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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현의 문화카페
‘비리 미술대전’ 이제 그만 |2007. 05.20

“우리 아버지들이 쿠르베(사실주의 대가)의 작품을 비웃었지만 오늘 우리는 그를 보며 경탄해 마지 않습니다. 지금 우리는 마네의 작품을 보며 욕을 하지만 훗날 우리 아들들은 그의 작품을 보면서 예술을 느끼게 될 것입니다.”1866년 에두와르 마네(1832∼1883)의 대표작 ‘피리부는 소년’이 살롱전에서 낙선하자 젊은 소설가 에밀 졸라는 일간지 ‘레벤느망’에…

‘드림 팩토리’를 꿈꾸며 |2007. 05.06

지난해 1월 오승윤(1939∼2006) 화백의 갑작스러운 죽음은 한국 미술계에 큰 충격을 주었다. 광주 화단을 이끌던 ‘어른’을 하루 아침에 잃은 지역작가들의 슬픔은 그 누구보다도 컸다. 하지만, 슬픔도 잠시. 고인이 화집제작업체와 체결한 불평등 계약으로 괴로워하다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뒷얘기가 알려지면서 지역 미술계는 또 한 번 혼란에 빠졌다. …

닮은 꼴, 4·7회 비엔날레 |2007. 04.29

“만약 ‘내손으로’ 예술감독을 선출했더라면 ‘벼락치기 비엔날레’는 없었을 텐데….” 지난 2002년 3월28일. 4회 비엔날레 개막을 하루 앞두고 열린 프레오픈에서 당시 김포천 비엔날레 재단 이사장은 어수선한 전시장을 둘러보며 이같이 말했다. 김 이사장의 고백처럼 4회 비엔날레는 전시장인지 공사판인지 분간하기 힘든 분위기에서 막이 올랐다. 국내외 …

‘천년학’ 날지 못하는가 |2007. 04.22

지난해 7월 임권택 감독은 메가폰 대신 피켓을 든 채 1인 시위에 나섰다. ‘천년학’의 배우들과 스텝들을 진두지휘해야할 그가 촬영장을 비운 것이다. ‘천년학’은 한때 메인투자자가 없어 크랭크 인이 늦어져 감독에게는 1분1초가 아까운, 공을 들여도 부족한 영화였다. 그런데도 노(老)감독이 촬영스케줄을 펑크내고 시위현장으로 달려간 것은 스크린 쿼터(한국영…

殿堂설계, 신성불가침 아니다 |2007. 04.15

1966년 4월28일 시드니 국제공항. 불만 가득한 표정으로 가족과 함께 덴마크행 비행기 트랩을 오르는 한 외국인이 있었다. 시드니 오페라 하우스 설계를 맡았던 외른 우슨(Jorn Utzon)이었다. 그는 오페라 하우스 설계를 맡았지만 공사 도중 사표를 던지고 고국으로 돌아갔다. 9년전 234대 1이라는 기록적인 경쟁률을 뚫고 국제건축설계공모에서 우승해 주…

천경자가 고흥을 떠난 까닭은 |2007. 04.08

천재화가 이중섭(1916∼1956)은 6·25 동란기인 1951년 삶과 예술의 자유를 찾아 제주도로 남하했다. 서귀포 칠십리의 물새소리를 들으며 가족들과 지냈던 1년은 길지 않은 그의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시간이었다. 올해로 그가 세상을 떠난 지 50년이 지났지만 서귀포 정방동에 가면 아직도 화가의 체취를 생생히 느낄 수 있다. 제주시가 지난 2002년 개…

박수! 예술인 일자리 주기 |2007. 04.01

‘오늘 아침을 다소 행복하다고 생각하는 것은/한 잔 커피와 갑속의 두둑한 담배/해장을 하고도 버스값이 남았다는 것 (…중략) 가난은 내 직업이지만/비쳐오는 이 햇빛에도 떳떳할 수 있는 것은/이 햇빛에도 예금통장은 없을 테니까’(천상병 ‘나의 가난은’ 중에서) 지난 1993년 4월28일, 고단한 이승에서의 소풍을 마치고 하늘로 돌아간 천상병 시인(19…

제2 ‘뉴욕신화’를 꿈꾸며 |2007. 03.25

얼마 전 ‘2007 뉴욕아트페어’에 참가하고 돌아온 설치작가 이이남(39)씨는 요즘 ‘귀하신 몸’(?)이 됐다. 그를 찾는 러브콜이 여기저기서 쇄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도 그럴 것이 이씨는 난생 처음으로 참가한 국제미술시장에서 40개국 수백여 명의 작가들을 제치고 토속적인 민화를 소재로 한 디지털 영상 작품 3점을 판매하는 대박을 터뜨렸다. …

박진현의 문화카페 - 뒤로 가는 광주비엔날레 |2007. 03.18

최근 일부 지자체에서 촉발된 공무원들의 철밥통 깨기 바람이 전국으로 확산되고 있다. 무능하거나 불성실한 공무원들을 퇴출시켜 공직사회의 경쟁력을 끌어올리겠다는 취지다. 자칫 ‘공무원=철밥통’이란 관행에 젖어 빠지기 쉬운 무사안일주의에 경종을 울리고 있다는 점에서 신선한 충격을 주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사회의 흐름과는 동떨어진 곳이 있다. 다름 아닌 광주비…

예술가로 산다는 것은 |2007. 03.11

30대 중반의 조각가 C씨는 요즘 뜨고 있는 투잡스(two jobs)족이다. 본업은 조각가이고 부업은 공사판 인부다. 투잡스족이니 마땅히 수입도 두 배여야 되겠지만, 유감스럽게도 그렇질 못하다. 수입이라고 해봐야 부업인 아파트 실내공사를 따라다니며 받는 일당이 전부나 다름없다. 이처럼 본업과 부업이 뒤바뀐 데에는 다 그만한 이유가 있다. 작품을 만들어…

‘조성위’가 해법이다 |2007. 03.04

‘광주의 미래’를 담은 아시아 문화중심도시 조성사업(조성사업)이 새로운 국면을 맞을 전망이다. 최근 청와대가 내달 특별법 발효와 시행령 제정, 종합계획수립 등을 앞두고 조성사업의 추진동력인 문화관광부 추진기획단의 수장을 전격 교체한 것이다. 청와대의 이번 인사조치는 추진기획단과 지역사회간의 뿌리깊은 불신의 벽을 허물려는 신호탄으로 보여 향후 문화수도의…

나누면 커지는 문화바우처 |2007. 02.25

“태어나서 처음으로 뮤지컬이란 걸 관람했어요. 처음엔 돈으로 주지 가난한 형편에 무슨 뮤지컬 티켓이냐고 했는데, 보길 정말 잘했어요. 우리 아이가 어찌나 좋아하는지 몰라요. 자기도 나중에 노래하며 연기하는 뮤지컬 배우가 되겠답니다. 우리 딸아이에게 꿈이 생겼다는 사실이 너무 행복해요.” 최근 광주문화예술진흥위원회(문진위)의 신나는 예술여행 홈페이지 게…

박진현의 문화카페 - 亞전당은 실험실이 아니다 |2007. 02.11

“나는 파리가 미술관도 되고, 창조적인 공간도 되는 문화도시를 희망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미술관, 음악홀, 도서관, 연구소 등이 함께 어우러지는 문화발전소가 필요하다.”지난 1969년, ‘문화 대통령’이었던 프랑스 조르주 퐁피두는 세계적인 복합문화센터를 건립하자는 야심찬 제안을 내놓았다. 대통령의 뜻을 받든 파리시는 71년 젊은 건축가 렌조 피아노와 리차드…

[박진현의 문화카페] 광주는 거장을 만나고 싶다 |2007. 02.06

3년전 광주 시립미술관은 ‘얼굴이 화끈 거리는’ 경험을 했다. 오지호 화백(1905∼1982)의 탄생 100주기를 맞아 기획한 특별전을 위해 국립 현대미술관에 소장중인 고인의 작품을 임대해달라는 제안을 했다가 거절 당한 것이다. 기본적인 항온·항습시설이 안된 전시장에는 작품을 빌려줄 수 없다는 게 이유였다. 체면 무릅쓰고 몇차례 더 부탁했지만 현대미술관의 …

[박진현의 문화카페] 표절은 범죄다 |2007. 02.06

“원래 예술은 반이 사기입니다. 속이고 속는 거지요. 사기중에서도 고등사기입니다.”지난 1984년, 고국을 떠난지 35년만에 한국에 온 백남준(1932∼2006)은 귀국기념 기자회견에서 “예술은 사기다(Art is just fraud)”라는 폭탄발언을 했다. 세계적인 비디오 아티스트로 금의환향한 예술가의 일성(一聲)치고는, 너무도 뜻밖의 코멘트였다. 그로부…