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정후식 칼럼
성급했던 특사, 일그러진 정의 |2019. 02.20

15대 대통령 선거 나흘 뒤인 지난 1997년 12월 22일. 12·12 군사 반란과 5·17 내란, 5·18 유혈 진압, 전직 대통령 비자금 사건으로 수감 중이던 전두환·노태우를 포함한 19명의 인사가 일제히 석방된다. 정부의 특별 사면 덕분이었다. 국민의 5·18 진상 규명 요구와 문민정부의 ‘역사 바로 세우기’로 이태 전 구속 수감된 전 씨는 1심에서…

‘함께 가자 우리 이 길을’ |2019. 01.16

‘무항산(無恒産)이면 무항심(無恒心)’이라는 말이 있다. 생활이 안정되지 않으면 바른 마음을 견지하기 어렵다는 뜻이다. 중국 춘추 전국 시대 제나라 선왕이 정치에 대해 묻자 ‘백성들이 경제적으로 안정되면 왕도(王道)는 자연스레 열린다’며 민본주의 사상가 맹자가 들려준 경구다. 맹자는 나아가 백성이 바른 마음을 가지지 못하면 일탈에 빠지기 쉬운데 그들이 죄를…

대중교통, 진정한 ‘시민의 발’ 되려면 |2018. 10.17

평소 이동 수단으로 BMW를 애용한다. 출퇴근은 물론이고 행사나 약속이 있어 도시 내 먼 거리를 갈 때도 마찬가지다. 그렇다고 최근 잇단 화재로 논란에 휩싸인 외제차 BMW를 몰고 다닐 만큼 생활이 넉넉하진 않다. 버스(Bus)와 지하철(Metro)을 타고 걷기(Walking)를 생활화한 사람들을 언제부턴가 ‘BMW족’이라 부르는데 그 일원인 셈이다. 한…

‘킬링 필드’에 스미는 광주 정신 |2018. 08.01

인도차이나의 젖줄 메콩강이 관통하는 캄보디아의 수도 프놈펜(Phnom Penh). 이곳에서 바다 같은 호수 톤레샤프(Tonle Sap)를 따라 북서쪽으로 400km를 달리면 만날 수 있는 세계 최대의 사원 앙코르 와트(Angkor Wat)에 이르기까지. 거리 곳곳에는 새하얀 꽃들이 곱고도 처연하게 피어 있다. 현지인들은 이 꽃들을 ‘프까 쩜빠이’라고 부르며…

대통령의 나라, 국민의 나라 |2018. 01.10

6월 항쟁 30주년이었던 지난해 말 개봉한 영화 ‘1987’은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과 직격 최루탄을 맞고 숨진 화순 출신 이한열 피격 사건을 파고든다. 두 열사가 쓰러진 6개월 동안 조작되고 은폐된 국가 폭력의 진실을 밝히기 위해 의기를 발휘했던 사람들의 이야기다. 정권 유지를 위해 인권을 무자비하게 짓밟은 공권력의 추악함이 곳곳에서 드러난다. “책상을…

그 시대엔 ‘어른’이 있었다 |2017. 11.01

“어른이 없다.” 언제부턴가 지역사회에서 자주 나오는 말이다. 어른에 대한 정의는 여러 가지다. 표준국어대사전은 ‘다 자란 사람’이나 ‘나이나 지위나 항렬이 높은 윗사람’으로 풀이한다. ‘한 집단에서 나이가 많고 경륜이 많아 존경을 받는 사람’이라는 뜻도 있다. 여기서 가리키는 어른은 맨 마지막 의미일 게다. 장유유서(長幼有序)의 전통이 희미하게 남아 …

이 나라를 아십니까 |2017. 08.16

‘행복의 나라’ 택시운전사 카르마에게 물었다. “얼마나 자주 행복하다고 느끼는가?” 잠시도 망설임 없이 답변이 돌아왔다. “늘 행복해요(Happy all the time)” 시장 상인 노르부나 가이드인 도르지의 응답도 한결같다. 약속이나 한 듯하다. 되레 ‘행복하지 않을 이유가 있는가’라고 반문하는 눈빛이다. 언제나 행복할 수 있다니. 그게 가능한 일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