하게 볼 수 있다.) 제1차 세계대전 패망 이후 국제적으로 고립됐던 독일…

광주 환경의 마지막 보루, 민간공원 |2019. 11.20

나이가 들수록 계절의 변화에 민감해진다고 하지만 온통 빌딩들로 둘러싸인 도심에서는 사철의 흐름을 제때 체감하기가 쉽지 않다. ‘계절이 지나가는 하늘에는 가을로 가득 차’ 있어도 그 정취는 아스라할 뿐이다. 치솟아 오르는 고층 건물과 성냥갑 아파트들이 장벽을 두르며 자연과의 교감을 차단하기 때문이다. 전국에서 아파트 비율(79%)이 가장 높은 수직의 콘크리…

‘광주 정신’의 발화점, 학생독립운동 |2019. 10.23

일제 강점기 ‘광주학생운동’에서 촉발된 학생독립운동은 3·1운동 이후 최대의 독립운동이자 민족운동으로 평가된다. 항쟁의 불길과 파급 효과가 비단 ‘광주’에만 머물지 않았기 때문이다. 1929년 11월 3일 민족 차별과 식민지 노예 교육에 항거하는 광주 지역 학생들의 시위로 시작된 투쟁은 이듬해 3월까지 전국적으로 이어졌다. 남으로 목포와 나주에서, 북으로 …

5·18 진상 규명 ‘골든타임’이 지나고 있다 |2019. 09.25

내년이면 40주년을 맞이하는 5·18 민주화운동은 국가와 세계가 공인한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이정표다. 1997년 국가 기념일로 지정돼 해마다 정부 주관 기념식이 열리고 있고 2011년에는 관련 자료들이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됐다. 그럼에도 ‘오월 광주’는 아직 현재 진행형이다. 그날의 진실을 바로 세우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발포 명령자와 행방불명,…

무상(無償)의 도전, 지역의 자산으로 |2019. 08.14

‘등반은 무상(無償)의 행위’라는 말이 있다. 프랑스의 전설적인 등반가 리오넬 테레이(Lionel Terray)가 남긴 알피니즘에 대한 금언(金言)이다. 인간의 한계를 넘나들며 눈과 얼음으로 뒤덮인 수직의 거봉을 오르는 것은 아무런 보상이나 대가를 바라지 않는 몸짓이라는 얘기다. 어디까지나 자신과의 싸움이며 그 순수성이야말로 등반의 위대함이자 매력이다. 얻…

다시 ‘광주의 시간’이 왔다 |2019. 07.10

지난 2015년 광주에서 열린 하계유니버시아드는 지금까지 국내에서 치러진 대규모 국제 스포츠 행사 가운데 가장 성공적이었던 것으로 평가된다. 최소 비용으로 최대 효과를 거둔 것이다. 광주시와 조직위는 ‘고쳐 쓰고’ ‘빌려 쓰는’ 철저한 예산 절약으로 8171억 원에 달했던 총 사업비를 6172억 원으로 줄였다. 2000억 원의 비용을 절감한 데다 300억 …

높이 나는 새가 멀리 본다는데 |2019. 06.05

 여론은 힘이 세다. 그 안에 민심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민의를 읽어 내는 도구 중 하나가 여론조사다. 따라서 그 또한 영향력이 크다. 여론조사는 쓰임새도 다양해 정치·경제·사회 등 분야를 가리지 않는다. 중대한 정책 결정에도 활용된다. 찬반이 갈렸던 신고리 원전 5·6호기나 광주 도시철도 2호선 건설은 ‘숙의형 여론 조사’인 공론화로 결판났다. 선거 때…

광주를 넘어 오월을 넘어 |2019. 05.15

국립 5·18 민주묘지로 가는 길머리가 온통 하얗게 물들었다. 오월이 되자 진입로 양쪽에 도열한 이팝나무들이 어김없이 흰 꽃부리를 밀어 올린 것이다. 가늘고 긴 꽃잎들은 햇가지 끝에서 고깔 모양의 꽃차례로 소담스럽게 뻗어 나간다. 멀리서 보면 때 아닌 눈꽃이 핀 듯도 하고, 흰 구름이 몽실몽실 내려앉은 것 같기도 하다. 너른 품으로 추모객들을 맞이하는 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