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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현의 문화카페
문화전당은 안녕하신가? |2019. 09.18

지난 여름, 부산 해운대는 평일인데도 수많은 인파로 활기가 넘쳤다. 국내에서 손꼽히는 아름다운 해변인 만큼 연중 관광객들이 즐겨 찾는 곳이지만 이날은 유독 외국인들이 많아 눈길을 끌었다. 일부 단체 여행객들은 목좋은 곳에 자리한 ‘HAEUNDAE’ 조형물 앞에서 인증샷을 찍기에 바빴다. 비단 해운대 만이 아니었다. 1박2일동안 취재차 둘러본 부산 도심…

도서관은 살아있다 |2019. 08.28

“오늘의 나를 있게 한 건 우리 마을 도서관이었다. 하버드대학교 졸업장보다 소중한 것은 독서습관이다.” 지난해 여름 끝자락, 서울 마포중앙도서관 입구에 도착하자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빌 게이츠의 명언이 새겨진 표지석이 눈에 띄었다. 그 뒤에는 책을 펼쳐 놓은 듯한 기하학적인 건물이 자리하고 있었다. 건물 1층에는 커피숍, 제과점, 편의점, 서점 등이 들…

문닫은(?) 예술의 거리 |2019. 08.21

지금으로부터 10여 년 전, 주한 미국대사관에 근무하는 K씨로 부터 한 통의 전화를 받았다. 며칠 후 광주를 방문하는 알렉산더 버시바우 대사(2005년 10월~2008년 9월 재임)의 동선을 짜는 데 필요하다며 궁동 ‘예술의 거리’에 대한 소개를 부탁했다. 예술의 거리에서 꼭 봐야할 명소들과 사람들이 많아 피해야 할 곳을 알려달라는 것이었다. 2박3일간의 …

당신의 올 여름 [ ] 해소법은? |2019. 07.31

매년 연말쯤이면 대전 이응노미술관은 ‘VIP’ 손님맞이로 분주해진다. 연중 관람객들을 맞이하는 게 미술관의 일상이지만 한해를 마무리하는 12월에는 마음이 더 바빠진다. 다름 아닌 ‘미술관 멤버십 데이’ 때문이다. 이응노 미술관은 매년 12월 연회비 1만원을 내고 가입한 미술관 회원들을 대상으로 미술관 음악회를 개최한다. 미술관 음악회를 통해 일년 동안 …

오지호 미술상 ‘유감’ |2019. 07.17

“광주에 가면 /크고 작은 세상일 굽어 보며/든든하게 버티고 앉아 있는 사람/ 오지호 화백이 있어/늘 넉넉하고 싱싱하게 가슴이 뛴다/(중략)광주에 가서/서울 닮지 않은 광주를 만나고 싶은 자/무등을 등에 업은/지산동 골짜기 초가집을 찾거라”(이성부 시인의 ‘광주에 가서’중) 지난달 중순, 광주 지산동 옛 딸기밭 아래에 자리한 오지호(1905∼1982) 초…

D-2일, 축제를 즐기자! |2019. 07.10

솔직히 실망스러웠다. 기대는 하지 않았지만 그래도 많이 아쉬웠다. 2019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광주세계수영대회·7월12일~28일) 이야기다. 10여 일간 떠난 독일 출장길, 현지에서 접한 세계수영대회 관련 기사는 거의 찾아 보기 힘들었다. 취재를 끝내고 숙소로 돌아와 CNN을 켜면 스포츠 뉴스는 2019 FIFA 프랑스 여자월드컵이나 윔블던 테니스 대회…

광주산(産) ‘BTS 레가시’<유산>를 만들자 |2019. 06.05

2년 전 영국 출장길에 리버풀을 찾은 건 순전히 비틀즈 때문이었다. 한때 그들의 음악에 푹 빠졌던 탓인지 ‘비틀즈의 고향’이라는 이유만으로 괜시리 가슴이 설?다. 드디어 리버풀에 도착하던 날, 호텔에 짐을 풀어놓고 서둘러 비틀즈의 흔적들을 찾아 나섰다. 도심에서 그들과 ‘만나는’ 건 그리 어렵지 않았다. 폴 매카트니가 거주했던 집에서 부터 존 레논의 이름을…

문화행정의 민낯 드러낸 ‘아트광주’ |2019. 05.29

지난 21일 서울 중구의 한식당에서는 ‘아트부산 2019’(30일~6월2일)을 홍보하는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행사를 주관한 이는 손영희 (사)아트쇼부산 대표. 개막을 10여 일 앞두고 서울지역의 미술담당기자들을 대상으로 아트페어의 일정과 규모를 알리기 위해서였다. 아트부산이 서울 기자간담회를 개최한 건 전국구 행사임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대목이다. 올해로…

‘미디어 월’, 철거가 최선일까? |2019. 05.22

별이 유난히 반짝이던 지난해 가을 밤, ‘뷰폴리’(광주영상복합문화관 옥상)를 찾은 전국의 여행마니아들은 광주의 아름다운 야경에 탄성을 터뜨렸다. 인근 국립아시아문화전당(문화전당)의 지붕에 설치된 70여 개의 채광정에서 뿜어져 나오는 은은한 불빛에 반한 것이다. 무엇보다 어두컴컴한 도심을 환하게 밝혀준 문화전당의 ‘미디어 월’(Media Wall·75x16m…

‘시민회관’, 세상속으로 |2019. 04.24

“저녁 때 돌아갈 집이 있다는 것/힘들 때 마음속으로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외로울 때 혼자서 부를 노래가 있다는 것/행복은 먼 곳에 있는 것이 아니다. 아주 가까운 곳에...”(나태주 시인의 ‘행복’중에서). 최근 제주 서귀포관광극장에서 열린 ‘나태주 시인과 함께하는 시 읽는 오후’ 콘서트. 서귀포시가 주최한 이날 행사는 나 시인의 시 낭독과 시민들…

‘남향집’이 있어야 할 곳은 |2019. 04.10

5년 전 국립현대미술관(현대미술관) 덕수궁관을 찾던 날, 따스한 햇살과 늙은 대추나무가 인상적인 작품 앞에서 발걸음을 멈췄다. 고 오지호(1905~1982)화백의 ‘남향집’(1939년 작)이었다. 현대미술관이 주최한 ‘명화를 만나다-근현대회화 100선’에는 ‘남향집’ 이외에 ‘처의 상’(1936년작), ‘설경’(1971년 작) 등 오 화백의 대표작들이 관람…

전일빌딩 갤러리’ |2019. 04.03

광주 대인동의 ‘김냇과’ 부근을 지나다 보면 대형 설치작품이 눈에 띈다. 이어폰을 낀 어린 아이가 강아지 인형을 안고 눈을 감은 채 음악을 듣는 모습이 저절로 미소를 짓게 한다. 그림 아래는 ‘너에게 기대어’라는 제목과 성혜림이라는 작가명이 함께 쓰여 있다. 조금 더 걸어가면 입안에 침이 고일 만큼 상큼해 보이는 청포도가 시선을 끈다. 아니나 다를까. 작품…

버스, 관광이 되다 |2019. 03.27

평소 가족이나 친구에게 하고 싶은 마음속 이야기를 전할 수 있는 특별한 공간이 있다. 이름하여 ‘속마음 버스’. 평일 두 번, 토요일에는 세 차례 서울 여의도역을 떠나 자유로를 거쳐 1시간30여분 만에 출발지로 되돌아오는 코스다. 탑승객들은 커튼으로 가려진 오븟한 공간에서 얼굴을 마주 보며 그동안 묵혀 뒀던 진솔한 이야기를 나눈다. 서울시와 카카오, (…

오쿠이와 2020 비엔날레 |2019. 03.20

“갈수록 다양화되고 있는 현대미술을 특정 주제로 묶는 건 관람객들의 감상을 제한시키는 반 예술적 행위다. 주제가 없다고 해서 ‘주제의 부재(absence of theme)’는 아니다.” 지난 2008년 광주비엔날레 총감독을 맡은 엔위저 오쿠이는 개막 전 인터뷰에서 ‘도발적인’ 발언을 내놓았다. 비엔날레의 관행이라고 할 수 있는 전시주제는 물론 스타작가와…

'꽃길을 걷다’ |2019. 03.13

요즘 제주도는 때아닌 유채(油彩) 관광객으로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봄의 전령사인 유채(油菜)꽃을 찾는 상춘객 못지 않게 색다른 미술체험을 만끽하려는 이들 때문이다. 진원지는 다름아닌 미디어아트 전시 ‘빛의 벙커: 클림트’. 지난해 11월 16일부터 제주도 서귀포시 성산읍의 옛 통신벙커에서 열리고 있는 전시는 지난 10일 20만 명을 돌파하며 흥행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